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 겨냥 두번째 트로트앨범 발표
"랩 댄스곡, 성대모사보다 재미있어요"

"처음 뵙겠습니다. 1호 '개수맨'(?) 최병서입니다!"

개그맨 최병서가 '개수맨'이라 소개하며 악수를 청했다. 개수맨? 개그맨이자 가수인 자신을 칭하는 말이란다.

최병서가 2005년에 이어 2007년 11월말 두번째로 디지털 트로트 앨범을 발표했다. 2집 는 젊은 층을 겨냥해 훨씬 감각적인 컨셉트의 곡들로 채워 넣었다. 랩을 가미한 댄스곡도 그런 이유로 선곡했다. 댄스와 발라드, 록을 모두 트로트로 변형한 것이 이번 2집의 특징 중 하나다.

당대 최고의 성대모사 일인자로 군림해 온 최병서의 가수 변신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과거 1집 역시 큰 인기를 못했기에 더욱 그렇다.

최병서는 "개그맨으로 활동하던 1992년쯤인가, 방송가 흐름이 이상했다. 차츰 내 자리가 줄어드는 느낌이었다. 그런 차에서 6개월만 쉬겠다고 한 게 무려 10년을 놀게 됐다. 특기인 풍자개그를 하고 싶었는데 할 곳이 없었다"고 말했다.

10년 이상 변변하게 출연하는 방송 프로그램없이 방송가 외곽지대에서 일반 행사를 뛰며 지냈다. 최병서는 노래 실력을 아까워한 주위의 권유에 1집 을 내놓았었다. 2년 뒤 1집의 노래를 리메이크 위주로 한 곡들과 신곡까지 6곡을 수록한 2집을 출시하고 마이크를 다시 잡았다.

2집은 11월23일 온라인에 선보이자마자 음악 사이트 멜론 트로트 부문 8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최병서는 "예전에 조용필 콘서트의 사회를 보다 조용필 대신 무대 뒤에서 모창을 했던 적이 있다. 아무도 내가 불렀다. 심지어 조용필도 인정할 정도의 노래 솜씨였다. 그런 점도 가수로 전향하는데 의지가 됐다"고 말했다.

타이틀곡 는 현실의 어려움을 극복하자는 메시지를 담은 노래로 '개콘밴드'로 알려진 이태선 밴드의 이태선이 작곡을 맡았다. 흥겨운 템포가 절로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트로트곡이다.

'쓰러지지 않고 당당하게 비틀거려도 흔들거려도 이겨낼 거야. 세상 사람들이 외면해도'의 가사는 자존심으로 버텨온 최병서의 지난 10년이 오버랩되는 느낌이다. 최병서도 "작사가가 나를 보고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 1집에 수록된 노래를 꺼내와 발라드로 재해석해 30~40대 여성들을 노린 노래다. 역시 1집의 은 랩을 섞은 트로트로 모든 연령층의 사랑을 받을만한 대중적인 곡이다.

최병서는 "노래를 녹음하면서 온전한 내 목소리를 찾기 힘들었다. 오랫동안 성대모사를 해 왔기 때문에 다른 가수의 노래를 부른 탓인 것 같다. 이번에야말로 내 목소리, 내 개성을 찾았다. 예전에는 웃음으로 대중들에게 다가갔다면 이제부터 가수로 나를 다시 알리고 싶다"고 작은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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