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가운 일본어 멘트로 공연장 곳곳 누벼
관객 "모두 닮고 싶다" 후렴구 합창 환호

‘요정에서 성숙한 여인으로’ 걸그룹 카라가 14일 일본 요코하마 아레나에서 카라의 일본투어‘카라시아’ 를 시작했다. 카라에게 해외에서 열리는 투어식 콘서트는 데뷔 5년 만에 이번이 처음이다. DSP미디어 제공
인형의 집에서 머물던 다섯 요정은 주인 꼬마가 잠들면 깨어난다. 한껏 멋을 부리고 장난을 치며 무료함을 달래던 요정들. 이들이 다른 세계로 연결된 통로를 발견해 꿈과 환상의 무대로 들어선다는 도입 영상의 내용은 첫 투어식 콘서트로 일본 활동의 새로운 장을 연 걸그룹 카라의 오늘과 닮았다.

14,15일 일본 요코하마 아레나에서 이틀 동안 2만 명의 팬들과 일본 투어 '카라시아'로 만난 카라는 더 이상 TV 속 요정이 아니었다. 화려한 무대를 누비고 관객의 마음을 매만지며 객석을 가득 메운 팬들과 일대일로 만나려 노력하는 가수의 모습이었다.

첫 투어답게 이번 공연의 키워드는 팬과의 소통이었다. 최신곡인 일본 여섯 번째 싱글 '스피드업'으로 무대를 연 카라는 이번 공연에서 일본 발표곡과 국내 발표곡의 일본어 버전으로 공연 대부분을 채우며 현지 팬들을 배려했다.

오리콘 차트를 수놓은 '점핑''제트코스터러브''고고섬머''윈터매직'등이 이어졌고 객석의 열기는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현지 팬들은 국내에서도 히트한 '루팡''스텝''허니'등의 무대도 후렴구를 따라 부르고 구호를 붙이며 열정적으로 반응했다. 2월18일 서울 공연에서 객석의 함성을 끌어냈던 멤버들은 일본 첫 공연인 요코하마에서 핑크빛 형광봉을 암전 상태에서 일제히 켜는 이벤트로 팬들과 일체감을 느꼈다.

살가운 일본어 멘트는 현지 팬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줬다. 통역 없이 조리 있게 말하는 멤버의 모습은 일본에 최적화된 걸그룹이라는 평가를 받을만한 면모였다. '걸스 파워''걸스 비 앰비셔스'등을 부를 때는 이동식 카트를 통해 넓은 공연장 곳곳을 누비며 팬들과 눈을 맞췄다.

눈에 띄는 것은 객석의 남녀 비율.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고른 팬층을 자랑했다. "춤도 얼굴도 모두 닮고 싶다"는 여고생팬 아츠오 양(16)과 "일본 데뷔부터 좋아했다"는 40대 회사원 마츠라 씨가 한데 어울렸다. 카라가 주는 긍정의 메시지는 시각장애인 아내와 동행한 우치 씨(56)를 통해서도 확인됐다. 그는"(아내에게) 보이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공연이었고 상처를 치유하고 좋은 기운을 주는 공연이었다"고 말했다.

솔로 무대도 백미였다. 규리가 탱고 리듬에 맞춰 격정적인 무대를 선보이자 하라는 와이어를 단 그네를 타고 공중에서 등장해 깜찍한 매력을 과시했다. 불꽃을 손에 쥐고 노래한 승연과 팬과 로맨틱한 이벤트를 펼친 니콜, 기타를 치며 목청을 가다듬은 지영도 TV에서 볼 수 없었던 무대를 공개한 셈이다.

일본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미스터'가 이번 공연의 대미를 장식했다. 객석에서 힙댄스를 따라 추는 팬들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다. 카라는 두 번의 앙코르 요청을 받아 'SOS'와 '록유'로 아쉬움을 달랬다.

이날 공연은 TBS 니혼TV 교토통신 스포츠호치 등 현지 매체 50여 명의 취재진이 참석해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이번 투어는 나고야(18,19일) 오사카(27,28일) 후쿠오카(30일,5월1일) 도쿄(5월16,17일) 사이타마(5월26,27일) 등으로 열기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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