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이제 모든 에너지를 쏟아낼 시점이 찾아왔다.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의 농구월드컵 출전으로 잠시 쉬어간 프로농구가 오는 28일 DB-KT, 삼성-LG전을 시작으로 일정을 재개한다.

팀마다 45~46경기씩을 소화하면서 어느덧 일정도 6라운드로 접어들었다. 이제 남은 8~9경기를 통해 정규리그의 모든 운명이 결정된다.

현재 선두 현대모비스(35승11패)와 2위 전자랜드(31승14패)가 남은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6강 티켓을 확보했을 뿐 그 아래로는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혼전이다.

KBL 제공
LG가 24승21패로 3위에 올라있지만 8위 KGC인삼공사(21승25패)와의 승차가 단 3.5경기에 불과하다. 6강 탈락이 확정된 삼성, 확률이 희박한 9위 SK 정도를 제외하면 중위권 6개 팀 중 누구도 안심하기 어렵고, 반대로 희망을 버리기에도 이르다.

3위 LG는 1월 중순부터 시작된 좋은 흐름을 시즌 마지막까지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최근 12경기에서 6연승을 포함해 9승3패를 기록하며 8위에서 어느덧 5계단이나 올라섰다.

이 기간 LG는 제임스 메이스가 팀플레이에 녹아드는 모습을 보이면서 5명의 선수가 평균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김종규, 김시래가 대표팀에서 비교적 오랜 시간을 뛰긴 했지만 좋은 호흡을 맞추며 감각을 유지했기 때문에 복귀 후에도 큰 힘이 될 전망이다.

4위 KT(23승22패)는 6강 경쟁팀들 가운데 분위기가 썩 좋지 못한 편이다. 지난 17일 SK를 꺾고 휴식기를 맞이했으나 이전까지 4연패 늪에 빠지는 등 최근 12경기 성적이 4승8패다. 이전 33경기와 비교할 경우 평균 득점이 약 6점 가까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커스 랜드리-허훈이 최근 좋은 컨디션을 뽐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뒤를 받쳐줄 선수들의 활약이 더욱 중요하다. 대표팀에서 좋은 경험을 한 양홍석을 비롯해 부상 복귀를 앞둔 저스틴 덴트몬이 그 역할을 해줄 필요가 있다.

5위 오리온(23승23패)은 시즌 초 10연패 늪에 빠졌던 것을 떠올리면 현재의 5할 승률은 놀라운 도약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승현이 상무에서 전역해 가세한 뒤 5승4패(이승현 출전 경기 4승3패)를 추가하며 기대만큼 확실하게 치고 나가지는 못했다.

이승현은 7경기 평균 11.6점 7.3리바운드로 오리온 골밑에 큰 힘을 불어넣고 있다. 포지션 변동이 있었던 최진수가 새로운 역할에 확실히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며, 조쉬 에코이언이 외곽슛 기복을 줄였을 때 팀도 안정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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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위 KCC(22승23패)는 휴식기 동안 마퀴스 티그를 내보내고 외국인 역대 최단신 마커스 킨(171.9cm)을 영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시즌 전 기대와 달리 지나치게 이타적이고 뚜렷한 강점을 발휘하지 못한 티그와 달리 킨은 공격력 하나만큼은 확실하다는 평가.

이정현의 체력을 어느 정도 안배하고 공격 부담까지 줄여줄 수 있을 전망이지만 수비에서의 의문부호를 지울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최근 7경기 1승6패에 빠져있는 KCC이기에 빠른 분위기 쇄신이 반드시 필요하다.

7위 DB(22승24패)는 대표팀 차출 선수 없이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 다만 휴식기에 앞서 15일 현대모비스, 17일 오리온전에서는 마커스 포스터가 복귀하고도 모두 패하며 대진운을 살리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제는 각 구단마다 대표팀 선수들이 가세하기 때문에 더욱 험난한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 올시즌 3연승 이상을 수확한 적이 한 차례 뿐인 DB로서는 6라운드 확실한 흐름을 탈 계기를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8위 KGC인삼공사(21승25패)는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가장 불리한 위치에 놓인 것을 부정하긴 어렵다. 오세근의 부상 이탈 이후 4승11패에 머물며 4위에서 8위까지 내려앉았다. 하지만 김승기 감독이 협심증으로 인한 심장 혈관 확장 시술로 자리를 비웠던 17일 선두 현대모비스를 꺾는 등 6강 진출에 대한 희망을 내려놓지 않고 있다.

신인 변준형이 일정을 거듭할수록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고, 문성곤이 전역 후 전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박지훈 역시 5라운드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단 6강 진출을 위해서는 3점슛 성공 숫자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성공률을 끌어올려야 하며, 선수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리바운드에 가담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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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3~8위 간의 승차가 워낙 적기 때문에 6강 마지막 티켓을 놓고 같은 승률을 기록하는 팀이 나올 가능성도 충분하다. 마지막 6라운드에서는 순위 경쟁팀에게 승리하는 것이 필수적이지만 득실 마진 등 상대전적에 대한 계산까지도 철저하게 이뤄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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