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승9패로 시작했던 워싱턴 위저즈의 올시즌은 기대를 갖기 어렵게 했다. 2018년의 일정을 모두 마친 30일(이하 한국시각) 현재에도 14승23패(승률 37.8%), 동부 컨퍼런스 11위 성적에서 반등을 가질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팀의 중심 존 월(28)의 시즌아웃은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워싱턴이 30일 샬럿 호넷츠와 상대하기 전, 포인트 가드 월이 왼발 발꿈치 뼈 수술을 위해 시즌을 끝내게 됐다는 뉴스가 나왔다.

그러면서도 워싱턴은 샬럿에 130-126 짜릿한 접전 승리를 따냈다. 상대방의 스타 포인트 가드 켐바 워커가 62.1% 야투율로 47득점을 올렸음에도 워싱턴은 7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해 월의 공백을 극복했다.

이미 발꿈치 통증으로 2경기 연속 결장 중이었던 월은 올시즌 평균 34.5분 20.7득점 8.7어시스트 1.5스틸의 큰 숫자를 기록하게 있음에도 팀의 승패와 큰 상관관계를 갖지 못했다.

올시즌 월이 결장했던 5경기에서 오히려 워싱턴은 3승2패라는 괜찮은 성적을 올리기도 했다. 그렇다면 앞으로 남은 45경기 동안 완전이 월이 없게 되는 워싱턴은 어떻게 될까. 적어도 2021~22시즌까지 월과의 계약을 이어야 하는 워싱턴에게 월의 수술은 어떤 의미일까.

팀 전체적인 호흡이 망가진 워싱턴에서 월도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던 올시즌이다. ⓒAFPBBNews = News1
▶최근 잦아진 월의 부진 경기들

이번 월의 수술을 두고 워싱턴의 스캇 브룩스 감독은 계속해 달고 싸웠던 부상이었고 더 이상 감내하기 어려워진 상태라 일컬었다. 월을 진단한 전문 의료진도 수술이 필요한 시점이라 권장했다.

이 때문인지 12월 안에 월이 크게 부진했던 경기들이 많이 나왔다. 1일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전에서 26.7% 야투율을 통한 11득점, 9일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전에서 0% 야투율을 통한 1득점, 24일 인디애나 페이서스전에서 14.3% 야투율을 통한 7득점 등이 눈에 띈다.

그럼에도 좋은 모습을 보인 경기들도 있었기에 월별 기록은 크게 나쁘지 않다. 17일 LA 레이커스전에서 59.3% 야투율로 40득점을 올리기도 하는 등 12월 월의 기록은 42.9% 야투율 평균 19.3득점이다. 올시즌 전체 44.4% 야투율 평균 20.7득점에 비해 떨어지긴 하지만 큰 차이는 아니다.

그래도 월은 많은 시간 동안 코트 위에 서고 많은 시간 볼을 다루는 선수로서 앞서 언급한 경기들의 부진은 팀 패배와 직결될 만큼 영향력이 크다. 그리고 이미 시즌의 희망이 크게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일찌감치 월의 건강관리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타당할 수 있다.

▶월의 부재를 잘 헤쳐 나갔던 워싱턴

월이 장기 공백을 보인 적이 지난 시즌에도 있었다. 82경기 시즌의 반절인 41경기를 빠졌던 2017~18시즌 월은 2월과 3월에 걸쳐 27경기 연속 결장하기도 했다. 본인의 플레이에 크게 지장을 줬던 무릎 부상 때문이었다.

올스타 월이 저렇게 장기 공백을 거치는 동안 워싱턴은 나름 풍파를 잘 이겨낸 편이었다. 43승39패(승률 52.4%)로 마감했던 전 시즌 워싱턴은 월이 출전했던 41경기에서 23승18패, 출전하지 못했던 41경기에서 20승21패를 남겼다.

특히 27경기 연속 결장 때는 15승12패라는 나름 괜찮은 전적을 남겼다. 무릎 문제로 인해 제 컨디션이 아니었던 월이 빠진 것이 오히려 전체적인 팀플레이에 플러스의 효과를 미친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올시즌의 경우에도 이와 비슷한 그림이 있다. 올시즌 워싱턴이 4쿼터 안에 가장 많은 득점을 올렸던 6일 애틀랜타 호크스전(131득점), 두 번째로 많은 득점을 올린 30일 샬럿전(130득점) 모두 월이 빠진 경기들이었다.

특히 올시즌 워싱턴은 월이 코트 위에 있을 때 그렇게 좋은 득점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오히려 월이 빠져 있을 때 더 좋은 득점력이 나왔다.

NBA닷컴에 따르면 올시즌 1806분 동안 워싱턴은 100포제션 당 108.1득점을 올렸다. 이는 30일 현재 리그 20위의 공격지표다. 반면 월이 뛴 1410분 동안에는 그보다 낮은 100포제션 당 106.7득점을 올렸다.

물론 워싱턴이 현재의 낮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데에는 수비지표 리그 28위(112.7)의 위치가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맞다. 특히 주요 주전 인원들이 나온 시간 동안 워싱턴은 실점에 있어 더욱 나빴던 경향에 있다.

그래도 결국 월이 나온 시간 동안 워싱턴에 제대로 화력을 뿜어내지 못했다는 사실은 앞으로의 시즌들을 고려했을 때 매우 안 좋은 신호가 맞다.

이제부터 워싱턴의 완전한 에이스이자 플레이메이커는 브래들리 빌이다. ⓒAFPBBNews = News1
▶앞으로 월의 초거대 계약을 안아야 하는 워싱턴

2017년 여름 워싱턴과 월은 4년 1억7000만 달러(약 1899억원)에 달하는 맥시멈 연장 계약에 사인했다. 이 계약은 다음 시즌인 2019~20시즌부터 발효되며 4년째인 2022~23시즌에는 플레이어 옵션이 걸려 있다.

때문에 3780만 달러(약 422억원)의 2019~20시즌부터 4385만달러(약 490억원)의 2012~22시즌까지는 트레이드가 없는 한 워싱턴이 그대로 감내해야 한다. 어쩌면 4687만 달러(약 524억원)의 2022~23시즌에도 32세가 되는 월은 계속해서 계약을 이을 수 있다.

때문에 워싱턴 입장에서는 월이 최대한 컨디션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올시즌을 깔끔하게 포기하면서 월의 수술을 결정한 바는 미래를 위해 옳은 선택이다. 다만 월이 다음 시즌부터 제대로 활약할 수 있는지가 문제다.

월이 가장 빛났던 2016~17시즌에는 야투율 45.1%에 평균 23.1득점을 올리면서 한 팀을 제대로 이끌 수 있는 신호를 보여줬다. 다음 시즌부터의 거대계약 연장은 이런 신호에 맞춰 나왔다. 하지만 무릎과 발꿈치가 말썽을 일으키면서 최근 두 시즌은 불안한 신호를 나타내고 있다.

올시즌 월의 3점슛 성공률 30.2%는 2014~15시즌의 30.0% 이후로 가장 낮다. 자유투 성공률 69.7%는 커리어 최저다. 이런 슈팅 감각 문제가 또 일어난다면 거대 계약을 맺은 선수로서 분명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일단 앞으로 워싱턴은 월 없이 항해를 해야 한다. 월과 함께 팀의 공격을 이끄는 슈팅 가드 브래들리 빌(25)은 야투율 47.1%로 평균 23.6득점을 올리면서 개인으로서는 최고조에 달했다. 이런 빌의 위력에 의지하며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와 별개로 워싱턴은 새로운 판을 짜기 위해 트레이드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도 있다. 월-빌-오토 포터 주니어(25) 이 3인의 샐러리 합이 다음 시즌이면 9249만 달러(약 1033억원)에 달한다. 때문에 개편에 착수할 가능성도 꽤 있다.

즉 앞으로 워싱턴은 안개 속에 있다. 현재보다 성적이 올라갈 가능성도 추락할 가능성도 동시에 존재한다. 또한 선수단에 큰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월이 복귀한 다음 시즌에 이들이 어떤 팀일 것이냐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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