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142득점을 올렸지만 LA 레이커스에게 끝내 승리는 돌아가지 않았다. 가장 화제를 모았던 팀이었지만 개막 3연패에 빠져 있다.

레이커스는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각) 시즌 3번째이자 홈에서 2번째 경기인 샌안토니오 스퍼스전에서 연장까지 가는 기회를 얻었지만 끝내 142-143으로 패했다. 르브론 제임스(34)가 연장으로 가는 동점 3점슛을 성공시키며 영웅이 됐지만 결국 최종 마무리는 해내지 못했다.

승부를 떠나서 보자면 연장전까지 갔음을 감안해도 상당히 많은 점수가 나온 재미있는 경기였다. 4쿼터까지 양 팀이 128득점씩 올렸다. 레이커스가 1쿼터 종료 때는 26-40으로 크게 뒤졌지만 나머지 세 쿼터에서 지속적인 추격을 했다.

하지만 레이커스 구단 인원들과 팬들에게는 전혀 재미있는 경기가 아니었을 것이다. 기대가 컸던 상황에 개막 3연패로 이어진 과정이 너무 뼈아프다.

카일 쿠즈마의 37득점 활약이 있었음에도 결국 샌안토니오의 벽을 넘기엔 한 끗 모자란 레이커스였다. ⓒAFPBBNews = News1
현재 레이커스의 중심인물 제임스는 1,2년차 뒤로 개막 3연패를 처음 당해봤다. 제임스는 2년차까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했다가 3년차부터 15년차까지 줄곧 플레이오프에 진출해왔었다. 또한 공교롭게도 여름에 떠나 온 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 23일 현재 동일한 개막 3연패 중이다.

이렇게 우울한 결과다. 하지만 단 1점차로 끝난 23일 경기에는 희망의 빛줄기도 보였다 평할 수 있다. 각각 9점차로 패했던 앞선 두 경기와는 다른 양상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레이커스는 패배 속에서 어떤 장기를 발휘했을까.

▶징계로 인한 인원공백의 극복 가능성

사실 23일 경기 전까지 레이커스는 개막 2연패였던 사실을 제외하더라도 불안한 국면에 있었다. 시즌 2번째 경기인 21일 휴스턴 로켓츠전에서 나온 난투극으로 인해 평균 30.5분을 뛰던 라존 론도(32)가 3경기 결장, 28분을 뛰던 브랜든 잉그램(21)이 4경기 결장 징계를 당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상대는 부상 등으로 전력에 손실이 갔지만 전통적으로 강한 샌안토니오다. 때문에 시즌 첫 승은 그렇게 낙관적이지 못했다.

경기 초중반 분위기도 샌안토니오에게 있었다. 1쿼터 동안 샌안토니오는 72.7% 야투율과 71.4% 3점슛 적중률을 기록하며 40득점으로 달아났다. 그리고 전반전 동안 레이커스의 3점슛 성공률은 앞선 2경기처럼 30% 미만의 26.7%였다.

하지만 후반전에는 레이커스에게 본격적인 발동이 걸렸다. 후반전 동안 3점슛 적중률 47.4% 포함 야투율이 53.3%로, 47.7%의 샌안토니오보다 앞섰다. 이런 반등을 통해 3번째 경기의 전체 3점슛 성공률은 35.9%로 마감하게 됐다.

그리고 론도와 잉그램이 빠졌지만 유능한 수비 인원들이 빠진 샌안토니오의 페인트 구역을 자주 공략했다. 제한구역에서 45회 야투 시도 중 30개(66.7%) 성공, 제한구역 밖 페인트 구역에서 13회 중 7개(53.8%) 성공을 거뒀다.

▶누가 잘했나

일단 레이커스가 3경기 연속 3점슛 성공률 30% 미만을 탈출하도록 만든 카일 쿠즈마(23), 조쉬 하트(23), 론조 볼(21)이 있다. 각자 40.0%, 57.1%, 42.9%의 3점슛 성공률을 통해 3명이 합쳐 24회 시도 중 11개(45.8%)를 성공시켰다. 나머지 레이커스 인원들은 15회 시도 중 3개(20.0%) 성공이다.

전 시즌 3점슛 성공률에 있어 쿠즈마는 36.6%, 하트는 39.6%, 볼은 30.5%를 기록했었다. 앞선 두 경기에서 하트는 40.0%를, 볼은 41.7%를 기록하며 꾸준함을 보여준 가운데 쿠즈마는 16.7%에 그쳤다가 원래의 숫자를 향한 회귀를 보여줬다.

특히 쿠즈마는 3점슛 외에도 드높은 2점 야투율 73.3%도 기록하며 팀에서 가장 높은, 경기에선 샌안토니오 라마커스 알드리지와 함께 가장 높은 37득점을 올렸다. 쿠즈마의 야투 성공은 모두 페인트 구역과 3점 구역에서 나왔다.

앞선 두 경기에서 각각 15회와 13회의 야투 시도를 가졌던 쿠즈마는 야투율도 40% 미만에 그치며 15,11득점에 만족해야 했다. 반면 3번째 경기에서 25회의 야투 시도를 가지는 등 동료들의 공백이 오히려 쿠즈마에겐 회복제가 된 셈이다.

한편 동료들의 공백을 통해 혜택을 본 인원이 또 있다. 본인의 첫 NBA 데뷔전을 갖게 된 조나단 윌리엄스(23)다. 드래프트를 받지 못했던 포워드 윌리엄스는 14분가량의 출전 동안 5회의 야투 시도 중 4개를 성공시키며 샌안토니오에게 뜻밖의 피해를 줬다.

패배는 했지만 이 선수들이 이번 경기를 통해 얻은 경기 감각을 이어간다면 레이커스에게 기회는 충분히 올 수 있다. 다만 이들을 지휘하는 제임스도 예전 감각을 되찾아야 할 것이다.

모처럼 넣은 3점슛으로 제임스가 영웅이 될 수 있었지만 가장 마지막에 가서는 다시 림을 빗맞히고 말았다. ⓒAFPBBNews = News1
▶르브론의 효율성 회복은 언제

14어시스트를 통해 동료들의 득점 창출에 큰 역할을 했지만 제임스 본인은 득점 위력을 무섭게까지 펼치지 못했다. 44.0% 야투율이라는 본인 명성에는 차지 않는 정확도를 보이며 팀의 3연패를 봐야 했다.

특히 제한구역에서의 11회 야투 시도 중 4개(36.4%)만 성공시키며 화물열차를 연상케 했던 평소 돌파 위력을 무색케 했다. 대신 제한구역 밖의 2점 야투 구역에서는 6회 시도 중 5개를 성공시키며 점프슛이 녹슬진 않았음을 보여줬다.

하지만 3점슛에서 여전히 회복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물론 4쿼터 마지막에 팀을 연장으로 보낼 수 있었던 것이 제임스의 3점슛이었다. 그것도 본인과 같은 203cm 신장 루디 게이의 저항 너머로 던진 3점슛 성공이었다.

하지만 그 3점슛을 제외한다면 만족스러운 경기라 보기에 부족했다. 연장전에서 제임스는 2개의 3점슛 모두를 실패하기도 했고 야투율 33.3%를 기록했다. 경기 마지막 포제션 기회에서도 똑같이 게이의 저항 앞에서 슈팅을 선택했지만 빗나갔다.

사실 제임스의 현재 나이는 기록 하향세가 보여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때다. 하지만 54.2%의 야투율과 36.7%의 3점슛 성공률로 평균 27.5득점을 기록했던 전 시즌의 기록을 감안하면 현재의 기록은 꽤 낯설다.

지난 3경기 동안 제임스의 기록은 46.0% 야투율 및 15.8% 3점슛 성공률의 평균 27.3득점이다. 양은 최근 시즌들 중 높은 편이지만 내실이 크게 떨어진다. 2009~10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2014~15시즌(48.8%)을 제외하면 매번 야투율 50%를 넘겼던 제임스다.

때문에 최근 시즌들 동안 형성했던 대역을 향해 회귀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다만 그때가 언제일지가 중요하다.

▶대량 실점은 어쩔 수 없는 한계인가

제임스 외에 다른 선수들의 맹활약으로 공격 진영에서 희망의 빛줄기는 어느 정도 봤다. 하지만 수비 진영의 붕괴는 여전하다.

샌안토니오전에서 연장을 제외하면 4쿼터까지 128실점이다. 그리고 앞선 두 경기에서도 각각 128실점 및 124실점이라는 대량 실점을 허용했다.

상대 팀의 선수들이 레이커스의 수비망을 뚫고 들어오는 것과 함께 설령 수비수 앞에서 멈춰 슛하더라도 너끈히 성공시키는 장면들이 많다. 즉 레이커스 수비수들이 상대 선수들에게 큰 압박감을 주지 못한다는 신호일 수 있다.

앞으로도 이런 대량 실점이 극복되지 못한다면 많은 승리는 요원한 목표가 될 것이다. 샌안토니오와의 연장전 마지막 1분 안의 6점차 리드를 날린 데에도 수비 붕괴가 크게 작용했다.

그래도 당장 앞의 일정, 오는 25일 피닉스 선즈 원정 경기가 제임스와 레이커스에게 가장 좋은 시즌 첫 승의 기회가 될 수 있다. 개막전 승리를 거뒀지만 니콜라 요키치에게 100% 야투율 35득점을 내주며 덴버 너겟츠에게 패했던 피닉스이며 전력에 있어 아직 강하다 평하기 힘들다.

하지만 피닉스전마저 패한다면 이어지는 일정들이 험난하다. 현재 개막 3연승의 덴버와 함께 그 다음 샌안토니오를 원정에서 또 만난다. 즉 푹 가라앉은 시즌 초반 분위기를 만들지 않기 위해 레이커스는 다음 경기에서 확실한 해법을 보여줘야 한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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