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현재 리그 1위 팀은 동부 컨퍼런스의 밀워키 벅스다. 43승14패(승률 75.4%)로 구단 역사 중 3번째로 높은 승률에 해당하기도 한다.

2012~13시즌 66승16패(승률 80.5%) 마이애미 히트 이후로 동부에서 리그 1위로서 마감한 팀은 나오지 않던 터에 올시즌에는 동부의 두 팀이 리그 1,2위를 다투고 있다. 2위 토론토 랩터스가 1경기차로 바짝 쫓고 있다.

토론토의 강세는 제법 예상이 가능했다. 여름 동안 카와이 레너드가 들어온 트레이드를 통해 전 시즌 컨퍼런스 1위로서 마감했던 팀에게 더 큰 힘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 시즌을 컨퍼런스 7위로서 마감했던 밀워키의 경우에는 큰 여름 움직임도 없었다.

큰 움직임이라면 선수 쪽이 아닌 감독 자리에 있었다. 부임 2시즌 만에 2014~15시즌 애틀란타 호크스를 60승22패(승률 73.2%), 구단 역사 최고 성적으로 동부 컨퍼런스 1위에 올려놓았던 적이 있는 마이크 부든홀저 감독이 들어왔다.

밀워키는 지난 시즌 중에 3시즌 반을 함께 했던 제이슨 키드 감독을 해임하면서 큰 변화를 예고했다. 그리고 현재까지 나온 성과를 보면 이들이 택한 변화의 선택은 옳아 보인다.

어느덧 올스타전의 주장으로서 동부 컨퍼런스를 대표하는 슈퍼스타가 된 야니스 아데토쿤보의 능력을 밀워키가 플레이오프 끝까지 십분 활용할 수 있을까. ⓒAFPBBNews = News1
다만 리그 1위가 우승을 장담해주지는 못한다. NBA 파이널까지 모든 플레이오프 라운드마다 홈코트 어드밴티지가 보장된 조건이지만 최근 20시즌 동안의 NBA 파이널 우승팀들 중 정규 리그 1위는 반도 안 되는 7팀이다.

또한 부든홀저 감독이 이끌었던 2014~15시즌 애틀란타는 시즌 동안 훌륭한 모습을 보여줬다가 플레이오프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허무하게 무너지며 아쉬움을 남겼던 적이 있다. 즉 시즌과 플레이오프는 다른 이야기란 뜻이다.

아니면 이런 우려들과 상관없이 밀워키는 정말 강한 팀인 것일까. 현재까지의 결과들을 통해 짚어보고자 한다.

▶공수 양 진영에서의 강력한 숫자올시즌 밀워키는 공격에서도 수비에서도 지난 시절과 꽤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공격에서는 경기 당 3점슛 시도에서 리그 2번째(37.4회)에 올라 있을 정도로 3점슛을 적극 활용하며 화력을 높였다. 전 시즌에는 리그 25번째(24.7회)의 3점슛 선호도를 갖고 있었다.

그리고 이들이 정말 극적으로 변화를 거친 부문이 수비다. 수비 하위 팀에서 정상의 팀으로 솟아올랐기 때문이다.

NBA닷컴에 따르면 전 시즌 100포제션 당 109.1실점을 내줬던 밀워키는 수비지표 리그 18위로서 마감했다. 2016~17시즌의 19위(108.7) 수비지표 실적과도 별반 다를 것이 없다. 반면 올시즌 현재에는 리그 1위(103.5)에 올라 있다.

수비지표만큼 극적인 상승은 아니지만 공격지표에서도 밀워키는 전 시즌 10위(108.8)에서 올시즌 현재 4위(113.0)까지 오르는 상승세를 보여줬다. 즉 공격 및 수비 양 지표에서 동시에 리그 10위 이내, 30개 팀 중 상위권에 드는 데에 성공했다.

밀워키는 상대에게 가장 골밑에서 득점하기 어려운 팀이자 공격 리바운드로 추가의 공격권을 따내기도 가장 어려운 팀의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AFPBBNews = News1
공격 및 수비 양 지표 동시 10위 이내는 우승후보 팀에게 매우 의미 있는 숫자다. 모두는 아니지만 지난 20시즌 동안의 우승팀들 중 대부분이 이 조건에 부합해왔다.

올시즌 현재 공격 및 수비 양 지표 동시 10위 이내에 든 팀들은 밀워키 외에 공격지표 5위(112.4) 및 수비지표 8위(107.3)의 토론토, 공격지표 9위(111.9) 및 수비지표 5위(105.7)의 보스턴 셀틱스, 두 팀만 있다.

지난 시즌에 전보다 뭔가 느슨해진 수비를 보여줬던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공격지표 3위(112.7)에 반해 수비지표는 11위(106.8)에 그치며 살짝 모자란 느낌을 줬지만 결국 플레이오프에서 가장 강력한 수비력을 보여준 팀이 됐다.

▶정규 시즌에만 통할 숫자인가

사실 시즌 동안 공수 양 진영에서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다가도 플레이오프에 들어가 큰 힘을 쓰지 못하는 경우들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몇몇 팀들은 시즌 성과에 비해 큰 인정을 받지 못하는 분위기가 있다.

그렇다면 이번 시즌의 밀워키는 어떨까. 2014~15시즌 애틀란타가 걸은 길을 그대로 따라 걷진 않을까.

재능의 측면에서 보자면 올시즌 밀워키는 플레이오프에 들어가서도 강력한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 왜냐하면 재능의 크기 자체가 크기 때문이다.

6년차 야니스 아데토쿤보(25)는 이제 MVP 가능성을 다투고 있을 정도로 크나큰 선수가 됐다. 평균 33.2분 동안 58.1% 야투율로 27.2득점 12.7리바운드 6어시스트 1.4스틸 1.4블록 기록에서 볼 수 있듯이 공수 양 진영에서 아데토쿤보의 영향력은 이제 팀에서 절대적이다.

전보다 바스켓 근처에서 더 막기 힘들어진 선수가 된 한편으로 수비에 있는 아데토쿤보는 폭넓은 범위에 걸쳐 팀 수비에 보탬이 되고 있다. 더욱 듬직해진 덩치를 통해 이제 파워 포워드 간의 몸싸움에서 크게 밀리지 않는 한편으로 기동성을 살리고 있다.

이런 슈퍼스타 아데토쿤보를 돕는 스타들인 크리스 미들턴(28)과 에릭 블레드소(30)까지 플레이오프에서 스타들 간의 대결에서 맥없이 물러날 선수단 구성이 아니다.

명장의 대열에 들기 위해 올시즌 부든홀저 감독은 밀워키를 통해 훌륭한 플레이오프 성과가 필요하다. ⓒAFPBBNews = News1
▶약점이라면 어디일까

밀워키에서 가장 많은 경기 당 12.8회의 드리블 돌파, 4.7회의 포스트업, 55.2회의 패스를 하는 아데토쿤보가 팀 공격에서 가지는 파급력은 정말 크다. 밀워키를 수비하려 한다면 이런 아데토쿤보의 파급력을 줄이는 데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오클라호마시티 썬더가 1월27일(이하 현지시각) 경기를 통해 제법 좋은 힌트를 보여준 바 있다. 당시 아데토쿤보는 27득점 18리바운드의 적지 않은 숫자를 기록했지만 전반전 동안엔 6개의 야투 모두 실패하며 3득점에 그쳤었다. 긴 신체에다 기동성까지 갖춘 제라미 그랜트가 주로 수비수로 붙었을 때 고전을 겪곤 했다.

1월5일의 컨퍼런스 경쟁자 토론토를 상대했을 때에도 아데토쿤보는 43득점 18리바운드의 크나큰 숫자를 기록했지만 팀 전체를 부양시키지 못했다. 특히 3쿼터에 토론토 빅맨들이 기동성을 살려 아데토쿤보의 움직임을 한정시키며 경기 흐름을 뺏어냈다.

▶진지한 도전의 기회

아데토쿤보의 영향력을 줄인다면 밀워키는 상대해볼 만한 팀이지만 사실 이것이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그리스 괴물’ 아데토쿤보는 벌써 그만큼 커버렸다.

그리고 묘하게도 올시즌 22.3%의 낮은 3점슛 성공률을 기록 중인 아데토쿤보는 달마다 성공률을 향상시키고 있다. 10월에 6.3%였다면 2월 6경기 동안엔 37.5%까지 달했다. 만약 플레이오프까지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다른 팀들에게 큰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

여기에다 전 시즌까지 고질적인 문제로 존재해왔던 벤치 약점도 올시즌 흑자의 기여도로 돌아섰다. 즉 현재의 밀워키를 상대로 승리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외곽 슈팅 화력이 따라주지 않는 이상 어려운 형국이다.

다만 이들의 플레이오프 경험은 큰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물론 최근 4시즌 동안 3회 우승을 거둔 골든스테이트도 2014~15시즌 당시엔 우승 경험을 가진 멤버가 없었다. 하지만 2000~01시즌 컨퍼런스 파이널 진출 이후 8시즌의 플레이오프에서 매번 1라운드 탈락을 거친 밀워키에겐 높은 무대에서의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기도 하다.

그래도 르브론 제임스가 서부 컨퍼런스 떠나면서 동부의 플레이오프 경쟁은 활짝 열리게 됐다. 올시즌 동부 플레이오프는 경험보다는 결국 재능과 판단력의 싸움이다. 밀워키가 1위로 시즌을 마감한다면 가장 유리한 형국에 있게 된다. 다만 NBA 파이널에서 큰 재능과 경험을 지닌 골든스테이트를 만난다면 고전이 나올 수도 있다.

올시즌은 밀워키와 아데토쿤보 사이에 큰 의미가 있는 시즌으로 볼 수 있다. 팀이 그를 통해, 그가 팀을 통해 얼마나 실현해낼 수 있는지 진지하게 체크해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아데토쿤보가 있을 때 우승에 본격적으로 도전하기로 한 팀인 만큼 올시즌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지켜볼 가치가 있는 밀워키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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