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출전시간에서도, 득점에서도 팀 내 3위 안에 드는 선수들이 번갈아 결장했음에도 덴버 너겟츠의 승전보는 멈추지 않고 있다. 이 덕분에 갈 길 바쁜 서부 컨퍼런스의 정상 자리다툼에서 밀려나지 않고 있다.

덴버는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각) 미네소타 팀버울브스 상대 원정 경기에서 107-106, 말 그대로 가까스로 승리했다. 경기종료 18초를 남기고 1점차 리드 상황에서 턴오버가 나오면서 역전 기회를 내줬지만 미네소타의 마지막 3점슛이 림을 튕겨나가며 끝을 맞이했다.

이로써 6연승을 거둔 미네소타는 3일 현재 37승15패(승률 71.2%)로 컨퍼런스 1위 자리를 유지하게 됐다. 2위 골든스테이트와 동률이지만 컨퍼런스 전적에서 앞서는 덴버가 타이브레이커 우위를 잡고 있다.

최근의 6연승에는 어느 정도 일정의 혜택이 있었다. 1월26일 컨퍼런스 15위 피닉스 선즈를 시작으로 14위 멤피스 그리즐리스, 13위 뉴올리언스 펠리컨스 등 하위 팀들을 최근 6경기 중 3경기에서 만났다.

하지만 나머지 3경기는 만만치 않았다. 동부 컨퍼런스 3위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에다 컨퍼런스 6위 휴스턴 로켓츠도 만났다. 게다가 이번 미네소타전은 이들에게 2일 휴스턴전 바로 다음날의 연일 원정경기인 반면 상대방에겐 이틀 휴식을 갖고 나온 홈경기였다.

게다가 덴버에게 불리한 상황은 더 있었다. 각자 평균 18.5득점 및 14.8득점으로 팀 내 2,3위에 있는 자말 머리(22)와 개리 해리스(25)가 동시 결장 중이기 때문이다. 발목 부상의 머리는 5경기 연속, 허벅지 부상의 해리스는 2경기 연속 결장 중이다. 게다가 해리스는 컨디션이 최악인 최근을 보내고 있었다.

확실한 3점 슈팅의 향상을 통해 말릭 비즐리가 덴버의 공격 체제에 딱 맞는 조각으로서 떠올랐다. ⓒAFPBBNews = News1
팀의 에이스 니콜라 요키치(24)는 규정 위반 징계를 받아 연승의 시작인 피닉스전에서 1경기 결장했었다. 즉 최근 6경기에서 덴버의 탑3 선수들은 동시에 코트를 같이 선 적이 없다.

그럼에도 덴버는 계속 승리했다. 이 말인즉슨 이들이 주요 선수의 결장을 극복할 수 있을 만큼 선수층이 깊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누가 결장 선수들의 공백을 잘 채워줬을까.

▶큰 도약을 이루고 있는 3년차 비즐리

2일 경기에서 휴스턴의 제임스 하든은 30득점을 올리면서 25경기 연속 30득점 이상이라는 현대 농구에 있어 경이로운 기록을 작성했다. 하지만 그런 하든보다 더 많은 35득점을 올렸던 선수가 같은 슈팅 가드 말릭 비즐리(23)다.

비즐리의 이런 활약은 놀라울 수밖에 없다. 리그의 대형스타 하든을 상대로 본인 커리어 처음으로 30득점을 넘기는 최고 득점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70.6% 야투율과 5개의 3점슛 성공이라는 고효율을 자랑하면서 올린 경기 최고득점이다.

2년차인 전 시즌 평균 9.4분 출전을 기록했던 비즐리는 올시즌 현재 23.4분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또한 평균 3.2득점에서 11.4득점으로 큰 도약을 이루기도 했다. 커리어의 20득점 이상 경기들이 모두 올시즌에 나왔다.

이런 비즐리는 최근 6연승 동안 평균 27.9분 동안 21.7득점을 올리는 맹활약을 보여줬다. 최소 14득점 이상의 두 자릿수 득점을 매번 올렸으며 야투율은 60.5%로 최소 50.0% 이상의 높은 대역을 형성했다.

비즐리는 3점 슈터로 정체성을 볼 수 있다. 올시즌 경기 당 8.7회 야투 시도 중 3점 야투가 4.7회였으며 최근 6연승 동안에도 13.5회 야투 시도 중 절반이 넘는 7회의 3점슛 시도를 가졌다.

그리고 3점 슈팅 시도에서도 거의 전적으로 동료의 패스를 받은 후에 던지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최근 6경기 동안 42회의 3점슛 중 37회가 패스 받은 직후 던진 유형이다.

지난 시즌 34.1%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했던 비즐리는 올시즌 현재 43.0%를 기록 중이다. 이렇게 큰 성장을 거둔 가운데 최근 6경기에서는 47.6% 3점슛 적중률을 통해 팀의 득점에 큰 보탬이 됐다.

팀의 주력 볼 배급원인 요키치의 최근 5경기 42어시스트 중 가장 많은 비중의 11어시스트가 비즐리의 좋은 마무리를 통해 나왔다. 비즐리는 요키치의 패스를 받은 후 73.3%라는 대단한 야투율을 기록했다.

▶사실상 첫 NBA 커리어에서 성공을 보고 있는 모리스

팀의 정규 주전 포인트 가드로서 나섰던 3년차 머리는 팀에서 가장 많은 평균 33.5분을 뛰면서 스타의 모습을 본격적으로 보여주려던 참이었다. 하지만 47경기 연속 개근 출전을 보였던 머리는 발목 부상으로 인해 5경기 연속 결장 중이다.

이런 머리의 공백을 부족함 없이 채운 선수가 2년차 가드 몬테이 모리스(24)다. 2017년 드래프트 전체 51순위 모리는 대학 4년을 모두 채우고 왔기 때문에 자기보다 어린 머리보다 년차가 적다.

모리스는 투웨이(2-Way) 계약, 즉 덴버와 G리그 팀인 리오 그란데 밸리 바이퍼스 사이를 오갈 수 있는 계약을 맺으며 신인 시즌을 시작했다. 이로 인해 NBA 출전은 3경기에 그쳤다. 하지만 G리그 팀에서 보낸 37경기의 경험은 2년차 모리스에게 큰 영양분이 된 듯하다.

즉 올시즌은 모리스에게 있어 사실상의 첫 NBA 커리어 시즌이나 다름없다. 전 시즌 덴버에서 총 3경기 25분 출전에 그쳤기 때문에 올시즌이 진정한 시험의 무대다. 그리고 현재 모리스는 합격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요키치와 머리가 동료로 있는 상황에서 모리스는 큰 부담을 갖기 않고 팀의 볼 핸들로서 나설 수 있는 혜택을 보고 있다. ⓒAFPBBNews = News1
덴버의 52경기에 모두 출전한 선수로서 평균 24.9분 출전을 기록 중인 모리스는 48.9%의 야투율로 10.5득점 3.9어시스트의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최근 6경기 동안에도 센터 요키치와 함께 팀의 공격을 잘 이끌고 있다.

최근 6경기 평균 32.5분 동안 모리스는 57.6% 야투율로 15.2득점 5어시스트 4.3리바운드 0.8스틸을 기록하며 머리의 공백을 제대로 채워주고 있다. 3일 미네소타전에서는 커리어 공동 최고인 10어시스트를 통해 요키치와 함께 한 팀에서 두 명이 동시에 10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팀 전체적으로 높은 에너지의 유지

세컨드 챈스 득점, 속공 득점, 페인트 구역 득점은 팀의 에너지를 설명하는 데에 있어 유용하다. 올시즌 덴버는 이 3부문에서 모두 상대방보다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6연승 동안에는 그 우위의 차이를 더욱 크게 늘렸다.

세컨드 챈스 득점에서 시즌 동안 3.2점 앞섰다면 최근 6경기 동안엔 4.2점 앞섰다. 속공 득점에서는 시즌 평균 0.4점 리드 대비 4.6점 리드로 늘었다. 그리고 페인트 구역 득점에서는 시즌 평균 4.8점 리드 대비 14.3점 리드로 늘었다.

즉 선수들이 시즌 평소보다 더 열심히 도약하고 달렸다는 뜻이다. 13년차 포워드 폴 밀샙(34)을 제외하면 모두 1990년 이후 출생자들로 이뤄진 선수들이 뛰고 있는 덴버는 그만큼 젊은 팀인 동시에 동료의 공백을 충분히 메워줄 잠재력이 있는 팀이다.

생애 첫 올스타 선정의 기쁨을 맛본, 2010~11시즌 카멜로 앤써니 이후 덴버의 첫 올스타 요키치는 최근 팀의 6연승 동안 피닉스전 공백을 제외하고 5경기 평균 24득점 13리바운드 8.4어시스트 1.8스틸의 만능 활약을 보여줬다. 올시즌 트리플더블 9경기를 가진 요키치는 최근 5경기 중 3회나 작성했다.

이런 요키치를 중심으로 여러 선수들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는 덴버는 적어도 이번의 정규 시즌 동안에는 큰 약점을 꼽기 어려운 팀으로 볼 수 있다. 이제 과제는 시즌을 어떻게 마무리할 것이냐, 그리고 플레이오프에서 상위 시드를 차지했을 때 얼마만큼의 위력을 보여줄 수 있느냐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