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이란 8강 승부차기 승리 후 이라크 전역은 축제 분위기였다.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미디어 이재호 기자] 연장전에 승부차기 간데다 한국보다 하루를 덜 쉬었다. 게다가 객관적인 전력으로 열세인 팀이기에 벌써 한반도는 이라크를 넘어 결승전을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이라크는 우리 입장에서는 ‘한일전’과 다름없는 경기를 이기며 엄청난 기세를 탔기에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상대다.

한국과 이라크는 26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6시 호주 시드니에서 2015 AFC 아시안컵 4강전을 가진다. 한국은 A조 1위로 8강에서 우즈베키스탄에 연장 접전 끝에 2-0 승리를 거뒀고, 이라크는 D조 2위로 8강에서 이란을 상대로 3-3 승부 후 승부차기 끝에 4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아무래도 악연이 많고 객관적 전력 면에서 좀 더 높은 평가를 받는 이란이 탈락하면서 ‘다행’이라는 여론이 압도적이다. 물론 이는 절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다행’이라는 여론을 넘어 ‘이라크쯤이야’라는 안일한 생각을 가져서는 절대 안 된다.

이라크는 지난 23일 열린 이란전 승리를 통해 분명 큰 체력소모를 했다. 연장에서 골을 넣으면 따라오는 이란에 진땀을 뺐고, 22일 8강을 치른 한국에 비해 하루를 덜 쉰 채 4강에 임하기 때문.

그러나 이라크는 자신들의 최대 라이벌 이란을 꺾었다는 것만으로 엄청난 기세를 등에 업었다. 이란과 이라크는 지리적으로 가깝긴 하지만 역사적으로 악연이 깊다. 특히 1980년부터 8년간 전쟁을 치르며 정치적, 종교적 이유에 석유 문제까지 겹치며 세계가 주목하는 악연의 관계다. 즉 두 팀은 한국과 일본 못지않은 엄청난 라이벌 관계를 중동에서 형성하고 있고 그렇기에 이라크는 승부차기를 해서라도 이란을 이긴 것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한국 역시 라이벌인 일본을 이긴 날이면 육체적 피로는 분명히 있지만 정신적으로 훨씬 고양되는 것이 사실이었다. 2010 남아공 월드컵을 앞두고 일본 원정에서 2-0 승리를 거둔 후 월드컵 역사성 첫 원정 16강의 대업을 달성한 것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이처럼 이라크 역시 한참 기세를 탔기에 절대 무시해서는 안 된다. 이미 한국은 방심하다 2007 아시안컵 4강에서 이라크에 쓰라린 패배를 맛 본 경험도 있다. 두 번의 실수는 있어서는 안 되고, 기세 오른 상대를 얕봤다가 큰코다치는 불상사를 겪지 말아야할 울리 슈틸리케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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