[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국제축구연맹(FIFA)이 쿠웨이트에게 철퇴를 내렸다. 정치가 스포츠에 관여한다는 이유. 이로 인해 울리 슈틸리케호는 자동으로 아시아 2차예선 조1위를 확정함과 동시에 무한한 자유를 얻게 됐다.

FIFA는 14일(이하 한국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쿠웨이트에 대한 징계를 발표했다. 쿠웨이트 정부가 지난해 11월 당시 체육관련 법률이 체육단체에 대한 행정개입이 가능하도록 했다는 이유였다. 이로 인해 당시 치러야했던 쿠웨이트와 미얀마의 경기는 쿠웨이트의 자격정지로 연기됐고 결국 FIFA는 이 경기를 쿠웨이트의 몰수패(0-3)로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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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쿠웨이트가 미얀마전을 하지 않았다는 가정하에 3경기를 남겨두고 조 1위 한국이 남은 경기를 모두지고, 2위 쿠웨이트가 모두 이기면 조1위가 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 몰수패 선언으로 쿠웨이트는 2경기를 남기고 승점 10을 유지하면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G조 1위인 한국(승점 18)을 따라올 경우의 수는 없어졌다. 즉 한국은 자동으로 최종예선으로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미 6승 전승으로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던 한국은 이번 쿠웨이트의 미얀마전 몰수패 선언으로 최종예선행을 확정지은 것은 물론 무한한 자유를 얻게 됐다.

당장 3월로 예정된 레바논-쿠웨이트전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이미 조1위로 최종예선이 확정된 상황이기에 선수선발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됐다. 만약 유럽파가 지나치게 과부하가 걸려있다면 휴식을 줄 수도 있고, 이제 막 개막한 K리그 선수들 중 원석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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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극단적으로는 2016 리우 올림픽을 준비하는 23세이하 대표팀의 선수들에게 레바논-쿠웨이트전을 맡길 가능성도 있게 된다. 슈틸리케 감독 입장에서는 어린 선수들의 기량을 테스트하는 것은 물론 신태용 올림픽대표팀 감독 겸 대표팀 코치 입장에서는 23세 이하 선수들의 발을 한 번 더 맞출 수 있는 기회도 될 수 있는 것.

만약 쿠웨이트의 자격정지가 한국전까지 풀리지 않는다면 한국은 다소 급하지만 새로운 A매치를 잡을 수도 있는 경우의 수를 갖게 된다. 물론 촉박하기에 상대를 구하기 쉽진 않지만 운이 좋을 경우 쿠웨이트보다 강한 상대와 맞대결을 펼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처럼 쿠웨이트의 징계로 인해 슈틸리케호는 무한한 자유를 얻게 됐다. 지금까지는 ‘혹시나’하는 마음에 정예멤버로 꾸려 2차예선 경기에 임해야했다. 그래서 레바논, 미얀마, 라오스 같은 약체 팀들에게도 지나치게 최정예를 내야만 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이미 조1위가 확정되고, 평가전과 다름없는 경기들로 나머지 2경기가 바뀌면서 슈틸리케호는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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