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2집 앨범 발표 'FT 아일랜드'
악기연주 버겁지 않냐고?… 저희는 춤과 거리 멀어요
4개월간 일본유학 큰경험… 무대 소중한 줄 깨달았죠

▲ FT아일랜드는 "일본에 머물 때 딱 하루 쉬었어요. 돌아오기 전날 디즈니랜드를 찾았던 것이 전부죠. 다음에 가면 여러 곳을 둘러보고 싶어요"라며 일본 유학기간을 떠올렸다.
영화 의 한 대목. 왕년의 가수왕 최곤(박중훈)이 가요계 세태를 꼬집는 장면이 나온다. "예쁘장한 친구들이 나와서 알아듣기 어려운 랩에 춤만 추고 있다"며 한물간 가수왕이 뼈있는 일침을 가한다. 그는 이어 음악의 정수인 록을 들을 수가 없다는 푸념을 늘어놓는다.

만약 최곤이 소년 밴드 FT아일랜드를 봤다면 어땠을까. 이들은 또래 아이들 그룹처럼 귀여운 외모를 바탕으로 현란한 춤이나 속사포 같은 랩을 구사하지 않는다. 밴드의 형태를 띄고 음악을 전면에 내세운다. 악기를 연주하는 것이 좋고 모여서 합주할 때 느낌이 짜릿하다는 이들은 최곤이 보고 싶었던 바로 그 '친구들'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최근 발표된 2집 로 '밴드'라는 이름에 걸맞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FT아일랜드를 만났다.

# 우리는 밴드다

이홍기(보컬) 이재진(베이스) 오원빈(기타) 최민환(드럼) 최종훈(피아노) 등으로 구성된 5인조 FT아일랜드는 지난해 데뷔와 함께 스타덤에 올랐다. 록발라드 풍의 이 연이어 히트하면서 일렉트로니카 일색이던 가요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 왼쪽부터 오원빈 이재진 최민환 이홍기 최종훈
하지만 이들에게도 뼈아픈 비판이 뒤이었다. 연주실력과 자작곡 능력에 의문부호를 붙이며 '무늬만 밴드'라는 날카로운 지적이 나왔다. 평균 연령 17.4세의 어린 나이지만 이들은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면서 음악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했다.

이재진은 "1집이랑 다르게 밴드적인 요소가 더욱 짙어졌어요. 멤버들이 세션에 참여하면서 그렇게 된 것 같아요. 일본에서 다양한 무대에 오르면서 연주실력이 향상됐어요. 공연도 많이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무대에서 여유도 생겼죠"라고 말했다. 최민환은 "3집에는 멤버들이 만든 노래를 넣을 것 같아요"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들은 이번 앨범에서 6곡의 세션에 참여해 일취월장하고 있는 연주실력을 뽐냈다.

타이틀 곡 는 애절한 이홍기의 음색과 리듬 진행의 기승전결이 뚜렷하다는 점에서 전작 의 연장선상에 있는 노래다. 감정은 더욱 풍부해지고 연주도 세밀해졌다.

이홍기는 "어떤 분들은 또래 그룹 멤버들처럼 춤추고 노래하는 게 더 좋지 않냐고 하세요. 악기 연주가 버겁지 않냐면서요. 근데 중요한 건 저희 모두 춤과는 거리가 멀다는 거죠.(웃음) 멤버가 함께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고 합주할 때 느낌이 좋아요. 모두가 인정하는 밴드의 모습이 되도록 더 노력해야죠"라고 말했다.

▲ FT아일랜드는 "일본에 머물 때 딱 하루 쉬었어요. 돌아오기 전날 디즈니랜드를 찾았던 것이 전부죠. 다음에 가면 여러 곳을 둘러보고 싶어요"라며 일본 유학기간을 떠올렸다.
# 우리는 성장한다

FT아일랜드는 인기 정점으로 향할 무렵 일본으로 단기 음악 유학을 떠났다. 4월부터 7월까지 일본에 머무르면서 오전에는 일본어 공부 오후에는 연주연습과 공연을 거듭했다. FT아일랜드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록 음악이 시장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일본에서 많은 것을 얻어온 듯했다.

이홍기는 "한 시간도 헛되게 보내지 않았어요. 매일 연습하고 무대에 오르고 했죠. 인디 앨범을 내고 소규모 공연장에 오를 때는 막 데뷔했을 때 생각도 났어요. 아무리 작은 공연장에서도 음향이나 시설이 어찌나 좋던지 너무 부러웠어요. 우리가 잘해서 나중에 한국도 이렇게 바꿔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죠"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 기간동안 일본에서 유명 그룹 라르크앙씨엘부터 무명 밴드까지 각종 공연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밴드를 하면서 무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 일정이었다. 이런 경험들은 무대에서는 '언어의 장벽'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소중한 교훈을 얻게 된 계기가 됐다.

오원빈은 "일본에서 무대에 오르면 말이 잘 통하지 않다보니까 오로지 음악으로 감동을 줘야겠다는 마음 뿐이었어요. 연주도 노래도 마찬가지죠. 말이 아닌 음악으로 서로 마음이 통할 수가 있더라고요. 일본 공연 무대가 앞으로 어떤 무대에 오르던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멤버들에게 준 것 같아요"고 말했다.

▲ 왼쪽부터 오원빈 이재진 최민환 이홍기 최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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