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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A매치를 하러갔다 일주일만에 무려 10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특히 조현우 등 인기 선수들이 확진되자 국내 여론은 "평가전일뿐인데 왜 경기를 강행하느냐"며 싸늘하게 변했다.

축구대표팀의 유럽 원정 A매치는 2경기를 했다는 것을 제외하곤 잃은 것이 너무나도 많다.

  • ⓒ대한축구협회
▶집합 일주일만에 10명 확진

축구대표팀은 15일(이하 한국시각)과 17일 각각 열리는 멕시코와 카타르전을 위해 오스트리아에 모였다. 코로나19로 인해 국내에서 A매치가 불가능하기에(원정팀 2주자가격리) 유럽에서 A매치를 계획했고 8일 국내에서 1진이 출발했다. 손흥민(토트넘), 이강인(발렌시아) 등 유럽파들이 속속 합류했고 FA컵 결승전을 치른 울산과 전북 현대 선수들이 가세했다.

모두 모인 것은 12일. 그러나 하루만에 속보가 전해졌다. 조현우(대구), 권창훈(프라이부르크), 이동준(부산), 황인범(루빈카잔)이 코로나19에 확진됐고 스태프 1명 역시 확진자로 판명됐다. 여기에 경기 직전 발표된 2번째 검사에서는 김문환(부산)과 나상호(성남)가 추가확진됐다.

멕시코전을 2-3으로 패한 이후 카타르전을 앞두고 가진 코로나19 검사에서는 또 다른 스태프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여기에 카타르전 이후 출국전 검사에서는 황희찬(라이프치히)과 스태프 1명이 확진됐다. 이로써 무려 10명(선수 7명, 직원 3명)이 코로나19에 양성반응을 보인 집단감염이 일어났다.

축구협회는 내과의도 동행시키고 나름 방역을 철저히 한다고 했지만 방역에 실패했다. 집단감염은 선수단 사기는 물론 고국에서 지켜보는 국민들에게도 큰 걱정을 안겼다. 카타르전을 2-1로 승리했지만 A매치 내내 경기보다 코로나19 이슈가 더 관심을 받으며 주객전도가 되고 말았다.

▶어쩌다 집단확진 됐나… 쏟아진 비난

A매치 경기를 위해 모였다가 확진자가 나온 건 한국만의 일이 아니다. 지난달에는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이번에는 파나마 선수 2명, 이집트의 모하메드 살라 등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

하지만 한국처럼 10명의 집단감염이 일어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렇기에 해외에서도 한국의 집단감염이 더 비중있게 보도되기도 했다.

대한축구협회는 “현지 동행한 내과의는 잠복기를 가진 코로나19 확진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다. 현지에서 방역은 철저했기 때문에 비행기 안에서 등 다른 가능성을 보지만 깜깜이 감염이라 알 수 없다”고 전했다.

  • ⓒ대한축구협회
하지만 대표팀이 머물던 시간에 인구 900만명밖에 안되는 오스트리아의 하루 확진자 숫자가 1만명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현지 감염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

첫 검사에서 5명의 확진자가 나와 자가격리 조치를 했음에도 계속해서 확진자가 나온 것은 잠복기를 거친 감염이라고 확신하기엔 쉽지 않은 부분이기도 하다.

또 축구협회가 많은 비난을 받은 것은 확진가 속출하는 가운데 경기를 강행했다는 점이다. 축구협회의 해명대로 철저한 방역에도 확진자가 나오는 코로나19의 일반적인 감염경로에 비춰볼 때 불가항력적인 요소를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지만 이미 7명의 확진자가 나온 상황에서도 굳이 경기를 진행했어야했느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축구협회는 “코로나19 감염 사실을 알렸는데도 상대가 경기를 강행하자는데 취소를 결정하기란 쉽지 않다. 국제적인 관계에서의 신의, 금전적 문제도 포함되어 있다”고 답했지만 신의가 선수들의 건강보다 우선일 수는 없다.

게다가 멕시코전과 카타르전이 끝난 뒤 경기 진행에 관여했던 축구협회 직원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는 사실만으로도 경기 강행이 과연 옳은 판단이었는지 의구심을 낳을 수밖에 없다.

▶그 피해는?

일단 확진자들과 그 가족들의 건강에 대한 우려, 걱정이 가장 크다. 축구협회 직원 3명의 경우 ‘산재’를 당한 것이 됐다. 선수는 몸을 쓰는 직업의 특성상 코로나19의 후유증이 워낙 다양하기에 추후 선수생활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가늠키 어렵다.

당장 시즌이 끝나지 않은 조현우의 소속팀 울산과 권창훈의 프라이부르크, 황인범의 루빈 카잔이 가장 큰 문제다. 울산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일정을 남겨둔 상황에서 주전 골키퍼가 이탈하게 됐다.

울산의 나머지 골키퍼들은 올시즌 K리그 출전이 단 1초도 없었다. 울산은 가뜩이나 두 번의 준우승(리그-FA컵) 이후 명예회복이 필요한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한 골키퍼로 경기를 해야하는 부담을 떠안게 됐다.

FC서울과 울산 현대 역시 챔피언스리그에 나서야하지만 대표팀에 참가했던 선수들을 팀에 합류시키지 않고 한국으로 가 자가격리할 것을 명했다. 코로나19 위험이 큰 상황에서 무리하게 합류시켰다 팀에 피해가 가지 않게 하고 선수들 역시 자가격리가 더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독일 프라이부르크와 라이프치히도 서서히 출전시간을 늘려가던 권창훈과 황희찬이 확진됐기에 선수단 운용이 힘들어졌고 루빈 카잔은 황인범 영입 후 핵심선수로 활용하다 두 달만에 선수가 코로나19 확진자가 되어 돌아오게 됐다.

코로나19 위험이 워낙 컸기에 토트넘 훗스퍼는 경기가 끝나자마자 가장 먼저 전세기를 보내 손흥민을 영국으로 곧바로 공수해갔다. 그만큼 한국 축구대표팀에 대한 코로나19 걱정은 국제적으로도 민감한 이슈였다.

또한 정부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이송을 위해 ‘에어 앰뷸런스’를 보내기로 결정하면서 대한축구협회는 평가전을 하러갔다가 국민혈세인 세금까지 축냈다는 오명까지 뒤집어쓰게됐다.

  •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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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20/11/21 06: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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