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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명석 기자] 6월 2일. 전 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이 단 한 경기장으로 쏠린다. 그리고 그 중심에 손흥민(27·토트넘 홋스퍼)이 선다.

‘별들의 전쟁’으로 불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의 올 시즌 마지막 무대가 내달 2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각) 펼쳐진다. 대진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속한 토트넘 홋스퍼와 리버풀, 전장은 스페인 마드리드 완다 메트로폴리타노다.

손흥민도 출격을 준비 중이다.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해 올 시즌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손흥민의 결승전 출전은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별들이 펼치는 마지막 무대의 한 가운데, 손흥민도 팀의 에이스로서 누비게 되는 것이다.

한국인 선수가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를 밟는 건 2011년 박지성(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후 8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다. 나아가 손흥민은 이번 무대를 통해 박지성도 이뤄내지 못했던 ‘새 역사’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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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2억 명이 시청하는 '꿈의 무대'

챔피언스리그는 UEFA가 주관하는 ‘최상위’ 클럽대항전이다.

출전 자격부터 까다롭다. EPL이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등에서 전 시즌 4위 안에 들어야만 출전할 수 있다. 32개 팀이 본선에 출전해 조별리그를 치르고, 16강 토너먼트를 치러 우승팀을 가리는 방식이다.

내로라하는 강팀들, 그리고 세계적인 선수들이 실력을 겨루는 대회여서 별들의 전쟁으로 표현된다. 유럽 무대를 누비는 선수들에겐 단 한 번이라도 밟고 싶은 꿈의 무대이기도 하다.

축구팬들에게는 ‘축제’의 장이기도 하다. 2010년 처음 1억 명을 넘어선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시청자수는 어느덧 2억 명(이상 UEFA 추정)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무대에 손흥민이 당당하게 주연으로 오르는 것이다.

상금 규모 역시 ‘꿈의 무대’답다. 우승팀에겐 무려 1900만 유로(약 253억원)의 상금이 주어지는데, 이는 앞선 4강이나 8강 진출 수당 등과는 별개로 받는 액수다.

만약 토트넘이 정상에 오르면 조별리그 승리·무승부 수당 등을 모두 더해 7345만 유로, 무려 1000억원 가까운 수익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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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맨시티전 골, 가치를 매길 수 없다”

토트넘이 사상 첫 챔피언스리그 4강을 넘어 결승 무대에 다다를 수 있었던 데에는 단연 손흥민의 활약이 컸다. 결승전 역시 손흥민이 출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손흥민은 조별리그부터 아약스(네덜란드)와의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까지 팀이 치른 12경기 중 무려 11경기에 출전했다. 경고누적 징계로 경기에 나설 수 없었던 아약스와의 4강 1차전 경기가 유일하게 뛰지 못했던 경기였다.

조별리그에서는 6경기에 나서 1개의 도움을 올리는데 그쳤다. 그러나 손흥민의 진가는 토너먼트 이후부터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와의 16강 1차전에서 팀의 3-0 이끄는 결승골을 쏘아올린 것이 신호탄이었다.

백미는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와의 8강전이었다. 손흥민이 전 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은 무대이기도 했다. 맨시티는 올 시즌 EPL, FA컵 등 잉글랜드내 3개 대회를 모두 석권한 팀이다.

당시 손흥민은 맨시티와의 1차전 홈경기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이어 팀의 핵심 공격수인 해리 케인이 부상으로 결장한 2차전 원정경기에서도 전반 7분과 10분 잇따라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의 2골에도 불구하고 토트넘은 2차전에서 3-4로 졌다. 그러나 합산스코어에서 4-4 동률을 이뤘고, 원정 다득점 규정에 의해 맨시티를 제치고 4강에 올랐다.

맨시티를 무너뜨린 4골 중 3골이 손흥민의 몫이었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손흥민이 맨시티전서 터뜨린 골에 대해 “가치를 매길 수 없는 득점”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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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그리고 한국축구의 ‘새 역사’ 도전

손흥민은 9일 아약스와의 4강 2차전을 끝으로 오직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만을 준비 중이다. 20일이 넘는 달콤한 휴식 후 치르는 올 시즌 최후의 결전이 될 무대다.

전 세계 축구팬들의 시선이 한 곳으로 모이는 경기, 별들의 전쟁이나 꿈의 무대 등 화려한 수식어가 붙는 마지막 90분을 장식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이미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앞두고 여러 현지 언론들이 선보이고 경기 포스터에는 손흥민의 얼굴이 빼놓지 않고 포함돼 있다.

그동안 유럽이나 남미 등 세계적인 축구스타들의 전유물이나 다름없던 무대에, 아시아 국적의 선수가 중심에 서 있는 셈이다.

UEFA는 손흥민이 결승전에서 팀의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케인이 결승전 출전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지만, 손흥민이 자리를 빼앗길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하다.

자연스레 시선은 손흥민이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어떠한 활약’을 펼칠 지에 쏠린다. 앞서 출전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웠던 박지성 사례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만약 손흥민이 출전해 토트넘의 우승을 이끈다면 결승전에 출전해 빅이어(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까지 들어올린 새 역사를 쓰게 된다. 박지성은 두 차례 결승전에 출전했지만 우승과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여기에 손흥민이 결승전에서 골까지 터뜨린다면 이 역시 최초의 사례로 남는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챔피언스리그는 물론 아시아, 한국축구 역사에 손흥민의 이름이 거듭 쓰이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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