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입에 담지 못할 모욕적인 말과 폭언이 있었다.”

김사니 IBK 기업은행 감독대행은 서남원 전 감독으로부터 폭언을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 폭언의 수위가 어느수준인지 밝히지 않았다. 그나마 밝힌 것이 “모두가 있는 곳에서 ‘김사니 대답안해?’”였다.

반면 서남원 감독은 "폭언과 모욕의 정확한 내용이 무엇이냐"고 반문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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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불편한 말, 그리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내가 듣기 싫은 말을 들어야 할 때도 있다. 나도 자존심이 있고 어느 집 귀한 자식인데 말이다.

그러나 그게 사회생활이다. 물론 쌍욕을 듣고 인격 모욕적인, 선을 넘는 발언은 용납할 수 없다. 하지만 나보다 경력, 나이도 많은 사람에게 소위 말해 ‘깨지고’, 부딪치는게 사회생활이다.

입에 담지 못할 욕이나, 인격 모욕적인 말은 없었다는 서 감독의 말을 믿는다면 모든 직장인들이 김사니 감독대행이 말하는 기업은행식 ‘폭언’을 듣고 산다고 봐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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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하면 인기프로그램이었던 ‘무한도전’의 사회생활 콩트였던 ‘무한상사’에서 상사의 폭언이나 비위에 얼굴 변하지 않고 맞추는 모습이 씁쓸한 웃음을 주며 크게 화제가 됐을까. 이외에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회사 상사의 비위를 맞추는 소재는 수없이 많았다. 그만큼 사회생활을 하는 일반인들에게 익숙하고 당연한 소재인 것이다.

게다가 감독으로서 말 안듣는 선수, 혹은 코치가 있으면 강하게 말해 다그치는 것도 지도의 방식 중 하나다. 이 경우 당연히 싫은 소리, 나쁜 말이 나갈 수밖에 없다. 마냥 좋다고만 할게 아니라 채찍을 줄때는 주고, 당근을 줄때는 주면서 ‘원팀’으로 이끌어야 좋은 팀을 만드는 것은 불멸의 진리다.

심지어 정말 ‘폭언’ 혹은 욕설을 들어도 쉽게 그만두지 못하는게 직장인들의 삶이다. 가정이 있고, 부양해야할 가족이 있기에 상사의 선을 넘는 발언에도 어쩔 수 없이 직장생활을 한다. 오죽하면 '양복 안주머니에 사직서를 품고 출근한다'는 말이 있을까.

은퇴 후 풍파를 겪은 한 체육인이 이번 기업은행 사태를 보고 “코치나 선수가 굶어보지 않고 아쉬운게 없어서 저런다”고 말하는 이유다. 당장 연봉 2억 7000만원을 주는 직장을 마음대로 이탈했다가 다시 들어갔다가 이탈하는 직장인이 몇이나 될까. 심지어 그 선수는 임의해지에 동의한다고 했다가 말을 바꾸며 구단이 얼마나 일을 못하는지 공개망신까지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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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감독은 1967년생, 김사니는 1981년생, 조송화는 1993년생이다. 서 감독이 말을 할 때 조송화가 대꾸도 하지 않았다는 것은 명백한 팩트로 밝혀진 상황이다. 그 누가 26년 어린 딸뻘이 뭘 물어봐도 대답을 안하는데 화나지 않을 사람이 어딨을까. 그리고 김사니는 14년 많은 선배가 후배들 앞에서 자신에게 화를 냈다고 “내가 쌓은 업적이 있는데”라며 서 감독과 말로 푸는 것을 포기했다.

단순히 감독-코치-선수를 떠나 인간적으로 기분 나쁘고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서남원 감독에게 벌어진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폭언이 있었는지 밝혀지지 않는다면 김사니 코치가 주장하는 ‘폭언’은 일반인들은 매일같이 회사에서 듣는 말밖에 되지 않는다.

직장인들은 다 그렇게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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