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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2011·2013·2014 대한축구협회 올해의 여자 축구선수상 수상과 영국 진출 1년 만에 ‘선수들이 뽑은 올해의 선수’ ‘PFA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지소연(24·첼시 레이디스)이 현재 열리고 있는 2015 캐나다 월드컵에서 팀의 해결사로서 사상 첫 여자월드컵 승리와 16강 진출의 공신이 됐다. 그의 에이전트로서 뿌듯한 자부심마저 든다. 지소연이 얼마나 자랑스런 선수인가. 그와의 첫 만남부터 축구종가 영국에 진출해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하기까지의 뒷얘기를 공개한다.

지소연과의 첫 인연

2013년 1월 19일, 여자 배구 김연경(페네르바체) 선수의 소개로 한국 외국어 대학교 앞 커피전문점에서 지소연 선수를 처음 만났다. 인스포코리아와 필자가 일하는 방식과 마인드를 설명하고, 소속 구단(당시 아이낙 고베)과의 계약기간, 연봉(기본급연액과 수당) 그리고 만족도를 체크하고 나서 향후 계획이나 특별히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물었다.

약간 어색해하기도 하고 조금은 쑥스러워하는 지소연에게 편하게 원하는 바를, 소위 `쿨'하게 얘기하라고 했더니 불편했던 과거와 여자 축구의 열악한 환경, 스폰서십 관련 상황 그리고 미래에 대한 계획과 포부를 차분하게 들려주었다.


지소연과의 첫 만남 이후 공식 에이전트로 일하게 된 윤기영 인스포코리아 사장

필자는 어떠한 일을 얻어내기 위해 그럴듯한 말로 ‘장미빛 미래’를 보여주면서 인간관계를 하지 않기에 솔직하게 “여자 축구의 현실을 감안할 때 모든 것을 쉽게 빨리 얻기가 어려우니 한 가지씩 풀어 나가야 한다. 여기서 어떤 것도 확실하게 약속할 수는 없다. 내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 에이전트(현 중개인) 계약에 대해 잘 상의해보고 연락하세요”라고 말한 후 그 자리를 일어났다. 그런데 진심이 통했는지 다음날 지소연으로부터 계약하고 싶다는 전화를 받고 같은 장소에서 만나 계약을 하게 됐다.

아이낙 고베 구단의 재계약 제안 거절

아이낙 고베 구단과 지소연은 이미 2014년 1월 1일까지 선수가 구단과 직접 협상에 나서 연봉 계약이 마무리돼 있었는데 아쉬움이 컸다. 왜냐하면 객관적인 자료를 토대로 지소연의 개인 능력을 평가하고 팀에 대한 기여도(2011시즌 16경기 8골 6도움, 2012시즌 23경기 7골 9도움)를 고려할 때 연봉 등 여러 가지 조건들이 만족스럽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2013시즌 중 아이낙 고베 구단은 계약기간 5년의 재계약을 제안했다. 그러나 지소연은 처음 만났을 때부터 유럽 무대에 진출해서 경험을 쌓고 반드시 성공하고 싶다고 의사 표시를 했기에 고베 구단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첼시 레이디스의 러브콜

2013시즌 고베 구단의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24경기 12골 16도움)을 한 지소연은 일본에서 개최된 대회인 몹캐스트컵 국제 여자 클럽 챔피언십에서 맹활약을 하며 대회 MVP에 오른다. 이때 첼시 레이디스와의 결승전(12월 8일)에서 맹활약하자 예전부터 지소연에 대해 관심을 보이던 첼시 측은 더 적극적으로 협상의지를 보였다.

2013년 12월 7일, 첼시 레이디스 팀이 묵고 있는 도쿄돔 호텔에서 엠마 감독과 로버트 코치 그리고 이적 담당 매니저와 미팅을 갖고 협상을 했다.


지소연에 대해 적극적인 영입의사를 밝혔던 엠마 감독(왼쪽). 결국 엠마 감독은 지소연과의 계약을 이끌어내게 된다

그 자리에서 엠마 감독은 지소연을 매우 높이 평가하며 “이렇게 좋은 선수를 유럽에서 잘 모르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 첼시와 함께 지소연이 더 큰 꿈을 실현했으면 좋겠다. 나를 비롯해 첼시 레이디스 구단 관계자 모두가 지소연이 진정한 글로벌 스타가 되길 바라고 적극적으로 돕겠다”며 “내일 결승전 전에 지소연을 직접 만날 수 있게 해줄 수 있느냐? 직접 대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다음 날 경기 전 엠마 감독은 자신의 마음을 ‘다시 영국에서 봤으면 좋겠다. 같이 일하고 싶다’는 내용이 담긴 쪽지와 함께 전하게 된다.

결승전 다음날 오전 첼시 팀이 공항으로 출발하기 전에 한 번 더 협상을 했으나 잉글랜드 여자 축구 리그규정과 관련된 문제가 있어서 만족할만한 조건을 즉시 얻어내지 못한 채 한국으로 돌아왔다.

첼시와의 계약합의

그러나 이후 첼시 측은 계약 조건 즉, 계약 기간, 연봉, 보너스, 통역 또는 영어 레슨, 숙소, 차량, 비행티켓 등이 구체적으로 담긴 공식 제안을 했다. 이 중에서 실질적으로 가장 중요한 조건인 연봉에 대해 우리는 영국 여자 프로축구 규정에 정해져 있는 상한선을 훨씬 넘는 금액을 요구했다. 실제 협상 과정에서 매우 신중을 기해야 하는 부분이 첫 금액 제안이다. 선수 측에서 먼저 제안한 금액은 내려가기는 쉬워도 올라가기는 정말 어려운 것이 통상적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지소연은 글로벌 스타가 될 자격이 있는 선수다. 첼시 구단은 지소연을 계약하기 위해 수차례 회의를 했고, 선수는 자신들이 제공하는 조건 외에 부가적인 수입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첼시는 현재 최고 조건을 제시했다. 계약하고 싶다. UK 비자 취득 절차를 진행하자’며 자신들의 태도와 노력 그리고 지소연과의 계약 의지를 보였다.

첼시 측 조건을 수용한다는 답변을 보내면서 지소연이 등번호 10번을 원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첼시는 당일 회의를 통해 흔쾌히 등번호 10번을 배정하면서 지소연의 실력을 인정해줬고 외부에 발표할 일정을 구단 미디어 팀과 이야기하겠다고 전해왔다.



지소연의 성공비결

계약 확정 후 런던 히드로 공항에 마중을 나온 폴과 함께 선수가 생활하게 될 숙소로 이동했다. 장거리 비행을 하고 나면 피곤하기 때문에 도착 당일은 그냥 쉬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지소연은 그 날 저녁 지친 몸을 이끌고 숙소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첼시 구단 훈련장에 가서 동료 선수, 엠마 감독 그리고 스태프들을 만나 인사를 하고 훈련과 일정에 대한 첫 미팅을 했다.

지소연이라는 선수가 왜 최고로 성장하고 있는지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구단 관계자들도 이와 같은 적극적인 참여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러한 행동은 구단 관계자들과 동료들에게 매우 긍정적인 이미지와 좋은 첫인상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또 한가지 에피소드는 지소연이 국가대표 경기 중 뇌진탕 증세로 힘들어하자 첼시 구단이 다른 선수들보다 일찍 휴가를 주며 회복에 전념할 것을 기원했다. 이때 지소연은 한국에 들어오자마자 곧바로 남자 국가대표팀의 경기를 보러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향했다. 지소연의 축구에 대한 열정은 피로감도 이겨내는 것 같다. 바로 이런 모습 때문에 태극 낭자 지소연은 한국 여자 축구의 역사를 다시 써 나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후 지소연은 첼시에서 맹활약하며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가 수여하는 '올해의 선수상', 베스트 미드필더, 'WSL(잉글랜드 여자 축구리그) 선수들이 뽑은 올해의 선수상', '런던 최고의 여자선수상' 등을 거머쥐었고 지난해 11월 A매치에서 국가대표로 31호골을 넣으며 한국 여자축구 역사상 최다골 1위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지난 14일 열린 2015 FIFA 캐나다 여자월드컵에서는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PK골을 뽑아내며 집중견제 속에서도 제 몫을 해냈고 18일 스페인전에서는 경기 MVP에 선정되며 한국의 사상 첫 16강진출과 월드컵 승리를 이끌었다. 인스포코리아 윤기영 대표이사 kyyoon68@hanmail.net



사진=인스포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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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5/06/21 07: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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