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천=이재호 기자] 전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리그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와 메이저리그(MLB)가 대유튜브 시대에 합류했다.

EPL은 지난 8월 7일부터 본격적으로 영상 업로드를 시작해 유명 선수들의 하이라이트 영상과 명경기들로 인기를 끌고 있다.

또 MLB는 7월부터 매주 한경기씩 유튜브를 통해 라이브 무료 생중계를 시작했다. 9일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경기는 무려 330만회의 기록적인 조회수를 나타내기도 했다. 가히 ‘대박’이 났다.

포털사이트 검색보다 유튜브로 정보를 검색하는 숫자가 더 많다는 조사가 나올 정도로 전세계는 ‘유튜브 전성시대’다. 이런 유튜브 전성시대에 한국 스포츠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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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프로스포츠도 쉽지 않은 유튜브 구독자 확보

스포츠계에서도 시대 변화의 흐름을 느끼고 유튜브에 도전하지만 만만치 않다. 4대 프로스포츠는 모두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이지만 홍보가 미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나마 K리그는 4만 4000여명의 구독자로 4대 프로스포츠 중에서는 가장 많은 구독자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인 야구의 경우 KBO리그 구독자수는 고작 8000여명에 불과하다. 28만회를 기록했던 1년전 2018 올스타전 하이라이트 영상이 최고 조회수일 정도다.

한국프로농구연맹(KBL)역시 1만 6000여명의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것에 그치고 있고, 한국배구연맹(KOVO)는 약 3만여명의 구독자수를 보유하고 있다.

좋은 콘텐츠와 최고 인기 스포츠지만 유튜브 구독자수와 조회수의 큰 괴리가 있는 것은 포털 중심의 영상소비가 있을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홍보부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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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전설들의 의기투합… 촬영지 풍경은?

4대 프로스포츠조차 구독자와 조회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유튜브 시대에 돋보이는 채널이 있다. 바로 ‘지구방위대’ 등 인기 콘텐츠로 스포츠 팬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는 ‘터치플레이’. 구독자수 10만명으로 4대 프로스포츠 구독자수를 다 합쳐야 될 정도로 많다.

특히 군부대를 월드컵 영웅들이 직접 찾아가 군인들과 축구 시합을 붙고 게임, 족구 등을 즐기는 ‘지구방위대 시즌3:군대스리가’의 경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오직 유튜브 영상 제작을 위해 촬영일에는 선수를 제외하고 스태프들만 20명에 달한다. 카메라도 18대로 웬만한 예능 프로그램 촬영에 맞먹는다.

이천수(인천 전력강화실장) 최태욱(축구대표팀 코치) 현영민(JTBC 해설위원) 김태영(전 수원 코치) 설기현(성남 전력강화실장) 송종국(전 해설위원) 등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일군 멤버와 조원희(JTBC 해설위원) 김용대(김용대 GK아카데미) 김정우(대건고 감독) 김재성(SPOTV 해설위원) 등 A매치 총합이 485경기인 레전드들이 발 벗고 나섰기에 가능한 일이다.

취미로라도 축구를 즐기는 이들에게 ‘나 국가대표로 공차봤어’는 평생의 자랑이 된다. 그런 심리를 정확히 캐치해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레전드들이 모인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터치플레이 측은 “한 골씩 넣을 때마다 50만원씩 기부가 되고 이런 콘텐츠를 통해 축구 붐을 일으켜보자는 전설들의 마음이 모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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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스리가 전설들의 팀인 지구방위대의 주장인 이천수는 “나라를 위해 2년 가까이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는 군인들을 축구로 위로하자는 발상에 고개를 끄덕였다”며 바쁜 와중에도 꼭 참석하는 이유를 밝혔다.

매경기 접전이다. 아무리 축구계 전설이었다 할지라도 마흔을 넘은 선수들이 많고 상대는 20대 초중반의 생생한 군인들이다. 게다가 각 부대에서 가장 축구를 잘하는 20명 내외의 인원이 선발된다.

경기도 이천 항공작전사령부는 지구방위대와 맞붙을 선수선발을 위해 자체 오디션까지 펼쳤다. 이날 경기 후 한 병사는 “오디션에 붙기 위해 평소보다 더 몸상태를 최고로 만들었다. 군생활 중 큰 동기부여였다”며 “정말 영광이다. 언제 이런 축구계 전설들과 함께 차보겠나. 은퇴했지만 TV에서 봤던 실력은 녹슬지 않았더라”며 혀를 내둘렀다.

현영민 해설위원 역시 “현역시절 측면 수비수였는데 은퇴 후 여기서 측면 공격수로 포지션을 바꿨다”며 웃은뒤 “군인 선수들의 의욕이 엄청나다. 끝나면 우리도 즐겁고 함께한 군장병들도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땀 흘린 보람을 느낀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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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와 재미, 기부까지… 유튜브 전성시대에 길을 제시하다

인기와 재미는 유튜브 조회수로 증명된다. 진행중인 ‘지구방위대: 군대스리가’의 경우 총 조회수는 약 1000만에 달한다. 에피소드 평균 조회수가 50만인데 경기 조회수의 경우 100만 조회수를 훌쩍 넘는다. 에피소드당 유튜브 댓글은 1000여개에 달한다. 웬만한 포털사이트 인기 기사의 댓글도 1000개를 넘기 힘든 현실에 놀라운 수준이다.

게다가 현재 지구방위대 시즌3인데 시즌 1,2의 경우 누적 조회수는 약 4000만 클릭에 달한다. 가히 유튜브 대세다.

여기에 버거&치킨 전문기업 '맘스터치'의 후원을 받아 지구방위대 시즌1에서 2100만원, 시즌2에서 3000만원, 길거리 농구 프로젝트 ‘대농여지도’로 3000만원, ‘제기왕 이천수’를 통해 2500만원 등 누적 기부금만 1억원이 넘을 정도로 좋은 일을 위해 달리고 있다. 이번 역시 기부금은 3000만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히 축구를 하는 모습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족구, 게임, 토크 등을 곁들였기에 인기다. 무조건 스포츠로만 접근하는 것이 아닌 ‘스포테인먼트’로 유튜브라는 새로운 활로를 뚫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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