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응용행동과학 연구결과… "교육 후 누명 위협 등에 방어기제"

성희롱 피해[연합뉴스TV 제공]
성희롱 예방교육을 받은 남성이 성희롱을 저지를 가능성이 더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네브래스카대 셰린 빙엄 교수가 참여한 연구팀은 성희롱 방지 교육의 효과를 알아보는 연구를 했다.

연구팀은 대학의 남성 직원들을 상대로 30분간 성희롱 범주와 해악, 신고의 중요성 등을 교육하고서 교육을 전혀 받지 않은 집단군과 비교를 했다.

비교 결과 하급 직원과 학생에게 가하는 강압적인 행동을 성희롱으로 보는 경향이 교육을 받은 남성들에게서 현저히 낮게 나타났다.

교육을 받은 남성들은 또 성희롱 신고 면에서도 적극성이 떨어졌다.

연구팀은 교육의 역효과가 자신들을 향할지도 모를 공격을 방어하는 자기보호 노력이 교육을 받는 남성들에게 작동됐기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빙엄 교수는 "몇몇 남성은 성희롱 예방교육을 받고서 자신이 성희롱의 억울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위협과 두려움을 느꼈다"며 자기보호 노력의 개념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비이성적으로 나온 결과에 놀랐다"며 "심리 또는 감정적인 원인으로밖에 설명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응용행동과학 잡지에 실렸다.

남자 직원들에게 성희롱 정책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직장에서 의도치 않게 부정적인 효과가 나타난다는 연구도 있다.

'사회심리학 저널'은 성희롱 규정이 남성들의 성 편견을 일깨워 여성과 관련한 고정관념을 더 굳건히 만든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연구에 참여한 저스틴 틴클러 조지아대 교수는 "성희롱 정책이 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부수는 게 아니라 강화하는 쪽으로 활용되면 직장 내 남녀평등을 위한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UC버클리대의 로런 에델만 교수도 전통적인 방식의 성희롱 예방교육의 효용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에델만 교수는 남성들이 성희롱 상황을 인지하는데 예방교육이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며 "교육이 남성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성들의 반발이 교육에 사용되는 "만화 같고 비현실적인" 성희롱 예시 때문에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교육 참가자들을 회의적이고 분노하게 하는 교훈이 비현실적인 예시와 맞물리면서 반발이 생긴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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