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최하위 팀에게 진 타격은 LA 레이커스에게 정말 컸다. 이로써 레이커스의 올시즌 플레이오프 진출 희망은 바람 앞의 등불과도 같아졌다.

레이커스는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각) 피닉스 선즈에게 109-118로 패했다. 양 팀 모두 바로 전날에 경기를 치른 동일한 힘든 조건이었지만 홈에서 싸운 피닉스의 기세가 더 좋았다.

1승을 챙겼어도 피닉스는 3일 현재 13승51패(승률 20.3%)로 리그 최하위이며 3일 경기 전까지 2할 승률에도 닿지 못했던 최약체다. 2월26일 1승을 건지기 전까지는 6주가 넘는 기간 동안 17연패에 빠지기도 했던 팀이다.

실제 르브론 제임스(35)의 16년차 커리어 중 이번의 패배는 시즌 25경기 이상 진행 이후 가장 낮은 성적의 팀에게 당한 패배였다. 그리고 이번의 패배로 13시즌 연속 플레이오프에 나서 왔던 제임스를 포스트시즌에 보지 못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4쿼터 초반 19점차까지 뒤졌던 경기를 제임스가 한 번의 3점 플레이와 3점슛 성공, 그리고 3점슛으로 이어진 어시스트로 5점차까지 좁혀냈지만 끝내 다시 벌어지고 말았다. ⓒAFPBBNews = News1
2연패를 당해 3일 현재 30승33패(승률 47.6%)의 레이커스는 플레이오프 진출 문턱 8위 팀과 이제 4.5경기차로 더 벌어지게 됐다. 앞으로 19경기가 남은 현재 서부 컨퍼런스 10위 레이커스가 자신들 앞의 두 팀을 제치기엔 여러모로 쉽지 않은 조건이다.

단 한 번의 결장이 없던 제임스가 경기 중 허벅지 안쪽 부상을 당했던 12월26일 경기까지 레이커스는 20승14패(승률 58.8%)를 기록했었다. 반면 그 다음 제임스가 17경기 연속 결장하는 동안에는 6승11패(승률 35.3%)를 기록했다.

그런데 제임스가 복귀한 2월1일 경기 이후로도 썩 나아지지 못했다. 복귀 이후 제임스가 출전한 11경기 동안 4승7패(승률 36.4%), 연속 결장 중이던 기간에 비해 가시적인 반등을 이루지 못했다.

최근 10경기 전적도 3승7패인 레이커스가 이렇게 계속해서 헤매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앞으로의 나머지 일정은 이들에게 어떤 길을 제공할 것인가.

▶제임스의 위력이 약해진 것일까

레이커스에서 가장 많은 출전 시간과 득점 기회를 가지고 가장 풍성한 득점을 기록하는 제임스의 위치는 예나 지금이나 다름없다.

올시즌 현재 평균 35.5분 출전에 경기 당 19.4회 야투 시도 및 7.6회 자유투 시도로 27득점을 올리고 있는 제임스는 부상 전까지 34경기 동안 34.7분 출전에 19.3회의 야투와 7.8회 자유투 시도로 27.3득점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부상 복귀 이후 11경기 동안엔 평균 38.2분 출전에 경기 당 19.8회의 야투와 7회의 자유투 시도로 26.1득점을 기록 중이다.

숫자의 크기는 크게 다르지 않은 한편 슈팅 정확도에서 살짝 하락이 왔다. 3일 현재 시즌 야투율이 51.0%, 자유투 성공률이 66.9%인 한편 부상 전까지 51.8% 야투율 및 68.2% 자유투 성공률이라면 부상 복귀 이후로는 48.6% 야투율 및 62.3% 자유투 성공률이다.

3일 피닉스전에서 제임스는 경기 종료 47초 전 5점차 뒤진 상황에서 자유투 2구를 모두 실패해 아쉬움을 샀다. 종료 5분 안에 5점차 이내의 클러치 상황에서 제임스의 자유투 성공률은 부상 전까지 71.4%였다가 부상 복귀 이후 57.1%로 크게 떨어졌다.

▶제임스와 함께 하는 팀의 공격 진영 성과는 상승

즉 제임스 개인의 위력은 부상 전보다 떨어진 것이 맞다. 하지만 제임스가 코트 위에 있는 동안 레이커스의 공격 진영 숫자는 오히려 더 좋아졌다.

NBA닷컴에 따르면 올시즌 3044분 동안 100포제션 당 107.6득점을 기록 중인 레이커스는 제임스가 뛴 1598분 동안 108.3득점을 올렸다. 그의 부상 전까지를 보자면 1637분 동안 100포제션 당 108.8득점을 올린 레이커스는 제임스가 뛴 1178분 동안 107.7득점을 올렸다.

이에 비해 부상 복귀 후에는 581분 동안 100포제션 당 108.2득점을 올린 레이커스는 제임스가 뛴 420분 동안 110.2득점을 올렸다. 부상 전까지 제임스가 뛰는 동안 팀 야투율이 48.7%였다면 부상 복귀 이후의 팀 야투율은 49.2%다. 제임스가 코트 위에 있을 때 팀 3점슛 성공률은 33.1%에서 36.0%로 상승했다.

이는 제임스의 어시스트 상승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부상 전까지 제임스가 평균 7.1어시스트였다면 부상 복귀 이후로는 10.9어시스트다. 즉 제임스 개인 기록의 소폭 하락 대신 그가 뛰는 동안 팀의 공격진영 성과는 더 좋아졌다.

2일 밀워키 벅스전에서 첫 야투 9개를 연속으로 성공시키는 등 브랜든 잉그램이 최근 부쩍 좋아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승리는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AFPBBNews = News1
▶크게 무너진 수비 숫자

제임스 복귀 이후 레이커스 입장에서 안 좋아진 숫자는 공격 쪽이 아닌 수비 쪽이다. 그것도 곤두박질 수준으로 떨어졌다.

3일 현재 레이커스는 100포제션 당 108.9실점으로 리그 13위의 수비지표를 기록 중이다. 이정도면 훌륭하진 않더라도 괜찮은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 레이커스의 모습은 저런 괜찮은 수비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제임스의 부상 전 기간, 부상 공백 기간, 복귀 이후의 기간으로 나눠 레이커스의 공격지표와 수비지표를 보면 다음과 같다.

제임스 복귀 이후 레이커스가 기록 중인 수비지표 116.7은 3일 현재 수비지표 리그 30위(116.4)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보다도 안 좋다. 즉 최근의 레이커스는 리그 최악의 수비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부상 복귀 이후 제임스가 뛴 420분 동안 레이커스는 100포제션 당 111.9실점을 기록했다. 이전 어느 때보다 좋지 못한 팀 수비지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제임스가 벤치에 있는 동안 레이커스는 100포제션 당 124.7실점의 최악의 숫자를 기록했다.

▶쉽지 않은 나머지 일정

레이커스의 시즌 나머지 19경기 안에는 3일 현재 승률 5할 이상 팀들과의 대진이 12경기나 배정돼 있다. 이는 리그에서 덴버 너겟츠 및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와 더불어 가장 많은 승률 5할 이상 팀 상대 잔여 일정 수다.

그리고 이 중 3일 현재 승률 6할 이상의 팀들 상대 경기가 7경기다. 이런 조건에서 레이커스가 자신들 앞의 두 팀을 추월하기에는 일단 힘들어 보인다.

최근 레이커스에서는 3년차 브랜든 잉그램(22)의 활약이 돋보이고 있다. 올스타 휴식기 이후 최소 23득점 이상을 올리며 6경기 동안 57.0% 야투율로 평균 27.8득점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잉그램이 이토록 활약한 6경기 동안 레이커스의 성적은 2승4패다. 아이러니하게도 잉그램의 시즌 최고 득점 4경기에서 레이커스는 전패를 기록하기도 했다.

백코트 수비에 있어 큰 존재감을 보여 왔던 2년차 론조 볼(22)이 발목 부상으로 인해 1월22일 이후 16경기 연속 결장 중이며 골멍 회복을 위해 앞으로도 공백 기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즉 현재 레이커스의 문제인 수비가 크게 개선되리라 장담하기 힘들다.

레이커스에게 앞으로의 경기 하나 하나가 중요하겠지만 바로 다음인 오는 5일 LA 클리퍼스전은 정말 중요하다. 바로 현재 컨퍼런스 8위 팀이 35승29패(승률 54.7%)의 클리퍼스이기 때문이다. 여기에서도 만약 패하게 된다면 치명적이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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