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선수들이 놀라울 정도로 빨리 복귀했음에도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게 해답을 주지 못했다. 결국 에이스 포워드 케빈 듀란트(31)의 복귀만이 이들에게 솟아날 구멍을 제공해 줄 것인가.

골든스테이트는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각) NBA 파이널 4차전에서 토론토 랩터스에게 92-105로 패하며 홈 2연패를 기록했고 시리즈 1승3패의 궁지에 몰렸다. 이제 한 번만 더 지면 이들의 3연속 우승 꿈은 물거품처럼 사라지게 된다.

NBA 파이널 시리즈 역사에서 1승3패를 극복한 사례는 전에 유일했을 정도로 드물다. 그것도 공교롭게도 2015~16시즌 NBA 파이널 동안 골든스테이트 자신들이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에게 내준 3승4패 시리즈 역전패였다.

당시 그 시리즈에서는 수비의 핵심 드레이먼드 그린(21)의 1경기 징계 결장, 그리고 당시 주전 센터 앤드류 보것(35)의 부상 등 큰 변수들이 나오며 극적인 상황이 연출됐다. 즉 현재 골든스테이트에게도 뭔가 극적인 변수가 생겨야 하는데 앞선 플레이오프 11경기 동안 평균 34.2득점을 올렸던 듀란트의 복귀가 현실적인 답으로 보인다.

결국 이번 홈에서의 4차전 패배가 골든스테이트에게 치명적 타격으로 보인다. 햄스트링 부상을 겪고 있던 주전 슈팅 가드 클레이 탐슨(29)과 쇄골 골절 부상을 겪고 있던 벤치 센터 커본 루니(23)가 각자 3차전 한 경기만 쉬고 복귀했음에도 패했다.

토로토의 냉정한 승부사 카와이 레너드의 꾸준한 활약으로 인해 탐슨의 부상투혼이 있었음에도 골든스테이트의 수세는 바뀌지 않았다. ⓒAFPBBNews = News1
골든스테이트의 92득점은 이번 플레이오프 들어 이들의 가장 낮은 득점인 동시에 유일한 100득점 미만이었다. 이전의 가장 낮은 득점은 휴스턴 로켓츠 상대 2라운드 1차전의 104득점이었다.

그렇다면 탐슨과 루니의 복귀는 별 도움이 되지 못했던 것일까. NBA 파이널 전까지 듀란트 없이도 완전해 보였던 골든스테이트가 현재 고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라인업 대결

이번 플레이오프 22경기 내내 토론토는 카일 라우리(33)-대니 그린(32)-카와이 레너드(28)-파스칼 시아캄(25)-마크 가솔(34) 5인조를 선발로서 내세우고 있다. 다만 이번 NBA 파이널 4차전 동안에는 이 라인업이 코트에 선 10.8분 동안 0점차의 마진을 내며 큰 위력을 보여주진 못했다.

대신 토론토가 중점으로 사용한 라인업은 주전 라인업에 대니 그린 대신 프레드 밴블릿(25)을 투입한 5인조였다. 가장 많은 15.1분 동안 코트를 공유하며 4점차의 흑자를 냈다. 그리고 가장 큰 흑자는 벤치 인원들이 주를 이룬 5인조였다. 밴블릿-노먼 파월(26)-대니 그린-레너드-서지 이바카(30) 5인조는 3.3분 동안 8점차의 마진을 냈다.

한편 골든스테이트도 선발 라인업의 유지 시간이 짧았다. 스테픈 커리(31)-탐슨-안드레 이궈달라(35)-드레이먼드 그린(29)-드마커스 커즌스(29) 5인조가 팁 오프 때 나섰지만 9.8분 공유에 그쳤다. 센터 커즌스가 공수 양 진영에서 큰 힘을 쓰지 못하며 14분48초 출전에 그친 것이 컸다.

대신 루니가 20분24초, 보것이 10분47초를 뛰며 주요 경합 시간에 참여했다. 커리-탐슨-이궈달라-드레이먼드 그린-보것 5인조는 8.5분 동안 7점차의 흑자를 내며 큰 효과를 내기도 했다. 그리고 가장 많은 10.6분을 공유한 커리-탐슨-이궈달라-드레이먼드 그린-루니 5인조는 -3점차의 적자를 냈다.

▶탐슨과 루니의 복귀는 도움이 되지 못한 것일까

골든스테이트는 하필 이 두 명이 무리하다 싶을 정도로 빨리 복귀한 경기에서 이번 플레이오프 자신들의 최저 득점을 기록했기 때문에 아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탐슨과 루니는 평소 자신들의 할 바를 다했고 이들이 없었더라면 더욱 무너질 판이었다.

61.1% 야투율로 팀 내 최고 28득점을 올린 탐슨은 10회의 3점슛 시도 중 6개를 성공시켰고 3점 라인 안에서도 8회 중 5개(62.5%)를 성공시키는 등 위력적인 득점력을 선보였다. 햄스트링은 허벅지 뒤쪽 근육으로써 이곳이 손상당하면 슈팅 밸런스에 악영향을 주는데 탐슨에게는 미치지 않고 있는 듯하다.

골든스테이트는 이번 4차전에서 29.6% 3점슛 성공률을 기록했다. 탐슨의 6개 3점슛 성공 외에 3점슛을 성공시킨 동료는 2개의 커리뿐이다. 탐슨과 커리를 제외한 골든스테이트 선수들은 총 8회를 시도해 모두 실패했다. 그리고 커리도 9회 중 2개(22.2)만 성공시켰다.

사실 탐슨의 복귀보다 놀라운 것이 루니의 복귀였다. 쇄골이 손상당해 아예 시리즈 아웃으로 전망됐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4차전 루니는 팀 센터들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뛰며 평소 보여줬던 에너지를 유감없이 뿜어냈다. 62.5% 야투율의 10득점 모두 컷인과 자리싸움을 통해 나왔다.

반면 나머지 벤치 인원들은 큰 실망을 남겼다. 숀 리빙스턴(34)은 야투 3회 시도 중 2개를 성공시키는 등 6득점을 올렸지만 수비에서 도움이 되지 못하며 코트 위에 있는 동안 팀에서 가장 큰 -14점차의 적자를 냈다. 또 다른 벤치 가드 퀸 쿡(26)은 5개 야투 모두 실패하며 무득점에 그쳤다.

이번 NBA 파이널 시리즈에서 벤치 가드 밴블릿의 커리 상대 수비는 큰 이슈가 될 만큼 효과를 내고 있다. ⓒAFPBBNews = News1
▶듀란트 없이도 스윕으로 통과했던 지구결승과 다른 점은

4차전 동안 골든스테이트는 이번 플레이오프 들어 1라운드 2차전과 공동으로 가장 높은 속공 32득점을 올렸다. 빠르게 밀어붙일수록 좋다는 판단에 골든스테이트는 역습에 많은 신경을 썼다.

팀의 주력 플레이메이커 드레이먼드 그린이 본인의 이번 플레이오프 공동 최고 12어시스트를 기록한 데에도 속공에 주안점을 둔 것이 컸다. 하지만 그럼에도 92득점에 그쳤다는 것은 이들이 하프코트 공격에서 큰 난관을 거쳤다는 뜻이다.

결국 토론토의 수비가 그만큼 좋다는 뜻이다. 사실 슈팅 정확도에서 4차전 동안 야투율 44.9%의 골든스테이트가 41.9%의 토론토보다 좋았다. 하지만 11턴오버의 토론토에 비해 골든스테이트는 19턴오버를 범하며 스스로 무너진 모습을 보여줬다. 물론 자유투 1구만 실패한 토론토에 비해 7구를 실패한 탓도 어느 정도 있긴 했다.

그리고 3차전에 45.2% 야투율로 본인의 플레이오프 최고 기록인 47득점을 올렸던 커리지만 4차전에는 40.9% 야투율의 27득점으로 만족해야 했다. 시리즈 중 유일하게 하루만 쉬고 치른 경기에다 토론토의 적극적인 접촉 수비가 영향을 미쳤다.

커리는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를 상대한 컨퍼런스 파이널 시리즈 4경기 동안 46.9% 야투율 및 42.6% 3점슛 성공률을 통해 평균 36.5득점을 올렸다. 36득점 2경기, 37득점 2경기였다.

이에 비해 토론토 상대의 NBA 파이널 시리즈에서는 현재까지 4경기 동안 42.0% 야투율 및 35.7% 3점슛 성공률로 평균 32.8득점을 올리고 있다. 현재까지 플레이오프 20경기 동안 44.5% 야투율 및 38.4% 3점슛 성공률의 평균 28.4득점에 비해 득점 양은 늘었지만 효율성은 줄은 모습이다.

여기엔 밴블릿을 위시로 토론토의 집요한 수비가 한몫하고 있다. 경기 당 33포제션으로 현재까지 밴블릿은 커리 앞에 가장 많이 서며 효과를 내고 있어 주전과 다름없는 위상을 보여주고 있다.

커리는 밴블릿 앞에서 총 26회의 야투를 시도해 8개(30.8%)만 성공시켰다. 그리고 그 다음 많은 경기 당 18.8포제션을 상대하는 대니 그린 앞에서는 38.9% 야투율을 기록 중이다.

토론토는 비록 패했지만 2차전 막판 ‘박스 앤드 원(Box and one)’이라는 아마추어 무대에서 사용하곤 하는 지역 방어를 꺼내들었고 현재까지도 이따금씩 쓰고 있다. 한 명, 주로 밴블릿이 커리에게 대인 수비를 붙은 한편으로 나머지 4명은 3점 라인 안에서 박스 형태, 4각 형태로 지역 방어를 선다.

탐슨이 빠져 있는 시간 동안 별다른 슈터가 없는 골든스테이트의 약점을 파고드는 변칙 수비 전략이다. 그리고 이는 효과를 내고 있다.

4차전 3쿼터 동안 골든스테이트가 33.3% 야투율로 21득점에 그치는 동안 토론토는 52.2% 야투율로 37득점을 올려 승부를 뒤집었다. ⓒAFPBBNews = News1
▶구단 역사 첫 우승에 한 발짝만 남은 토론토

상대방의 인원 손실로 큰 이익을 보고 있긴 하지만 토론토가 현재 NBA 파이널 동안 보여주고 있는 집중력도 대단하다 볼 수 있다.

단편적으로 파이널 시리즈 동안 토론토의 자유투 성공률이 90.3%다. 3차전 및 4차전에서는 관중의 온갖 방해 작전이 펼쳐지는 원정임에도 2경기 연속 1구씩만 실패했다.

골든스테이트의 협력 수비에 1,2차전 다소 고전을 치렀던 레너드는 오히려 원정 3,4차전에서 줄곧 50.0% 야투율 이상으로 30득점 이상씩 올리고 있다. 이번 4차전의 36득점 동안 나온 레너드의 모습은 냉정한 승부사 그 자체였다. 경기 분위기에 상관없이 꾸준히 골든스테이트에게 피해를 줬다.

대니 그린은 10회의 3점슛 중 6개 성공으로 18득점을 올렸던 3차전과 달리 4차전에서는 4쿼터에야 처음이자 유일한 야투 성공으로 3득점을 올렸지만 3스틸 등 수비에서 힘을 발휘했다.

그리고 주전 가드 라우리는 25.0% 야투율에 그치며 득점원으로서는 불합격이었지만 볼 핸들러로서는 만점 활약을 펼쳤다. 특히 승부를 뒤엎은 후반전 동안 주로 시아캄과의 픽앤롤을 통해 많은 득점 기회를 창출해냈다.

여기에 치아가 빠지는 부상까지 입으며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커리 수비에 큰 공을 세운 밴블릿과 75.0% 야투율로 20득점을 올리며 역전에 크게 일조한 벤치 빅맨 이바카도 크게 기여했다.

토론토에서 시작했던 인물들과 새로 들어온 인물들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면서 토론토는 올시즌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토론토 상대로 다시 5차전 원정길에 오른 골든스테이트가 꺼내들 카드는 사실상 듀란트의 복귀만 남은 듯하다.

특히 수비 대응에 상관없이 득점을 올리기 시작하고 있는 레너드에 맞상대할 수 있는 인물은 현재 듀란트 외에 딱히 없는 편이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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