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아이닷컴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스포츠한국미디어 서울=김명석 기자]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의 지휘봉을 계속 잡는다.

허정무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3일 오전 10시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걸고 "홍명보 감독을 계속 신뢰하고 지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홍명보 감독을 유임하기로 한 가장 큰 이유는 '짧았던 준비 기간'이다. 월드컵을 앞두고 1년이라는 시간 밖에 주어지지 않았던 만큼, 그에 대한 책임은 홍 감독이 아닌 협회의 몫이라는 얘기다. 부진한 성적은 어쩔 수 없었다는 의미다.

그러나 최근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던 감독들을 돌이켜보면 고개가 갸웃해질 수밖에 없다.

홍명보 감독 전까지 대표팀의 지휘봉은 최강희(2011~2013), 조광래(2010~2011), 허정무(2007~2010), 핌 베어벡(2006~2007), 딕 아드보카트(2005~2006), 조 본프레레(2004~2005), 움베르투 코엘류(2003~2004) 등이 잡았다.

이 가운데 협회가 강조했던 '충분했던 시간'을 보장받았던 감독은 허정무 감독이 거의 유일하다. 대부분의 감독들은 2년을 채우지 못한 채 '성적 부진'을 이유로 사퇴하거나 경질됐다.

특히 2006년 독일 월드컵을 이끌었던 아드보카트 감독의 경우 홍명보 감독과 비슷하면서도 결과는 차이가 크다.

당시 아드보카트 감독은 월드컵을 8개월 앞둔 2005년 10월 부임했다. 홍명보 감독보다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이 더 짧았다. 결국 월드컵이 끝난 뒤 아드보카트 감독은 지휘봉을 내려 놓았다. 준비기간이 짧았다는 이유로 홍명보 감독을 잡았던 것과는 달리, 협회는 아드보카트를 잡지 않았다.

조광래 감독 역시 비슷하다. 조광래 감독은 아시안컵 3위, 일본전 0-3 패배, 월드컵 예선 부진 등이 겹치면서 1년 5개월 만에 경질됐다. 그러나 조광래 감독 역시 대표팀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은 짧았다. 그러나 협회는 기간에 대한 언급보다 '성적 부진'을 이유로 경질했다.

이러한 기준이 이어진다면 홍명보 감독 역시 답은 하나다. 기간과는 상관없이 성과를 내지 못했고, 경기력 역시 부진했기 때문에 지휘봉을 내려 놓아야 한다. 그러나 전임 감독과는 다른 기준이 유독 홍명보 감독에게 적용되고 있다. 홍명보 유임에 대한 반감과 논란이 더욱 더 거셀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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