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동생 조현민, 사진= sbs 좋은아침 방송화면 캡처
'땅콩 회항' 사건을 일으킨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여동생 조현민(31) 대한항공 전무가 "지금까지 회사의 잘못된 부분들은 모든 임직원들의 잘못"이라고 말했다. 22일 대한항공조종사노동조합에 오른 글에 따르면 조 전무는 지난 17일 마케팅 부문 직원들에게 '반성문'이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내 이처럼 밝혔다.

대한한공 마케팅 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조 전무는 "어제의 실수 오늘의 실수 다시 반복 안 하도록 이 꽉 깨물고 다짐하지만 다시 반성할 때도 많다. 특히 우리처럼 큰 조직은 더욱 그렇다"며 "더 유연한 조직문화 지금까지 회사의 잘못된 부분들은 한 사람으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모든 임직원의 잘못이다. 그래서 저부터 반성한다"고 말했다.

조 전무는 '땅콩 회항' 사건을 대한항공의 경직된 조직 문화를 반성하는 계기로 삼자는 취지에서 이 같은 글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땅콩 회항' 사건이 오너 일가의 특권 의식에서 비롯한 만큼 다른 임직원들에게 연대 책임을 묻는 건 지나치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일고 있다. 네티즌들은 "쿨한 척하면서 직원들한테 책임 전가" 등의 글을 올리며 조 전무를 비판하고 있다. 조 전무 글이 '땅콩 회항' 사건으로 분노한 네티즌들에게 되레 기름을 끼얹은 셈이다.

"이유 없이 이 자리(마케팅)를 맡은 건 아니다"라는 조 전무의 글도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조 전무는 '반성문'에서 "아직도 미흡하고 부족한 조현민을 보여드려서 제 밑에 있는 직원들에게 항상 제일 미안하다. 2007년 조현민보다는 조금 더 전문적인 2014년 조현민이지만 2014년 조현민은 여전히 실수투성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전무는 "이런 상황에서 약한 모습 보이는 게 맞나 생각이 들면서도 손해는 봐도 지금까지 전 진심이 항상 승부하는 것을 봤다"며 "과연 자격이 있냐 해도 할 말이 없다. 하지만 마케팅이란 이 중요한 부서를 맡은 이상 최선을 다 하고 싶었고 여기까지 왔다. 그리고 전 이유 없이 이 자리(마케팅)를 맡은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 전무의 이 같은 발언은 자기가 '낙하산'으로 임원이 되긴 하지만 마케팅 부문 전문가는 맞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조 전무는 지난해 10월 SBS '좋은 아침'에 출연해 자기가 '낙하산'이라는 점을 인정한 바 있다. 그는 "경력은 있지만 2년이라는 턱도 없는 경력으로 대기업 과장이 됐다. 다 알고 있는 상황에서 숨길 필요가 없었다"면서 "입사 당시 '나 낙하산 맞다. 하지만 광고 하나는 자신 있어 오게 됐다'고 소개했다. 내 능력을 증명할 때까지 지켜봐 달라는 의미였다"고 말했다.

조 전무는 상장사를 보유한 44개 그룹 234개 기업의 임원 중 최연소다.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 전무, 대한항공 여객마케팅부 전무, 진에어 본부장과 전무를 맡고 있다. 언니인 조 전 부사장이 입사 6년 만인 2005년 31세의 나이로 상무보가 된 데 반해 조 전무는 입사 3년차인 2010년 상무보로 승진해 화제를 모았다. 네티즌으로부터 큰 호평을 받은 '어디까지 가 봤니' 시리즈 광고가 조 전무 작품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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