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시점에서 어느덧 르브론 제임스(35·LA 레이커스)는 17번째 시즌을 앞두고 있는 노장이 됐다. 네 시즌의 MVP와 세 시즌의 파이널 MVP 이력을 갖고 있는 그에겐 정말 숱한 하이라이트와 이슈들이 지나쳐 갔다.

이미 드래프트 전부터 고등학생 신분이었던 제임스에겐 매체의 집중이 대단했었다. 그리고 2003년 NBA 드래프트 후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소속으로서 뛴 그의 활약에도 많은 조명이 향했다.

NBA 데뷔 경기가 본인의 생후 18년303일째에 있던 제임스는 그 기대만큼의 활약을 커리어 초반부터 보여줬다. 2003~04시즌 올해의 신인으로서 남긴 평균 20.9득점 5.5리바운드 5.9어시스트 기록부터가 일단 대단하다.

그리고 2003~04시즌 생후 19년88일째 일자에 남긴 41득점 경기, 그리고 바로 1년 후 2004~05시즌 생후 20년8일째에 남긴 56득점 경기 등 놀라운 활약들을 일찍부터 남겼다. 2년차까지 남긴 40득점 이상 경기들이 여섯 번이다.

그래도 결국 NBA 슈퍼스타의 활약은 플레이오프를 통해 남겨지고 기억된다. 이런 측면에서 NBA 팬들에게 제임스의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켰던 첫 플레이오프 활약은 무엇이었을까.

아무래도 2006~07시즌 플레이오프 컨퍼런스 파이널 5차전에서 나온 48득점 경기일 듯하다. 4년차의 경력에도 그 경기에서 제임스는 생후 22년152일째에 불과했다. 하지만 거의 오롯이 본인 혼자만의 힘으로 승리를 이끌어낸 인상의 활약을 보여줬다.

수비수들을 헤집고 끝내 림으로 떠오르는 무적 영웅의 모습을 보여주며 제임스는 2006~07시즌 플레이오프에서 커리어 최고의 경기들 중 하나를 남겼다. ⓒAFPBBNews = News1
또한 그 경기는 제임스 본인에게도, 클리블랜드 구단에게도 1970~71시즌 창단 이후 첫 NBA 파이널 진출을 이루도록 만든 결정적 계기이기도 했다. 그 상대는 2003~04시즌부터 리그에서 손꼽히는 강팀으로서 존재했던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였다.

그렇다면 그 어린 제임스는 얼마나 대단한 활약을 보여줬던 것일까.

▶제임스에게 쏠린 비중이 컸던 클리블랜드

제임스는 이미 신인 때부터 소속팀의 경기 당 득점 선두에 올랐고 현재까지도 선두 위치에서 내려와 본 적이 없다. 이를 바탕으로 현역 중 경기 당 득점 선두(27.16득점)에 올라 있다.

다만 제임스가 처음 있던 팀 클리블랜드는 제임스에게 여러모로 역할들이 집중된 경향이 보다 강했다. 이런 측면으로 인해 2010년 여름 제임스가 이적을 결정했던 것으로도 보인다.

2006~07시즌 평균 96.8득점을 기록한 클리블랜드에서 제임스는 27.4득점을 기록했다. 이다음이 래리 휴즈(14.9득점), 지드루나스 일가우스카스(11.9득점), 드류 구든(11.1득점)이 평균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또한 제임스는 평균 6어시스트 1.6스틸로도 각 부문 팀 내 선두에 올랐으며 6.7리바운드는 3위, 0.7블록은 2위에 올랐었다.

디트로이트와의 플레이오프 컨퍼런스 파이널 시리즈 동안에도 제임스에게 쏠린 비중은 대단했다. 평균 89.7득점을 기록한 클리블랜드 안에서 제임스는 25.7득점을 기록했고 이 외 두 자릿수 득점원은 다니엘 깁슨(13.5득점)과 일가우스카스(12.8득점)만이 있었다. 팀 내 3위의 평균 0.5블록을 제외하고 9.2리바운드 8.5어시스트 2.7스틸 모두 선두였다.

▶2연패 뒤의 2연승

50승32패(승률 61.0%)로 클리블랜드는 동부 컨퍼런스 2위에 오르며 플레이오프 2번 시드를 받았다. 다만 컨퍼런스 간 불균형이 심했던 당시 리그 전체에서는 7위였다. 컨퍼런스 1위 디트로이트는 53승29패(승률 64.6%)로 리그 4위였다.

2번 시드 클리블랜드는 1라운드에서 7번 시드 워싱턴 위저즈를 4연승 스윕으로 따돌렸고 2라운드에서 6번 시드 뉴저지 넷츠를 4승2패로 돌려보냈다. 여기까진 무난한 행진이었다.

대신 하위 시드로서 임한 컨퍼런스 파이널 시리즈에서는 원정 2연패로 시작했다. 두 경기 모두 각각 76-79, 3점차 패배로 패했는데 1차전에선 마지막 2분 동안, 2차전에선 마지막 1분10초 동안 클리블랜드가 무득점에 묶였다.

그래도 이후 득점의 활로가 먼저 트인 쪽은 클리블랜드였다. 3차전에서 88득점, 4차전에서 91득점을 올리며 각각 6점차 및 4점차 승리를 따냈다. 두 경기 모두 마지막 득점은 클리블랜드가 가져가며 디트로이트를 따돌렸다.

이때까지 제임스의 득점은 그렇게 폭발하지 않았다. 소속팀이 패한 1차전과 2차전에서 각각 40% 미만 야투율로 10득점 및 19득점에 그치기도 했다. 대신 3차전에서 57.1% 야투율의 32득점으로 달아올랐고 4차전에선 42.1% 야투율과 자유투 8구 성공으로 25득점을 올렸다.

현재에도 여전한 제임스의 우두머리 기질은 이미 어린 시절부터 나왔었다. ⓒAFPBBNews = News1
▶3쿼터까지 잠잠했다가 폭발한 제임스

5차전 최종 점수는 109-107로 끝났지만 양 팀의 100득점 돌파는 2차 연장이라는 상황이 만든 결과였다. 4쿼터까지는 양 팀 91점 동점으로 끝났다. 1쿼터 29득점을 올린 디트로이트, 2쿼터 28득점을 올린 클리블랜드였지만 나머지 쿼터들에선 양 팀 모두 득점에서 재미를 보진 못했다.

제임스도 3쿼터까진 그렇게 큰 활약이 아니었다. 물론 3쿼터까지 19득점은 NBA 선수에게 있어 제법 좋은 득점 페이스지만 12개의 야투를 실패하며 36.8% 야투율에 그쳤다. 대신 자유투는 5회 모두 성공시켰다.

3쿼터까지 다른 클리블랜드 선수들의 지원은 꽤 나왔다. 12득점의 일가우스카스, 9득점의 깁슨, 8득점의 휴즈, 7득점의 앤더슨 바레장, 각자 6득점씩의 구든과 사샤 파블로비치 등 고른 득점 기여가 나왔다. 이 동안 제임스가 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4쿼터부터 다른 클리블랜드 선수들이 조용해지기 시작했다. 제임스 외에 4쿼터에 야투를 성공시킨 클리블랜드 선수들엔 4득점의 일가우스카스와 각자 2득점씩의 바레장과 깁슨뿐이었다.

대신 제임스의 단독 공격이 활로를 뚫었다. 4쿼터 동안 6회의 야투 시도 중 근거리 점프슛 하나만 실패하며 제임스는 11득점을 올렸다. 레이업과 덩크 등 골밑 득점 6득점과 더불어 페인트 구역 밖 2점 점프슛과 3점슛 성공이 나왔다. 특히 클리블랜드의 마지막 4득점이 모두 제임스의 돌파 덩크들이었다.

다만 이 경기에서 자유투 4구를 실패하며 71.4% 성공률을 남긴 제임스는 4쿼터의 3회 기회 모두를 실패했다. 그런데 어쩌면 이로 인해 연장전의 드라마가 나온 것일 수 있다.

당시 컨퍼런스 파이널 5차전에서 고감도 점프슛 감각이 따라주지 못했더라면 제임스가 20대 초반 4년차에 NBA 파이널에 진출하는 일은 나오지 못했을 수 있다. ⓒAFPBBNews = News1
▶두 번의 연장전 팀의 득점 모두가 제임스의 손끝에서

2차 연장전까지 간 이 경기에서 클리블랜드는 각각의 연장전에서 9득점씩 올렸다. 그런데 이는 제임스가 9득점씩 올렸다는 말이 맞다. 모두 그가 올린 득점이기 때문이다.

1차 연장전 종료 쯤 에릭 스노우가 반대편 코트에서 던진 슈팅을 제외한 클리블랜드의 야투 시도 모두가 제임스의 손에서 나왔다. 그리고 2차 연장전에선 클리블랜드 9회의 야투 시도 중 제임스가 4회 시도해 4개 모두 성공시켰다. 파블로비치가 4회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고 바레장도 1회 레이업을 시도했지만 블록 당했다.

1차 연장전의 제임스는 림으로의 돌파에 집중했다. 이로써 자유투 6회를 얻어내 5구 성공시켰다. 그리고 덩크 한 번은 볼 없이 림으로 뛰어가며 받은 일가우스카스의 패스를 시원하게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이것이 4쿼터부터 경기 끝까지 22분 동안 클리블랜드에서 나온 유일한 어시스트였다.

이후 제임스의 득점은 먼 거리에서 나왔다. 1차 연장전 마지막 2득점이 페인트 구역 밖 미드레인지에서 나왔다. 이를 시작으로 2차 연장전 첫 7득점까지 3점슛 포함 4연속 야투 성공 모두가 바스켓으로부터 18피트(약 5.5m) 이상 거리에서 나왔다. 모두 드리블로 상대를 따돌리는 움직임 동안 나온 점프슛이었다.

종료 1분14초를 남기고 3점차 뒤진 경기를 동점으로 만든 제임스는 끝내 종료 2초를 남기고 자신의 외곽 1차 수비수와 골밑 도움 수비수를 제치며 돌파 레이업을 성공시켜 2점차 승리를 만들어냈다.

이렇게 제임스는 48득점을 올린 경기에서 4쿼터부터 29득점을 올렸다. 4쿼터 나온 클리블랜드의 39득점 중 다른 동료에게서 나온 득점은 4쿼터의 10득점이 전부다.

당시 5차전에서 디트로이트는 빅맨들인 크리스 웨버와 안토니오 맥다이스를 경기 후반 코트에 내보내지 못했다. 우선 맥다이스가 출전 4분여만에 퇴장을 당했고 웨버는 5파울로 파울 트러블에 시달렸다. 이로 인해 실질적인 빅맨은 라쉬드 월러스 혼자인 상태였다.

이런 상황과 더불어 그 경기에서 유독 달아오른 점프슛 감각이 제임스의 득점 폭발에 기폭제가 됐다. 2006~07시즌 동안 제임스는 바스켓으로부터 8피트(약 2.4m) 이상 거리에서 시도한 936회 야투 중 319개(34.1%)만 성공시켰다. 반면 이 경기에서는 8피트 이상 거리에서 21회 시도해 11개(52.3%) 성공시켰다.

이후 플레이오프 종료까지 제임스가 다시 폭발하진 못했다. 바로 뒤인 6차전 27.3% 야투율에 그치기도 했고 생애 첫 NBA 파이널 4경기 동안에도 최저 25.0%에서 최고 42.9% 사이의 야투율을 기록했다. 그래도 한창 때 신체 능력이 가장 좋을 때 제임스의 움직임이 어땠는지 볼 수 있는 자료로써 2006~07시즌 컨퍼런스 파이널은 좋은 참고가 된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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