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K리그 챌린지(2부리그) 선발팀이 오는 14일 청춘FC와 친선경기를 치른다. 청춘FC는 축구를 포기할 위기에 놓인 20대 청춘들의 도전을 담은 KBS2 TV프로그램이다.

그런데 논란이 적지가 않다. 일부 구단들과 K리그 팬들이 불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골자는 리그가 한창 진행중인 시기에 친선경기가 열린다는 점이다. 실제로 친선경기를 치르는 14일은 팀당 5~6경기씩만을 남겨두고 있을 시즌 ‘막바지’다.

특히 올 시즌 K리그 챌린지는 그 어느 때보다도 경쟁이 치열하다. 우승은 물론 플레이오프 진출권인 4위 경쟁도 윤곽이 드러나지 않았다. 시즌 막판까지도 살얼음판 경쟁이 불가피하다. 순위 경쟁을 치러야 하는 구단들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친선경기다.

문제는 일정만이 아니다. 선수 구성 방식에서도 논란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각 구단들에 K리그 챌린지 선발팀에 차출될 선수들을 고를 권한이 사실상 없는 까닭이다.

복수의 K리그 챌린지 구단 관계자들에 따르면 각 구단들은 구단별 베스트11 명단을 한국프로축구연맹에 제출한 상태다. 이 명단을 토대로 프로축구연맹이 구단별로 2~3명씩 총 22명의 엔트리를 구성한다. 구단들 입장에서는 결국 프로축구연맹의 선택에 따라 핵심급 선수들을 강제로 차출당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실제로 순위 경쟁에 바쁜 한 구단의 경우 이미 핵심급 선수 2명이 부름을 받은 상태다. 두 선수 모두 최근에도 꾸준히 선발로 나설 정도로 팀내 입지가 단단한 선수들이다. 이 구단은 부상 위험을 무릅쓰고 이 선수들을 보낼 수밖에 없다.

선수들 입장 역시 난처한 것은 마찬가지다. 일각에서는 홍보의 효과로 기대하고 있지만, 애초에 청춘FC가 메인인 프로그램에서 얼마나 주목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비단 경기만은 아니다. 지방의 한 구단의 경우 차출된 선수들이 경기 전날 대중교통을 이용해 서울로 이동했다가, 다시 소속팀으로 복귀한다. 체력도, 시간도 허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결국 선수들의 부상 가능성이다. 스스로가 부상을 방지하는 선에서 뛰더라도 상대 선수의 플레이에 따라 부상을 입을 수 있는 것이 또 축구다. 더구나 ‘도전’이 핵심 키워드인 청춘FC 선수들은 무언가를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다. 과욕이 화를 부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물론 부상 선수가 나온다면 선수는 물론 해당 선수의 소속팀에게도 직접적인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꾸준히 제기되어 온 논란 속에서도 한국프로축구연맹은 늦어도 내주 초 K리그 챌린지 선발팀 명단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구단별로 차출 선수들 명단은 통보된 상태고, 이제는 임시 감독의 선임 등 마지막 조율만이 남은 단계다.

다만 여러 논란 속에서 진행되는 이번 경기가 어떠한 의미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수도권의 한 구단 사령탑은 “차출된 선수들이 100%를 선보이지 않을텐데, 과연 좋은 경기가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K리그 챌린지와 팬들의 일방적인 희생 속에 진행되는 이번 경기의 의미가 이미 퇴색됐음을 보여주는 한 마디이기도 하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