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은 13일(한국시간) 독일 레버쿠젠의 바이아레나에서 열린 베르더 브레멘과의 2014-2015 분데스리가 3라운드 홈경기에서 후반 28분 팀에 3번째 골을 선사했다. 팀은 아쉽게 3-3 무승부에 그쳤지만 손흥민은 30분 만 뛰고도 골을 넣는 환상적인 활약을 선보였다.
레버쿠젠의 올 시즌 첫 공식 경기였던 포칼컵 팀의 여섯 번째 골을 넣으며 시즌 첫 골을 신고할 때만 해도 상대가 워낙 약팀(알레마니아 발달게스하임, 6부리그 소속)이어서 그러려니 했던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손흥민은 UEFA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에서 코펜하겐을 상대로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 활약은 코펜하겐과의 2차전에도 이어져 전반 2분 만에 골을 터뜨리며 이날 경기의 결승골을 넣었다. 비록 도르트문트와의 리그 개막전과 헤르타 베를린 전에서는 큰 활약을 하진 못했지만 포칼과 챔피언스리그를 통해 자신이 어느새 레버쿠젠의 중심으로 거듭났음을 알렸다.
레버쿠젠과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이끄는 이광종 감독은 손흥민을 두고 마찰이 생길 수 밖에 없었다. 손흥민은 28년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는 대표팀에 필수불가결한 존재였기 때문. 또한 나이도 와일드카드와 전혀 상관없는 23세 이하여서 그를 뽑을 타당성은 분명했다.
하지만 문제는 손흥민이 너무 뛰어나다보니 레버쿠젠에서도 없어서는 안 될 선수였다는 점. 결국 레버쿠젠은 처음부터 미지근한 반응으로 일관하다 대한축구협회에서 내놓은 '8강 이후 합류'라는 타협안조차 받아들이지 않고 '차출 불가'를 선언했다.
지금의 맹활약은 레버쿠젠 입장에서는 꼭 필요한 모습이었다. 물론 아시안게임 대표팀 입장에서도 금메달 획득을 위해 이 모습은 간절하다. 하지만 모두를 선택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결국 손흥민은 자신의 너무나도 뛰어난 기량 때문에 도리어 아시안게임에 차출될 수 없는 슬픈 현실에 처하게 됐다. '6경기 4골'과 압도적인 기량. 이래서 레버쿠젠은 손흥민을 아시안게임에 보낼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