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제공
[스포츠한국미디어 이재호 기자] 기반은 마련됐다. 이제 치고 올라가 완성시키는 일만이 남았다.

지난 전남전 승리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FC서울이 상승세에 가속도를 높인다. 이번 무대는 대한민국 최고의 축구클럽을 가리는 FA컵이다.

그간 FC서울과 FA컵은 유독 인연의 끈이 닿지 않았다. FA컵 19년의 역사 속 우승의 짜릿함은 1998년 단 한 차례뿐이었다. 아시아의 맹주, K리그의 중심으로 평가 받는 FC서울의 위상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기록이다.

올 시즌 드디어 명예회복의 기회가 찾아왔다.

FC서울은 15년만에 FA컵 4강에 진출했다. 물론 4강에 진출하기까지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32강, 16강, 8강 모두 연장전에서 승부가 갈렸다. 16강전 상대는 전년도 FA컵 우승팀 포항이었다.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디펜딩 챔피언에게 승리를 거두었다. 8강전에는 작년 FA컵 8강에서 패배를 선사했던 부산과 운명처럼 재회했다. 연장전에서 에스쿠데로가 득점에 성공하며 2대1로 역전승을 거뒀다. ACL, FA컵, K리그를 병행하는 살인적인 강행군 속에서도 15년 만에 이뤄낸 FA컵 4강 진출이었다.

분위기는 좋다. 전남에게 승리하며 상위 스플릿 진입에 성공했다. 경계선 하나를 넘었을 뿐인데 윗동네가 성큼 다가왔다. ACL 진출권을 획득할 수 있는 3위는 코앞이고 선두권도 그리 멀리 있지는 않다. 충분한 사정권이다.

A매치 휴식기로 모처럼 만에 얻은 휴식은 달콤했다. 팀의 재정비를 이뤄냈다. 무엇보다 잠시 움크려졌던 공격력이 회복되었다. 특히 몰리나의 발끝이 날카로워 졌다. 전남전에서 김주영의 골을 어시스트 했다. 특유의 프리킥이 예리하게 꽂혔다. 골도 기록했다. 페널티킥을 안정감 있게 성공시켰다.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전남 천적임을 재확인 시켰다. FA컵 4강전에서도 기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중원도 활발해졌다. 고명진을 필두로 고요한, 오스마르, 최현태 등 중원 자원들의 컨디션도 크게 회복되었다.

철벽 수비력도 한결 같다. K리그 최소 실점 2위에 빛나는 짠물 수비는 기본이고 최근에는 ‘수트라이커’의 활약도 살아났다. FA컵 같은 단기전에서 위력을 뿜어낼 세트플레이의 강력함도 더해졌다. 전남전에서 이를 증명했다. 수비수 김주영이 골을 기록했다. 세트플레이 상황에서 기록한 골이다.

든든한 뒷문지기 대결은 익히 알려졌다. 김용대, 유상훈의 내부 경쟁은 불을 뿜고 있다. 누가 출전할지 예측이 어렵다. 당일 출전 선수 명단을 통해서만 승자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FA컵이기에 승부차기까지 대비해야 한다. FC서울은 올 시즌 ACL, FA컵에서 진행된 두 번의 승부차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ACL 8강전 포항과의 승부차기 대결에서는 3대0으로 모든 키커의 슈팅을 막아냈다. 승부차기는 운으로 결정된다는 인식도 있지만, 이쯤 되면 실력이 분명하다.

FA컵 결승진출을 위해 만나는 상대는 상주 상무다. 현재 6승 11무 15패로 리그 11위를 기록 중이다. 강등권에 위치해 있지만 결코 만만히 볼 수는 없다. 오히려 두 경기만 승리하면 챔피언이 될 수 있는 FA컵에 모든 역량을 집중 할 수도 있다. 올 시즌 리그에서도 3번을 만나 1승 2패 열세의 전적이다. 특히 두 번의 원정에서는 모두 상주에게 고배를 마셨다.

FC서울에게 있어 FA컵 4강전은 복수전이다. 상주와의 두 번의 원정에서 우세한 경기력을 선보였음에도 불의의 일격을 맞았다. 뼈아팠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우선 정신력이 이전과는 달라졌다. 무엇보다 올 시즌 무관으로 마무리 할 수는 없다. FC서울에게 FA컵은 마지막 남은 자존심이다.

FC서울은 FA컵 챔피언을 위해 사활을 걸었다. 결승 진출이 필요하다. FC서울은 상주와의 FA컵 4강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해 이를 증명한다는 계획이다. 16년만의 FA컵 우승을 위한 결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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