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인천국제공항=이재호 기자] 포항은 늘 고민이었다. 정통파 공격수가 없기도 했고 있다 할지라도 큰 활약을 하지 못했다. 이에 전임 감독이었던 황선홍은 아예 최전방 공격수가 없는 제로톱도 심심찮게 썼다. 야심차게 영입하는 외국인 공격수도 늘 실패해왔다. 이제 전형적인 ‘정통파 공격수’인 신입생 양동현(30)이 포항 악몽의 사슬을 끊으려 한다.

포항 선수단은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태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포항은 1월 말까지 태국에서 컨디션과 경기 감각을 끌어올린 뒤 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를 준비할 예정이다.

출국장에서 만난 양동현은 “울산 때도 태국을 심심찮게 갔는데 또 태국이다. 정말 더운 곳”이라며 태국 전지훈련에 대한 투정 아닌 투정을 부렸다. 갓 이적했지만 벌써 포항 선수단과 스스럼없이 장난을 치는 모습은 2005년 프로 입단 후 어느새 12년차 베테랑다운 여유도 보였다.

아무래도 포항의 라이벌팀인 울산에서 이적해왔기에 부담감은 있다고 했다. 양동현은 “울산에 있을 때 확실히 포항과는 라이벌리즘이 있다고 느껴왔다”면서도 “하지만 선수는 그냥 매 경기 열심히 할뿐이다. 울산에서 포항을 상대했듯 똑같이 포항에서 울산을 상대할 것이다”고 다짐했다.

“결국 포항이 원하는건 ‘골’”이라며 “그저 골 넣는 것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한 양동현의 어깨에는 왠지 모를 짐이 얹혀져있었다. 바로 포항이 늘 양동현 같은 정통파 스트라이커를 갈구해왔다는 것. 포항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최전방 공격수가 부족해 마침표를 찍는데 아쉬움을 토로해왔다. 양동현만큼은 다르길 포항 팬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

양동현은 “포항에 입단하는 외국인 공격수는 팀에 쉽게 녹아들지 못했는데 그 악연의 고리를 끊어야한다는 생각은 한다”면서 “포항은 포항만의 패스 축구에 대한 스타일이 있다. 공격수로서 분명 유리한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 기회는 분명 많이 올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어느덧 양동현도 프로 12년차다. 이제 자신만 잘하는 것이 팀에서 바라는 전부는 아닌 경력이다. 마침 포항은 올 시즌 최진철 감독이 새롭게 부임한 것은 물론 빠져나간 선수 대부분이 공격진이라 공격진 재편도 필요한 시점이다.

양동현은 “그런 부분을 잘 이해하고 있다. 단체 운동은 나 하나만 잘해서는 안 된다. 물론 내가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린 선수들을 위해 팀 분위기를 어떻게 만들어나가느냐가 중요하다고 본다”며 “그것이 질 경기를 비기게 하고 비길 경기를 이기게 한다. 더 고참 선수들도 있지만 나같이 중간연차에서 분명한 역할을 해야한다”고 다짐하며 새로운 팀에서의 태국 전지훈련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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