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터의 30득점을 넘긴 트리플더블과 야투율 100%로 30득점을 넘긴 일 중 무엇이 더 놀라운 성과일까. 물론 야투율 100%로 30득점을 넘긴 일이 더 대단한 성과일 것이다.

하지만 더욱더 대단한 것은 위의 두 가지 성과가 한 경기 안에서 한 선수가 모두 이룩해낸 결과들이라는 점이다. 이로 인해 과거 1960년대 전설적인 센터의 이름이 비교 대상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덴버 너겟츠의 시즌 2번째 경기가 지난 20일(이하 현지시각) 홈에서 피닉스 선즈 상대로 열렸고 119-91, 28점차 대승으로 끝났다. 이로써 덴버는 2011~12시즌 이후 처음으로 개막 2연승을 달리게 됐다.

이 대승 속에서 커다란 기록이 나왔다. 센터 니콜라 요키치(23)가 100% 야투율로 35득점 12리바운드 11어시스트 4스틸 1블록을 기록했다. NBA 시즌 개막 5일째에 나온 리그 4번째 트리플더블 기록으로써 첫 30득점 이상의 트리플더블이기도 하다.

하지만 결국 눈이 더 갈 수밖에 없는 지점은 100% 야투율의 35득점이다. 요키치는 페인트 구역 8회, 3점 구역 3회로 총 11회 야투 시도를 모두 성공시키는 괴력을 보여줬다. 살짝 아쉽다면 자유투 11회 시도 중에서는 1구를 실패했다는 점이었다.

그래도 퍼펙트게임이라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요키치의 활약으로 상대 피닉스의 신인 주전 센터 디안드레 에이튼은 험난한 커리어 2번째 경기를 치러야 했다. 에이튼이 파울 트러블까지 겪으며 자동적으로 경기 분위기도 덴버 쪽으로 기울어갔다.

그렇다면 이번에 요키치가 보여준 100% 야투율 35득점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 최근 들어 본 적이 없던 만큼 상당히 희귀성이 있는 기록이란 것은 분명하다.

이번 35득점 퍼펙트게임은 요키치의 올스타 등극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 있을까. ⓒAFPBBNews = News1
▶역대 100% 야투율 경기 중 4번째로 높은 득점

많은 득점을 올리는 데에는 야투 실패도 꽤 일어나는 편이다. 케빈 듀란트처럼 리그 최고를 다투는 득점원도 경기 중 몇 번의 야투는 무리하더라도 시험 삼아 던져본다고 털어놓는다.

때문에 흔히 고득점이라 부를 수 있는 30득점 이상의 활약에 100% 야투율이 따라붙기는 힘들다. NBA 역사에서 100% 야투율로 30득점 이상을 기록한 적은 이번 요키치를 포함 총 14회뿐이다.

요키치 전의 가장 최근 100% 야투율 30득점 이상은 2009~10시즌 2월24일 드와이트 하워드의 30득점이었다. 8년이 걸린 셈이다. 또한 2000년 이후로 하워드와 요키치만이 해낸 기록이다.

35득점 이상으로 기준을 올리면 역대 4회뿐이다. 가장 높기로는 1966~67시즌 2월24일 경기에서 윌트 체임벌린의 42득점이었다. 18회 야투 모두 성공시켰다. 다만 자유투는 14회 시도 중 6개(42.9%)만 넣었다.

다음으로 1964~65시즌 1월3일 베일리 하월과 1966~67시즌 3월19일 체임벌린이 각각 14회와 16회의 야투를 모두 성공시키며 37득점을 올렸다. 그리고 이번 요키치의 35득점이 4번째로 오른다. 즉 1960년대 뒤로 나오지 못했던 기록을 요키치가 이룩했다.

역대 100% 야투율 30득점 이상 경기를 달성했던 선수들은 요키치 포함 총 10명이다. 5경기의 체임벌린 외에 시간 순으로 1경기씩의 월트 벨라미, 하월, 버나드 킹, 찰스 바클리, 개리 페이튼, 빈 베이커, 칼 말론, 하워드, 요키치다. 이 중 포인트 가드 페이튼을 제외하면 모두 포워드와 센터들이다.

▶어디를 공략했나

2018년 NBA 드래프트 1순위 에이튼은 공격 진영 활약에 있어 놀라운 기량을 보여줄 준비가 돼있다. NBA 데뷔전 72.7% 야투율에 18득점 활약 안에는 그런 자질들이 충분히 녹아들어 있었다.

하지만 수비 진영 활약에 있어선 아직 의문후보의 상태다. 소질과 감각 측면에서 부족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이는 이번 요키치의 맹활약 앞에 섰을 때 제법 나온 측면이 있다. 수비 진영에서의 5반칙 고전과 발목 부상까지 겹치며 공격 진영에서도 28.6% 야투율의 5득점에 그치는 부진이 나왔다.

요키치의 야투 성공 중 앞선 3개 연속은 에이튼을 바로 앞에 둔 상황들이었다. 골밑에서 두 번, 3점 라인 앞에서 한 번이었다. 208cm 요키치는 216cm 에이튼을 코앞에 두면서도 정확한 훅과 점프슛을 구사했다.

미드레인지에서도 리그 평균의 선수보다 정확도가 높은 요키치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오로지 페인트 구역과 3점 구역에서만 슛했다. 이 중 수비수의 손길이 전혀 닿지 못한 완벽한 기회는 몇 없었다. 대부분 상대 수비와 교전을 치르며 던진 야투들이다. 그렇기에 또 놀라운 결과다.

또한 역대 야투율 100%로 30득점 이상 올렸던 선수들 중 3점슛 3개 이상 성공은 요키치에게만 있는 기록이다.

수비를 앞에 뒀을 때 요키치는 침착한 대응으로 슈팅 또는 패스를 성공시킬 수 있는 세련된 경기력을 지녔다. ⓒAFPBBNews = News1
▶이룩할 만한 선수였던 요키치

요키치의 득점 경기력 중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부드러운 손끝 터치다. 상대 빅맨 수비수와 몸을 접촉한 상태에서 던지는 훅들의 정확도가 상당히 높다.

2년차 2016~17시즌에 리그 전체 선수들 중 1위에 올랐던 제한구역 밖 페인트 구역의 65.0%정확도에는 이런 요키치의 부드러운 손이 전적으로 작용했다. 2017~18시즌에는 46.7%로 제법 떨어졌지만 통상적으로 높은 정확도를 내기 힘든 곳이기 때문에 리그 평균(39.7%)보다 훨씬 높았다.

2년차와 3년차 동안 요키치는 골밑에서 3점 라인 밖까지 리그 평균보다 낮은 정확도를 기록한 구역이 없었다. 때문에 이번 야투율 100% 35득점을 두고 마냥 운에 기댄 성과로 보기 힘들다.

▶어시스트 포함 더블더블과 트리플더블에 있어 큰 족적

센터의 트리플더블에는 이따금씩 블록을 포함한 경우들이 있지만 커리어 한 경기 최고가 5블록 한 번이었던 요키치가 두 자릿수 블록 경기를 남기기는 어려울 것이다.

대신 센터로서 어시스트 포함 더블더블과 트리플더블에 있어서는 이미 요키치의 숫자가 대단하다. 이제 막 4년차에 들어선 요키치는 커리어 트리플더블 17경기로 역대 센터들 중 20시즌을 보낸 카림 압둘자바와 함께 공동 2번째로 많은 트리플더블을 남겼다.

가장 많은 트리플더블을 기록한 센터는 14시즌 커리어 동안 77경기를 기록한 체임벌린이었다. 다만 체임벌린은 블록이 집계되기 전의 시대에 은퇴해서 숫자가 깎였을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어시스트 포함 트리플더블에 있어선 역대 센터들 중 체임벌린을 제외하고 17경기의 요키치가 단연 앞선다. 어시스트 포함 두 부문 두 자릿수의 더블더블에 있어서도 커리어 20경기의 요키치는 13시즌을 보낸 빌 러셀과 동일한 20경기로 역대 센터들 중 2위에 올라있다.

이런 독보적인 유형의 요키치는 분명 얼마 안 있어 올스타에 오를 수 있는, 어쩌면 그 이상의 슈퍼스타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100% 야투율 35득점은 먼 훗날 요키치의 화려한 NBA 경력 중 한 부분을 차지할 명패가 될 수도 있다.

아직 너무 이른 시즌 초반의 시기이긴 하지만 요키치와 덴버의 경기에 관심도를 높일 만한 국면이 되기도 했다. 드래프트 2라운드 출신 세르비아인 요키치가 얼마나 높이 올라갈 수 있을지, 또한 5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고 2시즌 연속 서부 컨퍼런스 9위에 그쳤던 덴버가 더 올라갈 수 있을지 기대를 가질 만하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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