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1997~98시즌 생애 6번째 우승을 거둔 후 마이클 조던은 1999년 1월에 은퇴 결정을 전했다. 1993년 10월의 은퇴 발표 후 복귀에 이어 2번째 은퇴 발표였다.

그 후 2000년 1월 조던은 다시 NBA에 돌아왔다. 선수가 아닌 워싱턴 위저즈의 공동 구단주이자 농구단장으로서 돌아왔다. 그리고 2001년 9월 워싱턴 선수로서 돌아올 것을 발표했다.

이렇게 조던의 NBA 커리어는 또 2001~02시즌부터 2002~03시즌까지 2시즌 더 늘어났다. 그래서 시카고 불스 시절 13시즌과 워싱턴 시절 2시즌의 총 15시즌 NBA 커리어가 됐다.

1984~85시즌부터 2002~03시즌까지 계속 뛰었더라면 19시즌 NBA 커리어가 됐겠지만 1차 은퇴 후 1시즌 공백, 2차 은퇴 후 3시즌 공백이 있었다. 때문에 조던의 커리어 1072경기는 역대 86위의, 그렇게 높지만은 않은 순위에 있다.

조던이 이렇게 은퇴를 거듭했던 데에는 NBA 선수로서 미련이 없는 경지에 이르렀던 이유가 컸다. 개인으로서도, 팀으로서도 최고의 위치까지 올라가봤다. 때문에 조던의 커리어 숫자들 중에는 15시즌 1072경기라는 규모를 초월하는 크기를 자랑하는 경우들이 많다.

그렇다면 조던이 커리어 동안 남긴 숫자들은 현재 역사에서 어디에 위치하고 있을까. 6개의 파이널 MVP 트로피만큼이나 훗날에도 깨기 힘들어 보이는 기록들이 있다.

가장 가치 있는 선수로서 5시즌 선정된 조던은 역사에서도 가장 가치 있는 선수로 남을 숫자들을 남겼다. ⓒAFPBBNews = News1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40대 나이 선수

1963년 2월17일생 조던은 마지막 2002~03시즌에 40세를 넘겼다. 그리고 생후 40년을 넘은 시점에서 30경기를 더 치렀다. 이 30경기 동안 조던은 평균 22.4득점을 올렸다. 한 자릿수 득점은 단 1경기뿐이었다.

NBA 역사에서 생후 40년을 넘은 선수가 20득점을 넘긴 경우는 61경기가 있다. 이 중 조던의 비중은 20경기, 3분1인 셈이다. 3시즌 공백을 거친 후의 40대 나이 선수가 보여준 놀라운 성과다.

그리고 생후 40년을 넘은 선수들이 남긴 가장 높은 경기 득점 1위(43득점)부터 4위(30득점)까지 모두 조던의 기록이다. 즉 생후 40년 넘은 시점에서 한 경기 30득점을 넘겨본 선수는 조던뿐이다.

워싱턴 선수로서 복귀할 무렵 NBA 팬들에게 남은 조던에 대한 가장 마지막 기억은 1997~98시즌 NBA 파이널 6차전에서 역전 결승 득점까지 올리며 45득점을 올렸던 모습이었다. 때문에 2번째 복귀 후 조던에 대해 큰 인상을 받지 못할 수도 있었지만 본인의 나이를 초월하는 활약을 하고 있었다.

▶역대 통산 득점 4위, 커리어 평균 득점 1위

앞서 언급했듯 조던의 커리어는 그렇게 썩 길지 않은 편이다. 커리어 시즌, 출전 경기, 출전 시간 각 부문들에서 현재까지 NBA 최장 기록이 각각 21시즌, 1611경기, 5만7446분이다.

이에 비해 15시즌의 조던은 역대 통산 출전 경기 순위에서 86위(1072경기), 통산 출전시간에서 28위(4만1011분)다.

그럼에도 조던의 커리어 통산 득점은 역대 4위(3만2292득점)에 올라 있다. 여기엔 커리어 평균 득점이 역대 최고인 이유가 결정적이었다.

커리어 평균 득점 역대 순위에서 1위 조던(30.12득점) 다음이 윌트 체임벌린(30.07득점)과 엘진 베일러(27.36득점)다. 그리고 4위와 5위에 현역들인 르브론 제임스(27.15득점)와 케빈 듀란트(271.12득점)가 있다.

즉 현재 커리어 평균 득점에서 조던을 추월할 선수가 나타나기는 아직 어려워 보인다. 10시즌 득점왕의 위력이다.

역대 NBA 선수들 중 조던은 30득점 이상 경기를 가장 많이 가진 선수다. 1위 조던(562경기)에 이어 2위 체임벌린(515경기), 3위 칼 말론(435경기), 4위 코비 브라이언트(431경기), 5위 제임스(430경기) 순이다.

▶역대 플레이오프 통산 득점 2위, PO 커리어 평균 득점 1위

워싱턴 시절 2시즌을 제외하고 시카고에서 매번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던 조던은 통산 플레이오프 출전 경기 수에서 18위(179경기)에 올라 있다. 통산 플레이오프 출전시간에서는 12위(7474분)다. 플레이오프 커리어 평균 출전시간은 13위(41.75분)다.

이런 출전을 보이면서 조던은 플레이오프 역대 통산 득점 2위(5987득점)에 올라 있다. 1위는 출전시간 1위(1만49분))에도 올라있는 제임스(6911득점)다. 조던이 시간에 비해 이렇게 높은 통산 득점 순위에 오른 이유는 역시 엄청난 경기 당 득점이다.

플레이오프 커리어 평균 득점 순위에서 1위 조던(33.45득점)은 선두 그룹 중 큰 차이로 앞서 있다. 조던 다음으로 앨런 아이버슨(29.73득점), 3위 제리 웨스트(29.13득점), 4위 제임스(28.92득점), 5위 듀란트(28.79득점)가 있다.

단 3경기로 끝난 1985~86시즌 플레이오프의 평균 43.7득점을 제외하면 1989~90시즌의 36.7득점에서 1984~85시즌의 최저 29.3득점까지 전체적으로 33득점 근처의 대역을 형성했다.

조던의 플레이오프 179경기들 중 최고 득점이 NBA 기록인 63득점이며 최저 득점이 15득점이었다. 20득점 아래는 6경기에 불과했다.

그리고 NBA 파이널 시리즈 35경기를 치른 조던은 모든 파이널 경기에서 20득점 이상을 기록했다. 최고 55득점에 최저 22득점이다. 파이널 35경기 연속 20득점 이상은 NBA 기록이 됐다. 또한 파이널을 15경기 이상 치른 선수들 중 본인의 모든 파이널 경기에서 20득점 이상으로 올린 선수는 조던이 유일하다.

조던의 숫자들에는 집요하다 싶을 정도로 강했던 그의 승부근성이 녹여져 있다. ⓒAFPBBNews = News1
▶역대 통산 스틸 3위

조던에게 있어 통산 득점 순위보다 높은 쪽이 통산 스틸이다. 1973~74시즌부터 공식 집계된 스틸 부문에서 조던은 통산 2514스틸로 3위에 올라 있다. 존 스탁턴(3265스틸)과 제이슨 키드(2684스틸) 다음이다.

커리어 평균으로도 3위(2.35스틸)다. 여기에서 조던의 앞엔 10시즌 커리어 앨빈 로버트슨의 2.71스틸, 8시즌 커리어 마이클 레이 리차드슨의 2.63스틸이 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조던의 통산 376스틸은 3위에 올랐다. 제임스(419스틸)와 스카티 피펜(395스틸)이 앞에 있다. 커리어 평균 스틸로는 역대 8위(2.1스틸)다.

스틸이 수비 능력의 모든 것을 설명해주지 않지만 조던은 최고의 수비수로서도 커리어를 보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1982~83시즌부터 선정된 역대 올해의 수비수들 중 가드는 조던 포함 5명뿐이다.

그리고 올디펜시브 퍼스트팀 9회에 선정된 조던은 브라이언트 및 올해의 수비수 경력의 개리 페이튼과 더불어 역대 가장 많이 올디펜시브 퍼스트 팀에 선정된 가드다.

▶플레이오프 개근상

소속팀의 플레이오프 경기 모두에 참여하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경력 초창기엔 경험 미숙으로, 황혼기엔 노쇠화로 라인업에 낄 수 없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부상이 가장 큰 이유로 작용하기도 하며 가끔 징계로 인해 뛰지 못한 경우도 있다.

이런 변수들을 모두 피해 조던은 소속된 기간 동안 시카고의 모든 플레이오프 경기들에 참여했다.

조던의 파이널 경기들 중 많이 회자되는 이른바 독감 경기가 있다. 1996~97시즌 NBA 파이널 5차전으로, NBA닷컴에서 뽑은 최고의 파이널 장면들 중 하나로 선정된 경기이기도 하다.

그 경기에서 조던은 심한 독감 증상에 시달렸음에도 야투율 48.1%로 38득점을 올렸다. 2승2패에서 맞이한 중요한 승부처, 게다가 4쿼터 한때 8점차로 뒤져 있던 상황에서 연속된 활약으로 따라붙게 만든 주역이 조던이었다. 또한 종료 25초 남았을 무렵 동점인 경기를 시카고 쪽으로 기울게 만든 3점슛도 조던에게서 나왔다.

역대 가장 많은 플레이오프 경기들을 뛴 20명 중 시즌마다 소속팀의 모든 플레이오프 경기에 참여한 선수는 조던 외에 제임스, 스탁턴, 라쉬드 월러스뿐이다.

2002~03시즌 조던의 마지막 올스타전 축하공연에서 가수 머라이어 캐리가 부른 노래 제목 ‘Hero’처럼 조던은 많은 NBA 팬들의 영웅이었다. ⓒAFPBBNews = News1
▶시카고에 큰 숫자의 산을 남긴 조던

역대 통산 4위의 득점과 3위의 스틸, 그리고 126위의 6672리바운드, 44위의 5633어시스트, 111위의 893블록을 기록한 조던은 NBA 전체 속에서 큰 숫자의 발자취를 남겼다. 그리고 그 숫자의 산은 시카고에게 너무나 크게 남았다.

13시즌을 시카고에서 보낸 조던은 52시즌 역사를 가진 구단 안에서 가장 많은 시즌을 뛴 선수다. 때문에 득점과 스틸은 말할 것도 없고 나머지 부문들에서도 정상의 위치에 올라 있다.

통산 930경기 3만5887분 출전, 2만9277득점 5836리바운드 5012어시스트 2306스틸 모두 시카고를 거쳐 간 선수들 중 가장 높다. 통산 828블록만이 아티스 길모어(1029블록) 다음의 2위다.

▶숫자만으로도 위대함을 말할 수 있는 선수

농구 기록지에 남는 숫자는 때때로 그 선수의 가치를 왜곡시키는 경우들이 있다. 팀의 승리에 연결되지 못하는 많은 숫자라든가 팀의 승리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적은 숫자들이 그렇다.

물론 조던의 경우에도 초창기 드높은 득점이 승리로 잘 연결되진 못했던 때가 있다. 하지만 얼마 안 있어 큰 숫자를 통해 팀의 승리를 이끌어낸 선수가 됐다. 여러 번에 걸쳐 조던은 리그 최고의 숫자들을 남긴 동시에 리그에서 가장 많이 이기는 팀을 이끌었다.

앞서 나열한 자료들대로 역사에서도 최고의 숫자들을 조던이 기록했다. 때문에 6개의 우승 반지 외에도 조던을 농구 황제로 부를 이유들은 충분하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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