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괴물(Greek Freak) 야니스 아데토쿤보(25·밀워키 벅스)가 빠르게 엘리트 과정을 밟고 있다. 아직 한참 젊은 6년차임에도 시즌 MVP에 올랐다.

아데토쿤보는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각) 열린 NBA 시즌 시상식에서 MVP에 선정됐다. 전 시즌 MVP 제임스 하든과의 2파전 경쟁이 예상됐지만 1순위 투표에서 꽤 큰 우위를 보였다. 아데토쿤보가 78표, 하든이 23표를 받았고 또 한 명의 후보 폴 조지는 1순위 투표를 전혀 받지 못했다.

2시즌 연속 도전이기에 하든에게 불리한 점은 있었다. 하지만 역대 8위에 오른 평균 36.1득점의 맹활약은 충분히 투표인단의 마음을 끌 수 있었다. 그럼에도 리그 1위 팀 밀워키 벅스를 공수 양 진영의 탄탄한 활약으로 이끈 아데토쿤보의 활약이 그만큼 돋보였다는 뜻이다.

여전히 신인 시절의 순박한 표정이 남아 있는 아데토쿤보에게는 이번 여름 동안 무엇을 숙련해야 하는지 뚜렷한 과제를 받았다. ⓒAFPBBNews = News1
올시즌 아데토쿤보는 72경기 평균 32.8분 출전을 통해 27.7득점 12.5리바운드 5.9어시스트 1.3스틸 1.5블록을 기록했다. 득점-리바운드-어시스트 3부문에서 모두 커리어 최고를 남겼다.

현역 중 가장 많은 4시즌 MVP 수상 경력의 르브론 제임스는 생후 24년104일에 끝난 2008~09시즌에 생애 첫 MVP 수상을 거쳤다. 그리고 아데토쿤보는 생후 24년125일에 끝난 올시즌 커리어 첫 MVP 영예를 누렸다.

즉 2013년 그리스에서 건너와 2016~17시즌에 MIP를 거친 아데토쿤보의 성장세가 빠르다는 뜻이다. 그리고 4년차에 맞이한 생애 첫 올스타 선정부터 3연속 선발에 뽑히는 꽃길을 걷고 있다.

이번 시즌 올스타 주장이기도 했던 아데토쿤보는 이제 외국인 선수를 넘어 리그 최고의 선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막히면서 아직 성장의 과제를 받기도 했다.

이에 그간 아데토쿤보가 보여줬던 성과와 함께 더 전전하기 위한 과제를 살펴보기로 한다.

▶더 높아진 득점 효율성

올시즌 3점슛을 크게 활용한 밀워키의 공격 전략은 아데토쿤보의 존재를 통해 힘을 얻은 한편으로 아데토쿤보의 활동에도 도움을 줬다. 아데토쿤보가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넓혀줬기 때문이다.

아데토쿤보는 전 시즌에 비해 평균 출전시간이 36.7분에서 32.8분으로 줄었지만 득점은 26.9득점에서 27.7득점으로 늘었다. 야투시도가 18.7회에서 17.3회로 줄었음에도 야투율이 52.9%에서 57.8%로 현격히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는 2점 야투율 덕분이다. 55.4%에 64.1%로 훌쩍 상승했다. 바스켓으로부터 8피트(약 2.4m) 안쪽 정확도에서 66.8%에서 69.3%로 상승했을 뿐만 아니라 그 골밑 공격 시도 비중도 전체 야투 시도 중 57.8%에 69.9%로 증가했다.

이는 그의 주력 공격 경로인 돌파의 활용 빈도와 효율성의 증가에서도 볼 수 있다. 전 시즌 아데토쿤보는 경기 당 11회의 외곽 드리블 돌파를 감행했을 때 50.7%의 야투율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올시즌은 경기 당 12.5회 돌파에서 63.3%의 야투율을 기록했다.

이는 시즌 총 200회 이상의 돌파를 감행한 171명의 리그 선수들 중 가장 높은 돌파 야투율이다. 아데토쿤보 다음이 57.2%의 파스칼 시아캄으로서 꽤나 독보적인 정확도를 보여줬다.

아데토쿤보와 같은 날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한 마이크 부든홀저 감독이 새로 맡기 시작한 밀워키는 3점슛 활용에 큰 차이를 보여줬다. 전 시즌 경기 당 3점슛 성공 27위(8.8개)에서 2위(13.5개)로 뛰어 올랐다.

이 과정에서 아데토쿤보는 여러 동료들이 외곽에 포진하면서 열어준 공간의 혜택을 입었고 동시에 나머지 동료들은 아데토쿤보에게 수비수들이 쏠리는 혜택을 입었다.

6시즌 MVP에 빛나는 전설의 센터 카림 압둘자바는 아데토쿤보가 빅맨으로서 무엇을 숙련해야 하는지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 ⓒAFPBBNews = News1
▶최고의 페인트 구역 수비 팀의 주역

올시즌 밀워키가 달라진 점은 공격도 공격이지만 수비에서도 크게 나왔다. 페인트 구역을 좀체 열어주지 않은 팀이었다. 경기 당 페인트 구역 득점에서 밀워키는 전 시즌 7위(47.4득점)에서 3위(53.3득점)로 상승했다.

그런데 경기 당 페인트 구역 실점은 23위(47.3실점)에서 1위(42.2실점)로 도약했다. 상대방 팀들은 밀워키 상대로 제한 구역에서 가장 적은 경기 당 14.8개의 야투만 성공시킨 동시에 가장 낮은 58.0% 슈팅 정확도를 기록했다.

이런 최고의 골밑 수비가 나온 데에는 새로 영입한 주전 센터 브룩 로페즈의 힘도 컸다. 그리고 여기에 더 탄탄해진 몸을 가꿔 나온 아데토쿤보가 여전한 기동성을 통해 상대의 돌파를 방해한 공도 컸다.

2013년 그리스에서 막 건너온 신인 아데토쿤보는 88.9kg 체중이었다. 이에 비해 올시즌에는 근육 증가를 통해 109.8kg 체중으로 늘어났다. 이를 통해 상대 빅맨과의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게 됐고 리바운드 경쟁력도 높아졌다.

전 시즌 밀워키는 수비 리바운드 점유율에서 최하위 30위(70.9%)에 그쳤었다. 반면 올시즌은 유타 재즈(75.9%) 다음 2위(75.7%)로 도약했다.

올해의 수비수 영예는 2시즌 연속 유타의 센터 루디 고베어에게 돌아갔지만 아데토쿤보가 최종 후보 3인에 들게 됐던 이유가 이런 골밑 수비와 리바운드 경쟁력 덕분이다.

▶플레이오프의 슈퍼스타가 되기 위해 남은 과제

2016~17시즌의 러셀 웨스트브룩 포함 최근 3시즌의 MVP 모두 NBA 파이널 우승 경력이 없는 선수들이 됐다. 이 중 가장 어린 아데토쿤보는 아직 주역으로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 충분한 가능성을 남겨 놓고 있다.

이를 위해선 상대의 집중 견제를 떨굴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올시즌 플레이오프에서 아데토쿤보는 상대가 페인트 구역에 쳐 놓은 밀집 방어선에 고전한 경향이 있었다.

상대방 수비 앞에서 드리블을 멈췄을 때 아데토쿤보는 세련된 움직임을 추가할 필요성이 있다. ⓒAFPBBNews = News1
그 시작은 보스턴 셀틱스를 상대한 2라운드부터 나왔다. 이후 4연승을 올리긴 했지만 1차전에서 패했을 때 그는 33.3% 야투율에 그쳤다. 알 호포드를 필두로 보스턴은 그가 골밑에 침투할 때마다 집단적으로 견제를 펼쳤고 효과를 봤다.

또한 컨퍼런스 파이널의 상대 토론토 랩터스도 아데토쿤보에게 3인 이상의 집단 수비망을 짜는 데에 주저함을 가지지 않았다. 시즌 동안 포스트업 활용 비중이 다소 올라가긴 했지만 결국 플레이오프에서는 외곽 돌파에 의존한 아데토쿤보는 그 위력을 잃고 말았다.

반면 상대방 에이스이자 NBA 파이널 MVP에 오르기도 한 카와이 레너드는 아데토쿤보에게 무엇을 갈고 닦아야 하는지 힌트를 줬다. 드리블이 멈췄을 때 슛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는 시즌 동안 아데토쿤보도 이따금씩 보여준 능력이지만 압박이 올라가는 플레이오프에서는 활용을 못했다.

또한 과거 페인트 구역의 지배자 샤킬 오닐의 칭찬을 끌어냈을 정도로 올시즌 아데토쿤보의 페인트 구역 위력은 컸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도 상대 팀에 크게 상관없이 위력을 떨치기 위해선 상대를 등진 포스트업 움직임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동안 가드의 활동에 중점을 가져온 아데토쿤보는 올시즌 본인의 211cm 신장에 맞는 파워 포워드로서 큰 발전을 이룩했다. 다만 플레이오프에서는 그 발전을 제대로 실현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본인과 소속팀의 우승을 위해서는 여기에서의 껍질을 깰 필요가 있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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