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포츠머스에 덜미를 잡혀 잉글랜드 FA컵 4강 진출이 좌절됐다. 박지성(27.맨유)은 교체 명단에 있었지만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2부리그인 챔피언십 하위팀 반슬리는 또 다른 프리미어리그 강호 첼시를 제압하고 준결승에 오르며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은 일으켰다.

맨유는 8일 밤(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퍼드에서 열린 2007-2008FA컵 8강 포츠머스와 홈 경기에서 일방적인 공세를 펼치고도 골문을 열지 못했고 후반 23분 설리 문타리에게 페널티킥 결승골을 내줘 0-1로 졌다.

1999년 이후 9년 만에 트레블(정규리그.챔피언스리그.FA컵 3관왕)을 노린 맨유는 FA컵 성지 뉴웸블리 스타디움에 가보지도 못한 채 꿈을 접었다.

반면 프리미어리그 9위 포츠머스는 대어 맨유를 제물로 통산 5번째 FA컵 4강에 올랐다.

포츠머스가 올드트래퍼드에서 맨유를 이긴 것은 1957년 이후 51년 만의 '사건'이다.

16강에서 아스널을 4-0으로 대파하고 올라온 맨유는 웨인 루니, 카를로스 테베스를 투톱에 놓고 박지성 경쟁자 나니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좌우 날개로 썼다. 박지성은 벤치에 앉았다.

맨유가 그라운드 반쪽만 쓰며 처음부터 끝까지 공세를 폈다.

전반 7분 호날두가 골지역 앞에서 결정적 기회를 잡는 순간 수비수가 넘어트렸지만 페널티킥을 주지 않았다.

전반 19분엔 루니가 골키퍼를 제치면서 튕겨져나온 볼을 테베스가 골문에 때렸지만 포츠머스 수비수 글렌 존슨이 헤딩으로 실점을 막았다.

맨유는 하프타임에 주전 수문장 에드윈 판데르사르 대신 토마스 쿠쉬착을 투입하면서 불운이 시작됐다.

후반 24분 교체 멤버 마이클 캐릭이 호날두의 힐 패스를 받아 골키퍼를 넘어 골라인까지 갔지만 실뱅 디스탱의 육탄방어에 막혔고 27분엔 파트리스 에브라의 슛이 골대를 강타하고 나왔다.

포츠머스는 딱 한 번 역습에서 페널티킥을 끌어냈다. 밀란 바로시가 골키퍼와 1대 1로 맞서자 쿠쉬착이 바로시의 발을 걸었다.

주심은 곧장 쿠쉬착에게 레드카드를 꺼냈고 이미 교체 선수를 써버린 맨유는 수비수 리오 퍼디낸드가 급하게 골키퍼 장갑을 받았다.

이어진 페널티킥에서 가나 국가대표 문타리는 침착하게 맨유 골문을 갈랐다. 포츠머스는 10명 남은 맨유의 반격을 막아냈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안데르손과 캐릭을 교체 투입했지만 박지성에겐 기회를 주지 않았다. 지난 2일 풀럼전에서 시즌 1호골을 터트린 박지성은 주중 챔피언스리그 리옹전에 이어 2경기 연속 결장했다.

챔피언십 중하위권(19위)에 머물고 있는 반슬리는 홈구장인 오크웰 스타디움에서 열린 또 다른 준결승에서 지난 시즌 FA컵 우승팀 첼시를 1-0으로 제압했다.

반슬리는 후반 21분 나이지리아 출신 스트라이커 카요데 오데자이가 오른쪽 측면에서 마틴 디베니가 올린 크로스를 헤딩으로 꽂아넣어 첼시 골문을 갈랐다.

16강전에서 리버풀을 꺾고 8강에 오른 반슬리는 프리미어리그 '빅4' 가운데 하나인 첼시마저 제압하고 돌풍을 이어갔다.

반슬리가 FA컵 준결승에 오른 건 1912년 이후 96년 만이고 첼시가 하부리그 팀에게 패한 건 1999년 이후 9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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