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보컬 트레이닝… 日서 라이브 무대

“섹시한 여성 댄스그룹이라고요?”

여성 4인조 그룹 천상지희가 그룹명을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로 바꿨다. 섹시 대신 우아를 강조했다. 굳이 발음조차 어렵고 긴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로 바꾼 이유가 궁금했다.

“기존에 선보인 노래 ‘부메랑’ ‘더클럽’ 등을 부를 때 춤을 많이 췄더니 섹시 여자 그룹으로 각인이 됐어요. 하지만 댄스 그룹으로 여기면 섭섭해요.

누구에게도 결코 뒤지지 않는 가창력을 지녔다고 생각해요. 멤버 네 명이 조화를 이루는 팀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은총’ ‘우아함’ 등 뜻을 지닌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로 바꿨답니다.”

천상지희가 이름을 바꾸면서 멤버들의 이름도 달라졌다. 희열다나는 ‘다나 더 그레이스’로,상미린아는 ‘린아 더 그레이스’로,지성선데이는 ‘선데이 더 그레이스’로, 천무스테파니는 ‘스테파니 더 그레이스’로 각각 ‘개명’했다.

이름이 너무 길다고 고개를 저었더니 멤버들이 호탕하게 웃는다. 이들은 “천상지희의 색깔이 확 바뀌었다는 것만 기억해주세요. 이름은 그냥 평소대로 불러주시면 돼요”라고 입을 모은다.

천상지희는 최근 발매된 새 앨범 ‘열정’(My Everything)에서 자신들의 말처럼 멤버들의 조화를 드러냈다.

타이틀곡인 발라드 ‘열정’에서 아카펠라 그룹 못지 않게 각자 목소리의 아름다움을 펼쳐내고 있다. 첫 방송에서 흰색의 긴 드레스로 그동안 보여준 도발적인 섹시 의상과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천상지희가 가창 실력을 기른 데는 일본 활동이 큰 도움이 됐다. 일본에서 4장의 싱글을 내놓고 일본 지방을 돌며 라이브 무대를 가졌다.

일본 에이벡스 소속 가수들이 함께 서는 대규모 콘서트인 ‘에이네이션’에 참여했다. 한국에서 선보인 ‘부메랑’ ‘더클럽’의 일본어 버전도 선보였고, 레게곡 ‘juicy LOVE’로 음악적인 변신도 시도했다.

“일본에서 춤추며 라이브를 많이 한 덕분에 폐활량이 늘었어요. 1년 여간 쉬지 않고 보컬 트레이닝도 받았어요. 더 이상 섹시 가수라고 부르지 마세요.”

천상지희는 이번 앨범을 통해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스테파니의 춤이 동영상으로 인터넷을 떠돌 만큼 섹시한 댄스 가수로만 바라보던 시선이 많이 달라졌다.

‘열정’은 외국 작곡가 토레슨 젠슨이 작곡한 팝 스타일의 R&B 발라드다. 소속사 SM 엔터테인먼트에서 특별히 아껴둔 곡이었다. 윤상이 만든 펑크 ‘The Final Sentence’, 조지 마이클의 히트곡을 리메이크한 ‘Faith’ 등 음악적인 완성도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S.E.S, 핑클, 쥬얼리 등 여성 그룹들이 해체하거나 활동을 중단한 시기에 독보적인 여성 그룹이 되고 싶은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천상지희는 “여성 그룹들이 상대적으로 주춤한 요즘, 남다른 그룹이 되고 싶어요. 가창파 여성 그룹들과 함께 여성 그룹을 이끌어가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천상지희는 검은 색의 도발적인 미니 스커트로 살짝 단정한 여인의 면모를 드러내고 있다. 섹시함과 가창력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이들의 욕심이 팬들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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