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 "부상없으면 대표팀 선발할 것"...1년2개월만의 대표팀 복귀

스포츠코리아 제공
'라이언킹' 이동국(35·전북)의 대표팀 복귀가 사실상 확정됐다. 지난해 6월 이후 오랜만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약 1년2개월만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오는 9월 베네수엘라, 우루과이와의 친선경기에 나설 대표팀 공격수로 이동국을 선발했다. 지난 18일 해외파 명단을 먼저 공개한 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21일 국내파 선수 명단을 확정하는 자리에서 이동국을 명단에 포함시켰다. 23일 서울과의 리그 경기에서 부상을 당하지 않는한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린다.

여러 상황이 맞아 떨어졌다. 해외파, 국내파 모두 뚜렷한 경쟁자가 없었다. 오랜 기간 대표팀의 주전 공격수였던 박주영은 소속팀이 없어 제외됐다. 손흥민(레버쿠젠), 구자철(마인츠05)은 최전방 공격수와는 거리가 멀었다.

국내파 경쟁자들도 모두 아시안게임 대표로 발탁됐다. 이종호(22·전남), 김신욱(26·울산), 김승대(23·포항) 등 득점 순위에서 상위권에 올라 있는 선수들이 아시안게임 대표로 뽑혔다. 축구협회는 아시안게임 대표에 발탁된 선수들을 9월 A매치에서는 제외하기로 했다. 일찌감치 그의 대표팀 재승선 가능성이 제기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의 발탁이 꼭 아시안게임이라는 변수가 작용한 결과만은 아니다. 실력이 최우선이어야 하는 대표팀의 기준, 특히 공격수로서의 능력만 따져도 이동국과 견줄 후보를 찾기 어렵다.

이동국은 K리그 통산 최다골 기록을 가지고 있다. 그가 골을 넣을 때마다 한국축구 역사가 새로 쓰인다. 그 활약은 올 시즌도 변함이 없다. 득점과 공격 포인트에서 22일 현재 각각 10골과 16개로 선두다. 덕분에 소속팀 전북은 리그 1위에 올라 있다. 리그 1위팀을 이끌고 있는 득점 선두 공격수인 그를 제외할 명분이 없다.

이동국 본인에게도 놓칠 수 없는 기회다. 그의 A매치 출전 기록은 99경기에서 멈춰 있다. A매치 100경기 출전을 의미하는 '센추리클럽' 가입에 단 1경기만이 남았다. 9월 A매치에 출전할 경우 그는 차범근, 홍명보, 박지성 등에 이은 한국 축구 사상 9번째 선수가 된다.

동시에 내년 1월 아시안컵 출전에 대한 희망도 생겼다. 지난해 6월 이후 이동국은 적지 않은 나이 탓에 자연스럽게 대표팀과 멀어졌다. 그 사이 한국축구는 극심하게 흔들렸다. 대표팀 감독 선임도 늦어졌다. 아시안컵 준비 기간이 촉박해졌다. 경험이 많고 검증된 선수들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 시기에 이미 3차례나 아시안컵을 경험한 이동국이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동국의 이번 대표팀 재발탁을 9월 A매치만을 위한 한시적인 발탁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를 선발해야 하는 명분도, 또 그의 선발로 취할 수 있는 실리도 뚜렷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내년 1월 아시안컵에서도 그의 필요성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라이언킹'이 다시 한 번 태극마크를 달고 포효할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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