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때 감명받아 가수꿈 키워… 솔직·털털… "메뚜기도 먹어봤어요"

“서지영 선배님 닮았다고요? 그말 하루에 적어도 세번은 들어요.” 가수 세이는 털털한 말투와 달리 카메라 앞에서 진지한 눈빛을 반짝거리더니 카멜레온 같은 변신을 드러냈다.
“메뚜기랑 개구리 꽤 먹었어요.”

옆모습은 이효리, 앞모습은 서지영. 언뜻 김원희의 모습이 비치는 것 같다.

그야말로 혜성처럼 나타난 가수 세이(본명 이수영)가 그 주인공이다. 일단 예쁘장한 외모를 지녔다. 발라드 로 데뷔했지만 헤어스타일과 의상은 일본의 록 가수를 연상시킨다.

가녀린 목소리와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패션은 약과다. 세이는 말문을 열자 솔직하고 엉뚱한 말들을 쏟아냈다.

세이는 “제가 어려서부터 쭉~ 용인에 살았어요. 메뚜리 개구리깨나 먹었답니다”라며 아무렇지도 않게 엽기 식성을 자랑한다.

“운동요? 정말 싫어해요.” “피부 관리 비결요? 없어요. 원래 트레이닝복 입고 다니고 대충 화장도 안 하고 다녔어요.” 그러고는 소리 내어 한바탕 웃는다.

본심을 숨기거나 가식적이지는 않았다. 오히려 솔직 담백하다고 할까.

“스스로 정직하길 원한다”는 그는 자신의 인생을 선택하는 데에는 주저함이 없었다. 세이는 초등학교 시절 가수 양파의 무대를 보고 감명을 받아 가수의 꿈을 키워왔다.

세이는 “가요 프로그램에서 ‘영어 가사로 부르는 가수’라고 소개하는 데 충격을 받았어요. 귀엽게 생긴 여고생인데 영어 가사로 노래를 너무 잘 하는 거 있죠. 오빠한테 테이프 사 달라고 해서 늘어지도록 들었어요”라고 말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일본어 공부를 열심히 해 일본어능력시험 2급에 합격한 뒤 잠시 일본어 교사를 꿈꾸기도 했다. 세이는 모 대학 관광학과에 입학했다 과감히 그만뒀다.

세이는 “대학에 가면 하고 싶은 공부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구요. 부모님께 ‘대학 안 가도 야무지게 내 갈 길 갈 수 있다. 엄마가 대신 살아줄 것 아니지 않느냐’는 말로 설득했죠”라고 말했다.

세이는 올초 1,200만 회원을 자랑하는 싸이월드의 송페스티벌에 참가해 양파의 를 불러 금상을 받았다. 마침 심사위원으로 나온 테이의 소속사 두리스타의 박행렬 대표의 눈에 띄어 가수로 전격 데뷔하게 됐다.

세이는 리플레이 출신의 고성진이 작곡한 를 처음 녹음하며 한 소절을 무려 두 시간이나 부를 정도로 긴장했다. 첫 방송 때도 마찬가지였다.

세이는 “‘방송이 뭐 떨리겠어?’라고 생각했는데, 비맞은 강아지처럼 마구 떨었어요. 첫 방송인 MBC 때는 ‘드디어 무대에 섰구나’라는 생각에, SBS 때는 커다란 제 사진을 보고 리허설 때부터 (감정이) 마구 올라오는 거에요”라며 이내 눈물을 글썽거렸다.

시종일관 웃으며 밝게 말했지만 사실 자신의 꿈을 위해 어려운 선택을 해 봤던 만큼 ‘세이’라는 이름이 더욱 소중할 터였다.

세이는 여전히 라디오 대기실에서 “세이씨!”라고 부르거나 가요 프로그램 대기실 앞에 ‘세이’라고 쓰인 종이를 보면 어색하다고 했다.

세이는 진지한 표정으로 “양파 선배님 같은 가수가 되겠다고 꿈을 키워왔잖아요. 사춘기 시절 공부 스트레스를 풀어줬던 노래처럼요. 저도 가수로 충실히 연습해 누군가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세이는 자신의 말을 끝내더니 “꿈과 희망? 어머머. 저, 디즈니랜드 모델처럼 이야기한 거죠?”라며 소리내어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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