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버저비터가 나오면서 샬럿 호넷츠에게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은 아직 꺼지지 않게 됐다. 다만 앞으로도 이들에게 이번과 같은 기적들이 또 따라줘야 하는 조건이 붙는다.

샬럿은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각) 토론토 랩터스 상대 원정 경기에서 115-114로 승리했다. 1점차로 끝난 이 경기의 끝에는 정말 기적과 같은 버저비터가 나왔다. 하프라인 너머에서 던진 볼이 종료 버저와 함께 높은 포물선을 그린 뒤 백보드에 굴절되며 림으로 빨려 들어갔다.

벤치 가드 제레미 램(27)이 바스켓으로부터 48피트(약 14.6m) 떨어진 거리에서 던진 이 결승 버저비터는 최근 20년 안에 2번째로 가장 긴 비거리의 결승 버저비터다. 최장 기록은 2010~11시즌 12월 타이릭 에반스의 49피트(약 14.9m) 거리 결승 버저비터였다.

거리도 거리지만 그 버저비터가 나온 과정도 정말 들어가리라 예상하기 힘들었다. 램이 인바운드 패스를 받던 중 상대 수비수 파스칼 시아캄의 손에 굴절돼 하프라인 뒤로 넘어간 볼을 급히 회수해 거의 냅다 던지다시피 띄운 슈팅 시도였다.

한 달 전부터 벤치 역할로 내려왔지만 램이 올시즌 팀의 운명에 큰 변수가 될 만한 기적의 활약을 선사했다. ⓒAFPBBNews = News1
게다가 샬럿은 램의 버저비터가 나오기 전까지 마지막 7분이 넘는 시간 동안 3득점에 그쳐 있었다. 이 탓에 95-83, 12점차 리드로 시작했던 4쿼터였지만 맹렬한 추격을 받으며 종료 45초를 남기고 카와이 레너드의 점프슛으로 역전을 허용했다.

이런 막판 위기의 상황은 현재 샬럿의 시즌 일정 흐름과도 비슷하다. 25일 현재 34승39패(승률 46.6%)의 샬럿은 동부 컨퍼런스 10위로서 플레이오프 진출 문턱 8위 팀과 2경기차 뒤져 있다.

이번의 짜릿한 승리로 샬럿이 3연승을 이뤘지만 1경기차 앞 9위의 올랜도 매직도 4연승을 이루고 있고 8위 마이애미 히트는 고란 드라기치의 복귀 합류 덕분에 최근 10경기 7승3패의 약진을 이루고 있다.

즉 샬럿의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은 꺼지지 않았을 뿐이지 희망적으로 볼 수는 없다. 2월초 26승26패 이후로 5할 승률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샬럿의 부족한 점은 무엇일까. 앞으로 샬럿이 약진을 보일 가능성은 있을까. 플레이오프 진출이 무산되더라도 샬럿의 미래에는 희망의 빛줄기가 있을까.

▶에이스 가드의 위력을 살리지 못한 팀 공수 균형

25일 경기에서 켐바 워커(29)는 17회의 야투 시도 중 3개(28.6%)만 성공시키는 부진을 보이며 15득점에 그쳤다. 대신 최근 선발로 올라선 2년차 가드 드웨인 베이컨(24)의 20득점과 1년차 포워드 마일스 브리지스(21)의 16득점이 큰 보탬이 됐다.

그래도 결국 샬럿의 공격은 워커가 이끌어줘야 한다. 마침 본인에게 올시즌 최다인 13어시스트를 올린 워커는 베이컨과 브리지스에게도 좋은 패스를 연결해 주기도 했다.

6년차부터 시작해 올시즌까지 3시즌 연속 올스타에 선정된 워커는 이번 시즌 처음으로 선발로서 선정되는 영예까지 누렸다. 커리어 최고인 평균 25득점과 함께 샬럿의 공격에 있어 거의 유일한 동력원으로서 기여하고 있는 모습이 인정을 받았다.

42.6% 야투율로 평균 25득점 5.8어시스트 4.4리바운드 1.3스틸을 기록 중인 워커는 개인 기록도 높은 편이지만 그가 있을 때에 샬럿의 공격이 가장 잘 돌아간다. 혼자의 힘으로 가장 많은 일을 낼 수 있는 선수가 포인트 가드 워커이기 때문이다.

NBA닷컴에 따르면 샬럿은 올시즌 3529분 동안 100포제션 당 110.3득점으로 공격지표 리그 13위에 올라 있다. 그리고 단 한 경기도 빠지지 않고 가장 많은 2542분을 뛴 워커가 코트 위에 있는 동안에는 100포제션 당 110.9득점을 올렸다. 이는 모든 샬럿 인원들 중 최고의 숫자다.

반면 샬럿을 끌어내린 숫자는 수비지표다. 100포제션 당 111.3실점으로 리그 22위다. 주요 센터들이 저마다 20경기 이상 결장하면서 팀의 수비에 안정성이 결여된 시즌을 보내야 했다.

▶서부 컨퍼런스에 약한 팀에게 남겨진 힘든 일정

샬럿의 이번 시즌 동부 컨퍼런스 팀 상대 전적은 26승22패(승률 54.2%)로 좋은 편이다. 동부 컨퍼런스 안에서 7위의 컨퍼런스 상대 전적이다.

하지만 서부 컨퍼런스 상대의 8승17패(승률 32.0%) 전적은 동부 컨퍼런스 팀들 중 12위에 그치는 약한 면모다. 그런데 이런 팀에게 앞으로 5경기 연속 서부 컨퍼런스 상대 경기들이 배정돼 있다.

오는 27일 샌안토니오 스퍼스 상대 홈경기를 치르고 나면 30일부터 4연속 서부 원정길에 오른다. 현재까지 샬럿의 서부 팀 상대 원정 전적은 3승8패(승률 27.3%)에 그쳐 있다.

즉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에 있어 큰 기로가 될 앞으로의 일정 동안 샬럿에게는 이전까지의 경향과 크게 다른 성과를 내야 하는 과제가 있다. 가능성, 확률의 측면에서는 어려운 과제다.

이번 토론토전을 제외하면 워커가 부진할 때 거의 필패 분위기이기 때문에 앞으로 워커의 분전이 계속 필요하다. ⓒAFPBBNews = News1
최근 샬럿은 베테랑들이 빠지면서 적은 년차의 선수들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6년차 코디 젤러(27)가 7경기 연속, 7년차 마이클 키드길크리스트(26)가 3경기 연속, 11년차 니콜라 바툼(31)이 2경기 연속 결장 중이다.

그런데 최근의 3연승은 2월3일 2연승 이후로 연승이 한 번도 없었던 샬럿에게 꽤나 신선한 기류다. 2월6일부터 이달 20일까지 샬럿은 연승 없이 줄곧 2연패 및 3연패 등을 겪으며 5승13패에 그쳤다.

어쩌면 앞서 언급한 베이컨과 브리지스 같은 젊은 선수들이 베테랑들의 빈자리를 채우며 새로운 에너지를 제공하고 있는 것일 수 있다. 그렇다면 혹여 샬럿이 올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더라도 그 이후 빛을 볼 가능성은 있을까.

▶워커의 행방이 큰 변수가 될 오프시즌

샬럿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든 못하든 올시즌이 마지막 계약 년도인 워커가 프리 에이전트가 되는 것에는 변화가 없다. 2011년 NBA 드래프트 9순위로 뽑힌 뒤 줄곧 샬럿에서 뛴 워커지만 보금자리를 옮길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2015~16시즌부터 시작되는 계약 연장에 2014년 10월 사인했던 워커는 4년 동안 총 4800만 달러(약 544억원), 시즌마다 동일하게 1200만 달러(약 137억원)를 받고 있다. 즉 NBA 스타들 기준에서는 비교적 꽤 적은 샐러리를 받고 있다.

이런 워커에게 가장 큰 액수를 줄 수 있는 팀이 원 소속팀 샬럿이지만 2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에다 2004~05시즌부터 단 3시즌 플레이오프 진출 성공, 그것도 매번 1라운드에서 멈췄던 팀이기에 매력이 없어 보일 가능성이 크다.

현재 샬럿에는 평균 25득점의 워커를 제외하면 15.2득점의 램이 최고 득점자다. 그런데 이번 기적의 버저비터를 성공시킨 램이기도 하지만 2월말부터 벤치로 내려와 있다. 나머지 평균 두 자릿수 득점자들인 마빈 윌리엄스(10.3득점)와 코디 젤러(10.1득점)도 전면에 나서는 유형이 아니다.

즉 현재 워커를 제외한 베테랑들 중에는 팀을 이끌고 나갈 스타가 없다 볼 수 있다. 팀 내 최고 샐러리 2400만 달러(약 272억원)를 받고 있는 바툼은 플레이어 옵션이 있는 2020~21시즌까지 계약이 이어지지만 그 기량을 크게 잃어가고 있다.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해 드래프트 로터리 추첨에 참여한다 해도 25일 현재 리그 19위의 샬럿에게 높은 드래프트 픽 순위가 주어질 가능성은 매우 희미하다. 즉 샬럿에게 당분간 도약의 기회는 주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측면에서 워커의 잔류 가능성을 보기 위해 플레이오프 진출은 중요할 수 있다. 과연 25일 경기에서 나온 버저비터처럼 샬럿이 시즌 막판 짜릿한 기쁨을 맞이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 꽤 기적 같은 일들이 벌어지냐에 따라 갈릴 것이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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