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20승31패(승률 39.2%)에 있던 팀을 두고 플레이오프 진출을 예상하기란 쉽지 않다. 더욱이 6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던 팀이라면 그런 예상 자체가 어렵기 마련이다.

하지만 올랜도 매직이 해냈다. 올랜도는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각) 보스턴 셀틱스 원정 경기를 116-108로 승리해내며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었다. 3연승을 통해 8일 현재 41승40패(승률 50.6%)가 된 올랜도는 동부 컨퍼런스에서 7번째 포스트 진출 팀이 됐다.

올랜도의 최근 10경기 전적이 8승2패로, 단 1경기만을 남긴 시즌 막판 질주가 무섭다. 8일 현재 올랜도보다 좋은 최근 10경기 전적의 동부 컨퍼런스 팀은 없다. 3월26일까지는 6연승을 달리기도 했다.

벤치 가드지만 경기 최고 26득점을 올린 테렌스 로스와 24득점을 올린 주전 가드 에반 포니에가 서로 껴안으며 플레이오프 진출을 자축했다. ⓒAFPBBNews = News1
최근 한 달 안에 나왔던 6연승과 3연승 안에 일정의 덕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그 9승 중 6승이 8일 현재 리그 22위 이하의 팀들을 상대로 나왔다. 하지만 컨퍼런스 3위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와 4위 보스턴, 그리고 플레이오프 진출 경쟁 팀 마이애미 히트를 상대로 거둔 승리들이었다.

즉 올랜도의 플레이오프 진출은 넘어야 할 산은 넘어내며 거둔 성과다. 그리고 20승31패의 비관적인 성적을 보여줬던 1월말 이후 보여준 21승9패의 강력한 질주도 현재의 올랜도를 과소평가하지 말아야 할 근거다.

올랜도는 올스타 센터 드와이트 하워드가 마지막으로 있던 2011~12시즌 뒤로 플레이오프와 인연이 없었다. 그간 드래프트 상위 픽을 자주 행사하기도 했지만 뚜렷한 중심인물을 찾아내지 못했다. 이랬던 올랜도가 올시즌 달라진 점은 무엇일까.

▶실패한 카드 버리기

사실 결과론적으로 올랜도가 선수 옥석 가리기에 있어 좋았던 편은 아니다. 2013년 드래프트 2순위 빅터 올라디포와 2016년 11순위 도만타스 사보니스는 결국 인디애나 페이서스에서 활짝 꽃을 피웠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서만큼은 올랜도가 자신들의 전력에 대해 나름 좋은 진단과 처방을 내린 듯 보인다. 2015년 드래프트 5순위로서 뽑혔지만 실망만을 남긴 마리오 헤조니아와 2018년 여름 헤어졌고 벤치 멤버로서 힘을 쓰지 못하던 조나단 시먼스와도 2월 트레이드를 통해 헤어졌다.

이런 인원들이 나간 자리를 년차가 적은 선수들이 잘 채워주며 올랜도는 주전과 벤치의 위력을 전보다 강화시킬 수 있었다.

▶올스타의 탄생

올시즌 올랜도에서 가장 눈에 띈 인물은 역시 생애 첫 올스타에 선정된 8년차 센터 니콜라 부체비치(29)다. 부체비치는 2011~12시즌 하워드 이후 올랜도의 처음이자 유일한 올스타가 됐다.

51.8% 야투율로 평균 20.8득점 12리바운드 3.8어시스트 1스틸 1.1블록을 기록 중인 부체비치는 공격 진영에서 더 정확하고 강력한 득점력을 보여주는 한편으로 수비 진영에서의 위력도 더욱 증가시켰다.

현지 최대 매체 ESPN이 사용하는 리얼 플러스-마이너스는 한 선수가 코트 위에 있는 동안 평균의 선수 대비 팀의 100포제션 당 득실점 변화를 체크한다. 여기에는 같은 시간 뛰는 동료와 상대방이 미치는 변수를 최대한 줄이는 과정이 들어간다.

이를 통해 본 부체비치의 수비 진영 영향력은 리그 8위(3.45)에 올라 있다. 전 시즌의 24위(2.50) 수비 진영 RPM 순위에서 큰 상승을 거뒀다. 그리고 공격 진영 RPM은 지난 시즌 리그 159위(-0.27)에서 올시즌 49위(1.73)로 부쩍 상승했다.

▶벤치와의 조화를 통한 경기력 증가

2월1일부터 올랜도가 21승9패를 기록하는 동안 모든 부문에서 상승을 봤다. 공격에서도 수비에서도 이들의 각 부문 숫자는 모두 향상을 가리켰다. 슈팅, 턴오버, 리바운드, 자유투 등 농구의 승패를 가르는 4대 요소에서 모두 숫자가 상승했다.

여기에는 주전들의 실적 상승도 컸다. 슈팅 가드 에반 포니에(27)의 위력 증가와 함께 2년차 포워드 조나단 아이직(22)도 더 활발한 경기 참여를 통해 완전한 주전으로서 인정을 받았다.

그리고 포인트 가드 DJ 어거스틴(32)과 포워드 애런 고든(24)은 개인 공격수로서 숫자는 크게 뛰지 않았어도 공격과 수비에서 본인들의 움직임으로 더욱 좋은 영향력을 미쳤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진 것이 벤치의 지원이다. 팀내 평균 득점 4위(14.9득점)의 테렌스 로스(28)에 더해 웨스 이원두(25)의 젊은 에너지가 힘을 발휘해줬다.

최근에는 마이크 카터윌리엄스(28)가 흥미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휴스턴 로켓츠에서 실망스런 모습을 보이다 트레이드를 통해 시카고 불스로 옮긴 후 방출된 카터윌리엄스는 10일 계약을 통해 들어왔다. 그런데 올랜도에서는 꽤 좋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개인 공격수로서는 여전히 썩 좋지 못하다. 11경기 동안 31.6% 야투율로 평균 5.2득점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드리블 움직임을 통해 팀의 공격에 윤활유가 되는 동시에 198cm 신장 가드로서 수비에서도 힘을 더해주고 있다. 이런 활약을 통해 시즌 종료까지 팀과 함께 하게 됐다.

NBA닷컴에 따르면 올랜도는 1월30일까지 100포제션 당 105.5득점 및 109.2실점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2월1일부터는 100포제션 당 111.9득점 및 104.3실점을 기록 중이다.

▶가능성 있는 젊음을 유지할 수 있을까

최근 컨퍼런스에서 가장 뜨거운 팀이지만 올랜도가 플레이오프에서 컨퍼런스 상위 팀들 중 하나를 만나 큰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저마다 슈퍼스타들이 있는 상위 팀들에 비해 올랜도에는 부체비치만이 올스타로서의 위력을 보여줘 왔다.

그리고 부체비치의 계약이 올시즌을 끝으로 종료된다. 때문에 올랜도 입장에서는 부체비치와 어떤 과정을 거칠지 매우 중요해졌다. 별다른 스타와 계약할 가능성이 없다면 부체비치는 이들에게 매우 중요한 선수가 된다. 특히 부체비치의 센터라는 포지션은 그 중요성이 더 크다.

한편 2018년 드래프트 6순위로서 큰 가능성을 기대 받은 유망주 모하메드 밤바(21)는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던 중 다리 골절 부상으로 인해 2월부터 코트에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 선수가 다음 시즌 어떤 선수로서 나타날지도 중요해졌다.

그래도 어쨌든 이번 플레이오프는 부체비치를 포함해 젊은 선수들이 얼마나 보여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포니에, 고든, 로스, 아이직 등 주요 출전 선수들 모두 한창의 20대 나이에 있다. 이들이 얼마나 동력을 보여줄 수 있는지는 올시즌 플레이오프와 함께 미래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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