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로켓츠 팀에게도, 제임스 하든(30) 개인에게도 해피엔딩이 나왔다. 역사적인 연속 기록이 멈춘 날이지만 팀의 승리로 마무리 지었기 때문이다.

휴스턴이 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각) 애틀랜타 호크스를 맞이해 119-111로 승리했을 때, 하든은 28득점으로 마감했다. 팀 내 최다 득점이었지만 단 2득점이 모자라며 30득점 이상 연속 기록을 지난 32경기로 마쳐야 했다.

그래도 정말 기나긴 여정이었다. 12월13일 LA 레이커스전의 50득점에서 시작해 다시 또 이달 21일 레이커스를 만나 30득점을 올리며 연속 32경기가 채워졌다. 두 달이 넘는 기간이다.

특유의 스텝 백 3점슛 등 수비수에게 큰 고민거리를 안겨주는 득점원 하든이 역사적인 득점 관력 기록을 남겼다. ⓒAFPBBNews = News1
30득점 이상 연속 32경기는 역대 2번째로 긴 기록이다. 가장 길었던 기록은 1961~62시즌 11월 초부터 2월 말까지 이어졌던 윌트 체임벌린의 연속 65경기다. 해당 시즌 평균 50.4득점을 올렸던 체임벌린은 2경기를 제외한 78경기에서 모두 30득점 이상씩 올렸다.

단 한 경기만을 제외하고 48분 모두, 심지어 3차 연장까지 갔을 때는 63분까지 뛰었던 체임벌린의 시대가 아닌, 리그에서 가장 오래 뛰는 선수가 평균 37.4분의 하든인 시대에서 이런 기록이 나왔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이에 하든의 30득점 이상 연속 32경기의 여정에 대해 몇 가지 각도로 조명해보고자 한다.

▶평균 37.4득점 시즌의 41.1득점 구간

아직 휴스턴에게 22경기가 남아 있지만 올시즌 득점왕은 25일 현재 평균 36.3득점의 하든이 차지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2위 폴 조지(28.7득점)와의 차이도 크고 평균 36.3득점 자체가 역대 8위에 해당하는 고득점이다.

현재 하든의 평균 득점보다 높은 숫자로 시즌을 마감했던 선수들은 총 3명뿐이다. 평균 50.4득점의 1위부터 시작해 3위까지, 그리고 또 5위와 7위에 오른 시즌을 보낸 체임벌린, 4위 1961~62시즌 엘진 베일러(38.3득점), 6위 1986~87시즌 마이클 조던(37.1득점)이다.

이렇게 역사적인 득점 기록을 남길 페이스에 있는 하든에게 최근의 30득점 이상 연속 행진은 큰 몫을 차지한다. 무려 평균 41.1득점을 기록한 기간이기 때문이다. 이 중 18경기에 걸쳐 40득점 이상을 기록했던 하든이다.

올시즌 현재까지 하든의 득점 관련 각종 기록들을 30득점 이상 연속 32 경기 기간과 나머지 기간으로 구분해 보면 다음과 같다.

야투가 부진하더라도 하든에게는 자유투라는 특효 처방이 있다. ⓒAFPBBNews = News1
▶팀 공격 기회 중 41.1% 사용

25일 현재 하든은 올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경기 당 24.3회 야투 시도와 11.5회 자유투 시도를 갖고 있다. 이는 1990년대 이후, 즉 1989~90시즌 이후 역사에서 7번째로 많은 야투 시도와 5번째로 많은 자유투 시도다.

이렇게 많은 득점 기회를 가지고 있는 하든은 경기 당 5.4턴오버도 범하고 있기 때문에 휴스턴의 공격 기회 종료 중 매우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야투 및 자유투 시도 또는 턴오버를 통해 코트 위에 있는 시간 동안 팀의 공격 기회를 사용하는 비중에서 하든은 큰 숫자를 기록 중이다.

이를 유시지 퍼센티지(Usage percentage, 이하 USG%)라고 하며 NBA닷컴에 따르면 25일 현재 하든은 39.1%를 기록하며 리그 선두에 있다. 평균 20분 이상 출전 선수들 중 하든 다음이 32.1%의 조엘 엠비드일 정도로 하든은 리그 스타들 중에서도 유독 높은 USG%를 기록 중이다.

평균 20분 이상 출전을 기록한 역대 선수들 중 가장 큰 USG%는 2016~17시즌 러셀 웨스트브룩의 40.0%였다. 그리고 이다음이 올시즌 현재 하든의 39.1%다. 그다음은 2005~06시즌 평균 35.4득점을 기록했던 코비 브라이언트의 37.7%다.

한편 경기 당 38.4분 출전하며 27.2회 야투 및 12.8회 자유투 시도와 5.3턴오버를 기록했던 30득점 이상 연속 32경기 기간 동안 하든은 휴스턴의 공격 기회 중 무려 41.1%를 사용했다. 즉 2016~17시즌 웨스트브룩보다도 더욱 집중된 공격 가담 지분을 가진 셈이다.

▶높은 득점 효율성이 동반된 고득점 행진

놀라운 것은 이렇게 높은 USG%를 가지면서 하든이 보여준 득점 효율성이다. 일반 야투율 계산에서 3점 야투 성공에 1.5의 가중치를 주고 자유투 시도에 0.44의 비중을 줘 추가시킨 트루 슈팅 퍼센티지(이하 TS%) 계산법에서 하든은 25일 현재 61.9%를 기록 중이다.

이는 경기 당 20분 이상 출전, USG% 25% 이상의 리그 선수들 중 5위의 TS%다. 하든 앞에는 스테픈 커리(65.8%), 야니스 아데토쿤보(64.0%), 케빈 듀란트(62.9%), 칼앤써니 타운스(62.0%)뿐이다.

그리고 41.1%의 USG%를 기록했던 30득점 이상 연속 32경기 동안에는 62.6%의 TS%를 기록했다. 경기 당 5.7개의 3점슛을 37.1%의 적중률로 성공시켰고 11.5구의 자유투를 89.3% 적중률로 성공시키면서 크나큰 효율성의 숫자를 기록했다.

기록에 대한 부담은 없어진 현재 마이크 댄토니 감독과 하든은 높은 플레이오프 성과를 위해 새로운 접근방식을 택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AFPBBNews = News1
▶21승11패

하든이 32경기 연속으로 30득점 이상 올리는 동안 휴스턴은 21승11패(승률 65.6%)를 거뒀다. 25일 현재 휴스턴의 시즌 성적 35승25패(승률 58.3%)보다 훨씬 좋다.

이 동안 동료 가드 크리스 폴이 18경기 결장, 센터 클린트 카펠라가 15경기 결장을 거치면서 흔들리는 모습도 나왔지만 하든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더욱더 공격에 매진했다. 21승11패면 한 명에게 극심한 공격 집중도가 몰린 팀의 성적으로써 대단한 성과다.

물론 안 좋은 때들도 있었다. 25일 하든이 30득점을 못 채웠던 결정적 이유가 10개의 3점슛을 모두 실패했기 때문인데 그보다도 더 많은 3점슛을 실패했던 경우들이 그 32경기 안에 있었다.

1월13일 올랜도 매직전에서 하든은 17회 시도 중 1개(5.9%)만 성공시켰고 7점차 패배의 빌미가 됐다. 또한 1월5일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전에서는 3점슛 17회 시도 중 5개(29.4%) 성공, 1월16일 브루클린 넷츠전에서는 19회 시도 중 5개(26.3%) 성공을 기록하면서 팀의 패배를 봤다.

하든의 독점에 대한 비판도 제법 나왔다. NBA 팬들뿐만 아니라 스카티 피펜이나 코비 브라이언트 같은 은퇴 스타들도 최근 하든의 플레이 스타일에 대해 썩 긍정적이지 않은 입장을 표한 바 있다.

우선 앞서 언급했듯이 하든은 코트 위에 있는 시간 엄청난 공격기회 사용 지분을 가졌다. 또한 올시즌 현재 리그에서 가장 많은 경기 당 볼 소유 시간(9.6분)을 기록 중인 하든은 30득점 이상 연속 행진 동안 10분으로 늘리며 혼자 농구하는 느낌을 더 가지게 만들었다.

한편 올시즌 하든은 본인의 야투 성공 중 어시스트 받은 비중이 커리어 중 가장 낮은 12.4%를 기록 중인데 30득점 이상을 연속으로 기록하던 당시에는 6경기 연속 포함 10경기에서 단 하나의 어시스트도 받지 못했다.

이렇게 혼자 하는 듯해 보이는 농구와 가드로서 경기 당 12.8회의 자유투 시도를 얻어내는 교묘함은 부정적 목소리도 끌어냈다. 하지만 결국 휴스턴을 지금의 위치로 끌어올린 선수가 하든임을 부인할 수는 없다. 물론 플레이오프 높은 무대까지 이런 1인 집중 형식이 통하긴 힘들 것이다.

25일 경기 마지막 공격권 때 볼을 자신의 손에 뒀음에도 무리하게 득점을 시도하지 않았던 것처럼 이제 하든은 연속 기록에 대한 부담감에서 해방됐다. 마침 휴스턴은 하든이 1경기 결장한 23일에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를 꺾기도 하는 등 선수층이 깊어진 상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앞으로 남은 경기들 동안 하든이 또 어떤 접근방식으로 공격 진영에 임할지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게 됐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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