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미디어 고양=이재호 기자]2014 FIFA 브라질 월드컵에서 실망스러운 성적을 거뒀던 A대표팀이 '브라질 악몽'을 딛고 다시 모였다. 월드컵 후 처음으로 소집된 대표팀 선수들은 하나같이 "국민을 위해 뛰겠다"며 다시는 국민들에게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2일 오전, 경기도 고양에 위치한 MVL호텔에는 9월 A매치에 나설 축구대표팀이 소집됐다. 이날 소집에는 A매치 100경기 출장은 앞두고 있는 이동국(전북)과 소속팀의 반대로 아시안게임 대표팀 소집이 불가 된 손흥민(레버쿠젠), 2년 10개월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차두리(서울) 등이 큰 주목을 받았다.

1등으로 대표팀 숙소로 온 선수는 카타르 리그에서 활약 중인 남태희(레퀴야)였다. 남태희는 "오랜만에 대표팀에 복귀했는데 이미 월드컵은 지나간 일이다. 다음 월드컵을 위해 준비할 것이다"며 월드컵 탈락의 아쉬움에 대해 털어놨다.

캐주얼 스타일로 온 박종우는 자신의 옷 스타일에 대해 "아내가 코디해줬다"며 웃은 뒤 "월드컵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렸는데 저희가 보여드려야 할 것이다. 더욱 더 하나 되는 모습으로 국민들을 위해 뛰겠다. 국민들의 신뢰를 찾을 것"이라며 각오를 밝혔다.

대표팀 최고 고참으로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예선 후 처음으로 대표팀에 소집된 '라이언 킹' 이동국은 "1998년에 대표팀에 소집돼 어언 16년이 됐는데 나도 이렇게 오래할 줄 몰랐다"며 웃은 뒤 "은퇴하는 순간까지 대표팀의 꿈을 가질 필요가 있다. 실력이 안 되면 자연스럽게 태극마크를 달지 못할 것이다. 은퇴시기는 내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팀의 가장 고참으로 후배들에게 충고해줄 것에 대해서는 "선수들이 운동을 편할 수 있게 도와줄 것"이라며 "먼저 다가가 공감대를 형성할 것이다. 또한 누구나 들어올 수는 있지만 아무나 들어올 순 없는 게 대표팀이다. 국민을 대표해 뛴다는 생각을 가지고 뛰어야한다"며 태극마크의 소중함을 알려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손흥민은 TV로 많이 보고 있다"며 "손흥민과 13살차이 나지만 호흡에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손흥민 역시 "(이)동국이 형은 정말 존경스럽다"며 "오랜만에 합류하셔서 후배로써 기대가 크다. 리그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이신 만큼 선수들도 형의 A매치 100경기 출전에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사실상 대표팀의 감독대행 역할을 맡게 된 신태용 코치는 "선수들에게 희생정신은 강조할 것이다. 서로 희생한다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면 팬들이 알아줄 것이다"며 '희생'을 강조했다.

또한 다양한 연령대의 선수가 모인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대표팀은 노장과 신예선수들의 조화가 중요하다고 본다. 팀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비록 우리보다 피파 랭킹에서 한참 높은 팀(베네수엘라, 우루과이)들이지만 공격적인 축구를 할 것이다"며 5일과 9일 열릴 A매치 대비 전략에 대해 살짝 귀띔하기도 했다.

이미 월드컵은 지나갔다. 월드컵에서 처참한 실패(1무 2패)를 맛본 대표팀이지만 다시 모여 부활의 꿈을 꾸고 있다. 비록 감독자리가 공석이지만 국민을 위해 뛰겠다는 선수들의 다짐이 그 어느 때보다 돋보였다. 한국대표팀은 5일 오후에는 베네수엘라와 부천종합운동장에서 경기를 가지고 9일 오후에는 우루과이와 고양종합운동장에서 A매치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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