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조별리그 당시 17세 이하(U-17) 청소년대표팀은 전 경기 무실점을 기록했다. 브라질과 기니, 잉글랜드 등을 상대로 단 1골도 내주지 않았다. 2골 만을 터뜨리고도 조 1위로 16강에 오를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강력한 압박과 수비가 그 중심에 있었다. 경기 내내 한 발 더 뛰는 경기로 상대를 괴롭힌 뒤, 경기 중반 이후의 승부수 한 방으로 승점을 챙겨왔다. 최진철호의 전략적인 선택이 거둔 성과였다.
그러나 벨기에 전에서는 그 전략이 통할 수 없었다. 이른 시간의 실점이라는 변수가 발생하면서, 모든 계획도 수포로 돌아갔다.
한국은 29일 오전 8시(한국시각) 칠레 에스타디오 라 포르타다에서 열린 벨기에와의 2015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에서 0-2로 패배, 대회 8강 진출에 실패했다.
0의 균형이 워낙 일찍 깨졌다. 전반 11분 상대의 롱패스 한 방에 수비가 무너졌다. 결국 반캄프에게 일대일 기회를 내줬고, 여지없이 실점을 내줬다. 대회 첫 실점이었다. 경기 초반 수비 집중력에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다.
문제는 이후의 경기 양상이었다. 한국에게는 리드를 빼앗긴 상황 자체가 이번 대회에서 처음 경험하는 일이었던 까닭이다. 늘 단단한 수비로 상대를 끌어내던 앞선 경기들과는 달랐다. 골을 터뜨려야 하는 부담감 속에 경기를 치를 수 밖에 없었다.
다만 이러한 부담을 최소화해줄 ‘해결사’는 쉽게 나오지 않았다. 다양한 루트를 통해 집요하게 상대의 골문을 노렸지만 여의치 않았다. 처음 경험하는 상황, 이로 인한 부담감이 한국의 기세를 스스로 눌렀다.
오히려 한국의 부담은 곧 상대의 여유로 이어졌다. 시간이 흐를수록 한국이 다급해하는 사이 상대는 주도권을 놓치지 않고 호시탐탐 한국의 빈틈을 노렸다. 결국 후반 중반 상대의 역습에 쐐기골을 내줬다.
이후 시간은 벨기에의 편이었고, 한국은 패배를 극복해내지 못했다. 최진철호의 항해는 16강에서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