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우-장현수-김기희(왼쪽부터).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축구대표팀의 오른쪽 측면은 여전히 무주공산(無主空山)이다.

울리 슈틸리케(61·독일) 대표팀 감독은 차두리(35·FC서울)의 뒤를 이을 적임자를 아직 뚜렷하게 찾지 못한 모습이다. 여러 선수들이 시험대에 올랐지만 대표팀의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서 확고한 입지를 다진 선수는 없다. 기존 선수들의 포지션 이동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역시 아직까지 슈틸리케 감독의 마음을 흔든 선수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적지 않은 선수들이 '포스트 차두리'의 자리를 놓고 경합을 펼쳐왔다. 가장 먼저 슈틸리케호의 오른쪽 측면을 책임진 선수는 이용(29·상주상무)이다. 슈틸리케 감독의 데뷔전이었던 지난해 10월 파라과이-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 2연전에서 처음 시험대에 올랐다. 그러나 이용은 그 2연전 이후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어 김창수(30·가시와 레이솔)가 시험대에 올랐다. 11월 요르단·이란과의 평가전을 통해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았고, 이후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과 3월 평가전, 6월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에 연달아 나섰다. 조금씩 입지를 다져가는 듯 보였다.

그러나 김창수는 지난 8월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에서 제외됐다. 그리고 내달 열리는 라오스·레바논과의 월드컵 예선에 나설 대표팀 명단에서도 낙마했다.

차두리가 은퇴한 이후에는 또 다른 선수들도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정동호(25·울산현대)가 지난 3월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고, 이후 6월 월드컵 예선과 8월 동아시안컵에 연속 차출돼 시험대에 올랐다. 그러나 정동호 역시 9월 월드컵 예선 명단에서는 제외됐다.

임창우(23·울산)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6월에는 소집만 되고 2경기 모두 벤치를 지켰지만, 동아시안컵을 통해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그리고 내달 열리는 월드컵 예선에서도 슈틸리케 감독의 재부름을 받았다. 물론 합격점을 받았기 때문인지, 아니면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올리기 위해서인지는 앞선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두고 봐야 한다.

눈에 띄는 점이 있다면 9월 월드컵 예선에 나설 대표팀 명단 가운데 오른쪽 측면 수비수는 임창우가 유일하다는 점이다. 오른쪽 측면 수비를 소화할 수 있는 다른 선수들을 시험대에 올리겠다는 슈틸리케 감독의 복안이 담겨 있다.

첫 번째 후보는 장현수(24·광저우푸리)다. 지난 24일 대표팀 명단 발표 기자회견 당시 슈틸리케 감독이 직접 그를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기용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슈틸리케 감독은 "그의 오른쪽 측면 수비수 기용은 예전부터 가지고 있었다. 일본에서도 오른쪽 측면 수비수를 소화했던 적이 있던 만큼 완전히 새로운 포지션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후보는 김기희(26·전북현대)다. 앞서 김기희는 대표팀에서 중앙 수비수로만 출전해왔지만, 올 시즌 소속팀에서는 중앙보다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더 많은 경기(14경기)에 출전했다. 홍정호(26·아우크스부르크)의 가세로 대표팀 중앙 수비 자원이 더욱 풍족해진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김기희의 측면 이동은 슈틸리케 감독도 충분히 염두에 두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한편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오는 31일 경기도 화성 롤링힐스 호텔에 소집된 뒤 내달 3일 오후 8시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라오스와 예선 2차전을 치른다. 이후 8일 오후 11시(한국시각)에는 레바논 사이다 무니시팔 스타디움에서 레바논과 3차전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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