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미디어 김명석 기자] 어느덧 3년차, ‘서정원표 수원’이 무르익기 시작했다.

첫 단추는 잘 꿰었다.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라와 레드 다이아몬드(일본)와의 2015 AFC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1차전에서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 승리로 수원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승리를 거둔 유일한 K리그 팀이 됐다.

경기력도 나쁘지 않았다. 선제골을 내주는 등 전반전에는 다소 고전했지만 후반전은 파상공세를 펼치며 상대를 몰아쳤다. 리그 11연속 무패를 달렸던 지난 시즌 후반기 경기력이 오버랩 됐다. 전체적으로도 지난 시즌의 연장선의 성격이 강했다.

이유가 있었다. 이날 그라운드를 밟은 14명의 수원 선수들 중 ‘새 얼굴’은 교체 투입된 레오가 유일했다. 선발로 나선 권창훈 양상민 노동건 정도를 제외하면 모두 지난해 주전급 선수들이 경기에 나섰다. 4-2-3-1이라는 전술의 틀 역시 다르지 않았다.

겨우내 수원의 이적 시장 행보 역시 조용했다. 수원은 지난 시즌의 전체적인 틀을 유지하면서 일부 포지션만 그 두께를 더했다. 최전방과 2선에 각각 카이오와 레오를 합류시킨 것이 그나마 눈에 띄는 보강이었다.

한 단계 도약을 위한 변화가 아니라 안정과 유지를 통해 지난 2년의 노력을 극대화시키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지난 2013년부터 지휘봉을 잡아 2년의 준비과정을 거친 ‘서정원표 수원’이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시즌을 앞둔 시점부터 서정원 감독의 3년차 각오는 남달랐다. 그는 “1년차 때는 시행착오가 많았다”고 인정하면서도 “그래도 작년에는 안정세에 들어갔다. 이제 3년차를 맞는 만큼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실제로 수원은 서정원 감독이 지휘봉을 처음 잡았던 2013년 혹독한 한 해를 보냈다. 리그에서는 5위로 한 단계 떨어졌다. FA컵에서는 16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ACL에서는 조별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듬해 수원은 리그 준우승을 차지했다. 정상에 섰던 지난 2008년 이후 수원이 리그에서 거둔 최고 성적이었다. 2년 만에 ACL 진출권도 손에 넣으면서 수원은 화려한 부활을 예고했다.

서정원 감독 부임 3년차에 접어든 올 시즌의 수원이 더욱 기대를 받는 이유다. 앞선 2년의 노력에 대한 결실을 비로소 기대해 볼 수 있는 시기가 됐기 때문이다. 서서히 무르익기 시작한 '서정원표 수원'이 올 시즌 또 다른 비상을 꿈꾸고 있다.

사진=스포츠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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