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싱글 '엄마...엄마!'로 돌아와

짧은 머리카락은 여전하다. 리아(본명 김재원·31)가 변하지 않은 밝은 웃음과 경쾌한 모습으로 대중 앞에 나타났다.

꼭 10년전 보헤미안의 매력을 가득 담은 '유토피아'를 부르며 등장한 리아가 5집을 발표한 후 활동을 멈춘지 3년만이다. 그 사이 공군 전투기 비행사 최을렬씨와 결혼해 '신분'은 달라졌지만 외모는 변한 게 없다.

"모습을 바꿀 수가 없어요. 짧은 머리카락이 정말 좋거든요. 그리고 머리카락을 짧게 자르면 행운도 따라요."

결혼 뒤 어깨에 닿을 만큼 머리카락을 길렀지만 지난해 11월 새 음반을 준비하며 또 다시 싹뚝 잘랐다. 그러자 마침 부른 드라마 '하늘이시여' 주제곡 '내 가슴에게 미안해'는 소위 대박이 났다. 감정에 호소하는 리아의 목소리가 드라마 흥행 요인 중 하나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머리카락을 자른 뒤 찾아온 이 행운은 오랜만에 새 음반을 내놓은 리아에게 큰 힘이 됐다.

5집 실패 뒤 음반 시장 악화 활동 제약

리아는 3년간 종적을 감췄다.

"5집이 망했어요(웃음). 소속사 사장님이 결제도 해주지 않았고 한 마디로 회사에서 의지가 없었죠. 계약서가 문제 되더라도 그 회사에 있으면 큰일 나겠다 싶어서 관뒀죠."

5집 활동을 끝으로 새 둥지를 찾았지만 때 마침 불어닥친 음반 시장 불황으로 음악 활동은 여의치 않았다. 당시 옆에서 든든한 힘이 돼준 지금의 남편과 2003년 결혼했고 지금은 남편이 중등비행 훈련과정 교관으로 근무 중인 경남 사천에 살고 있다.

"음식은 정말 잘한다"는 리아는 '내조'에 자신있다며 남편 자랑에 열을 올렸다.

"군인은 순수하고 순진하고 성실해요. 군대 안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좋아요. 저는 정직하고 악의가 없는 사람과 결혼하고 싶었어요. 조건을 따지고 싶지도 않았요. 솔직히 대한민국 연예인 중에서 군인과 결혼한 사람은 저 뿐일걸요(웃음)."

행복한 결혼 생활을 보내고 있지만 타의에 의해 떠날 수밖에 없던 가수란 직업에는 아쉬움이 컸다. 마음껏 음악활동을 할 음반사를 꾸준히 찾았고 노력 끝에 경영과 제작에서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곳을 만나 6집에 앞서 싱글 '엄마...엄마!'를 발표했다.

정규 앨범 발표를 앞두고 굳이 싱글을 내놓은 이유와 제목 '엄마...엄마!'의 의미가 궁금했다.

"세상 모든 엄마에게 드리고 싶은 선물이에요. 결혼하며 엄마의 존재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어요. 사실 월드컵 기간이라 망한다고 (발매를)말리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고집을 부렸죠. 달라는 환경에서 시행착오를 겪는다는 각오로 싱글 발표를 추진했어요."

리아는 "결과는 성공적"이라며 만족한다. 언론사를 직접 찾아가 CD를 돌리며 홍보할 정도로 열성을 보인 덕분에 곳곳에서 러브콜이 이어지는 중. 이에 보답하듯 지방도 마다하지 않고 직접 찾아다닌다.

올 가을쯤 6집 발표

물론 앨범의 주인공인 리아의 어머니도 만족하고 있단다. 1971년 경희대 비서학과를 졸업했을 정도로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그의 어머니는 졸업 직후 모 신문 산악특파원이던 아버지를 만나 결혼했다. 보헤미안적 기질이 다분해 네팔과 인도를 비롯해 세계 곳곳을 누빈 아버지 덕분에 마음 고생이 심했던 어머니께 드린 노래 선물이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낸 것.

싱글로 오랜만에 존재를 알린 리아는 올 가을쯤 6집을 발표할 계획이다. "어설픈 사랑 노래보다 가슴 속 이야기를 꺼내 놓을 수 있는 노래로 완성할 것"이란다.

가을까지는 3~4개월이 남았다. "몸이 간지러워 못 참겠다"는 리아는 그 사이 베트남으로 배낭여행을 떠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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