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에 꼬리를 무는 지구촌 '뮤비 리액션'
뮤비 보는 자신들 모습 유튜브에 올려
리액션만 수천건·조회수 58만건 돌파
패러디도 봇물… 美 CNN서도 소개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전세계에서 터졌다. 뮤직비디오는 8일 현재 온라인 영상사이트 유튜브에서 2,000만 조회수에 육박하는 관심을 받고 있다. 전 세계 유튜브 차트의 상위권을 석권했다.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빅뱅 등 천만 단위 조회수를 올리는 아이돌그룹을 압도하는 인기다.

뮤직비디오만큼 화제인 건 ‘MV Reaction’(뮤직비디오 리액션)이란 꼬리말이 붙은 영상이다. 말 그대로 뮤직비디오에 대한 반응을 일컫는데, 수천 건에 이르는 ‘강남스타일 MV Reaction’ 영상이 유뷰트에 올라 있다.

이 영상은 전세계의 팬들이 자발적으로 올린다.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를 보는 자신의 모습을 찍은 영상이다. 영상에는 외국인 자매가 ‘말춤’을 추는 싸이를 보고 폭소를 터트리는 장면이 담기는 식이다. 개성 있는 스타일을 강조한 세 명의 외국인들이, 카메오로 출연한 현아(포미닛)의 등장에 환호성을 지르는 반응도 볼 수 있다. ‘MV Reaction’ 영상의 주인공은 이처럼 해외 네티즌이 대부분이다.

팬들의 단순한 ‘심심풀이’로 보기에는 ‘MV Reaction’의 파급력이 엄청나다. ‘강남스타일 MV Reaction’의 영상들은 다른 ‘MV Reaction’보다 조회수가 높은 편이다. 외국인 여성들이 등장하는 한 ‘강남스타일 MV Reaction’은 8일 낮 12시 현재 58만9,341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팬만 찍었다면 이처럼 폭발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었을까. ‘MV Reaction’ 영상 하단에 실제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동시에 노출된다. ‘MV Reaction’을 감상하는 팬들은 싸이 뮤직비디오를 함께 소비하며 전세계 친구들과 팬덤을 형성해 싸이 신드롬에 동참하고 있다. 일부 팬들은 패러디 영상도 올린다.

미국방송국 CNN에서 ‘강남스타일’의 인기를 뉴스로 다룬 데는 ‘강남스타일 MV Reaction’이 유튜브에서 빠르게 퍼진 현상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CNN은 지난 3일(현지시간) ‘한국 래퍼 싸이’의 신곡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를 소개하며 “유튜브 조회 수가 1,000만 건을 넘은 화제의 비디오”라고 보도했다. CNN은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빌보드 케이팝 차트에서 1위에 올랐고 미국 가수 로비 윌리엄스와 래퍼 티페인도 SNS를 통해 이 비디오에 찬사를 보냈다고 전했다.

‘MV Reaction’은 미국 호주 영국 등 해외에선 새삼스러운 일이 아닌 분위기다. 4,5년 전부터 특정 스타나 음악, TV프로그램을 좋아하는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기였다는 것. 싸이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빅뱅 2NE1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등 K-POP 관련 ‘MV Reaction’이 트렌드가 된 건 1,2년 전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한국어 가사의 의미를 영어로 설명해주고, 어떤 아티스트인지 소개하는 ‘MV Reaction’은 일종의 ‘음악방송’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관심을 두는 사람이 많은 만큼 이들은 문화전도사 역할도 톡톡히 한다.

영상을 올리는 사람이 노래에 대한 일종의 해설자 역할을 하는 셈이다. ‘MV Reaction’을 통해 외국인들은 모르는 언어의 노래도 이해하게 된다. 단순한 팬덤을 넘어서 자생적 문화교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화여자대학교 국제교류학부의 한 관계자는 7일 스포츠한국과 전화통화에서 “K-POP을 좋아하는, 외국에 거주하는 대학생들이 한국에 유학 온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MV Reaction’을 올려달라는 부탁을 많이 한다”며 “친절하게 많은 정보를 제공해주기 때문에 일부 ‘MV Reaction’생산자는는 유튜브 상에서 유명방송인으로 통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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