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실업축구 WK리그 구단들이 박은선(27·서울시청)의 성별 논란을 제기함에 따라 구단 이기주의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축구계 관계자는 서울시청을 제외한 WK리그 6개 구단이 박은선의 성별 논란을 제기하며 내년에 박은선이 리그에 뛸 수 없도록 하고 박은선이 계속 경기에 뛰면 내년 리그를 보이콧하겠다는 뜻을 알렸다고 5일 밝혔다.

이 내용은 6개 구단 감독들이 비공식적인 간담회 자리에서 나온 것이어서 강제성은 없다. 다만 6일 WK리그 단장회의에서 6개 구단이 이 문제를 놓고 6개 구단이 서면 결의를 하고 연맹을 압박하고 나설 것으로 보여 파장이 예상된다.

6개 구단이 문제를 제기한 큰 이유는 선수들의 부상 우려 때문이다.

박은선은 180㎝, 76㎏의 당당한 체구를 자랑한다. 다른 여자 선수들보다 신체 조건이 월등하다.

이 때문에 박은선과 부딪쳐야 하는 선수들은 적지 않은 부상 위협을 받았고 실제로도 그런 사례가 나오곤 했다.

그러나 문제를 제기한 시점과 사안의 민감성 때문에 '구단 이기주의'라는 비판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은선은 위례정산고를 거쳐 19살이던 2005년 실업팀 서울시청에 입단했다. 이후 줄곧 실업축구에서 뛰어왔다.

이제까지 뚜렷한 문제 제기를 하지 않다가 인제야 다른 구단이 적극적으로 논란을 제기하는 것은 서울시청 성적에 대한 시기라는 지적도 있다.

그간 박은선은 소속팀 이탈이 잦아 그간 꾸준히 활약하지 못했다. 그러나 올 시즌 숙소 이탈을 하지 않고 리그에 꾸준히 뛰었다.

덕분에 올 시즌 박은선은 정규리그 득점왕을 거머쥐고 소속팀 서울시청은 처음으로 정규리그 2위에 오르는 한편 챔피언결정전 준우승도 차지하는 등 좋은 성적을 자랑했다.

무엇보다 성별을 입증하는 데 선수 인권 문제까지 걸린 터라 첨예한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시청 구단 관계자는 "작년까지 박은선에 관해 아무 얘기도 없다가 올해 갑자기 문제를 제기한 것은 자신의 팀 성적에 우리가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라고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어 "소속팀 선수한테 반발하는 데 가만히 있을 순 없는 것 아니냐"며 "법적 대응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축구계 관계자는 "박은선이 최근 열심히 뛰고 있는데 문제가 불거져 안타깝다"며 "다른 선수들이 부상 위협이 있다는 걸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고 박은선 개인의 선수 생활이 걸린 문제라서 양쪽 다 이해는 된다"며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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