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이었던 지동원의 다이빙 헤딩 장면.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미디어 서울월드컵경기장=이재호 기자] 무려 A매치에서 골을 넣지 못한지 1,307일. 그리고 이 기간은 31일 뉴질랜드전을 통해 더 늘어나게 됐다. 선발 출전해 기대를 모았던 지동원은 또다시 무득점에 그치며 1,307일의 저주를 풀지 못했다.

지동원은 3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 친선전, 뉴질랜드와의 경기에 선발 출전해 후반 26분까지 뛴 후 이정협과 교체아웃 됐다.

이날 경기에서 지동원에 대한 기대감은 컸다. 슈틸리케호 출범 이후 첫 부름을 받아 지난 27일 우즈베키스탄전은 부상으로 아예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것. 다행히 부상에서 회복한 후 지동원은 이날 경기에 선발을 명받으며 슈틸리케 감독에게 자신의 능력을 증명할 기회를 얻었다.

슈틸리케 감독도 경기 전날 인터뷰에서 "지동원의 훈련을 보고 별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선발로 9번 공격수로 내세울 것이다"라며 "공격진이 알아둬야 하는 게 항상 마무리를 하는 습관이다. 슈팅이든, 코너킥을 만들어내든, 프리킥을 얻든 일단 마무리가 중요하다"며 기대했다.

지동원 역시 이날 인터뷰에서 "나는 공격수다. 찬스가 왔을 때 결정을 해줘야 한다. 그런데 최근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내일 경기에서 오랜만에 결정을 짓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골을 다짐했다.

지동원은 등번호 9번을 달고 선발 출전했다. 특유의 2선 공격수를 살려주는 움직임은 여전했지만 결정력 부분에서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에게도 물론 기회는 있었다. 전반 40분 남태희가 역습에서 돌파 후 페널티 박스 안에서 크로스를 올린 것은 노마크 기회에서 다이빙 헤딩슈팅을 날린 것. 하지만 이 슈팅은 상대 스테판 마리노비치 골키퍼의 환상적인 선방에 막히며 득점과 연결되지 못했다.

원톱으로서 기대됐던 득점에 실패하자 지동원은 다소 과욕을 내기도 했다. 후반 15분 손흥민의 왼쪽 코너킥을 그대로 헤딩골로 연결했지만 이 골은 무효로 선언됐다. 지동원의 헤딩은 왼쪽 팔에 맞고 굴절돼 골문을 갈랐던 것. 지동원은 심판으로부터 옐로카드까지 받았다.

결국 지동원은 후반 26분 자신의 포지션 경쟁자인 이정협과 교체되며 이날 경기를 마쳤다. 2011년 9월 2일 레바논전 골 이후 3년 6개월, 1,307일동안 골이 없는 지동원의 기록은 더욱 연장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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