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소타 팀버울브스인지 2010년대 초반 시카고 불스인지 혼동될 정도까지 왔다.

LA 레이커스와 바이아웃 협상을 마친 루올 뎅(33)이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각) 미네소타와 1년 계약에 사인했다. 이로써 뎅은 2013~14시즌까지 시카고에서 따랐던 탐 티보도 감독과 다시 만나게 됐다.

이런 재회는 뎅만이 이룬 것이 아니다. 이미 지난 시즌 시작 전의 지미 버틀러(29) 및 타지 깁슨(33)과 시즌 중의 데릭 로즈(30)까지, 시카고 시절 티보도 감독 휘하에서 뛰었던 선수들이 미네소타에 합류했다.

한때 가장 오래 코트 위에 세웠던 뎅과 재회한 티보도 감독, 혹시 또 다른 재회가 이어지진 않을까. ⓒAFPBBNews = News1
즉 현재 미네소타에 시카고 시절 티보도 감독 휘하에 있던 주전 선수들 4명이 들어와 있다. 저마다 시카고에서 전성기를 보냈던 선수들이다.

물론 현재의 로즈와 뎅은 시카고 시절 전성기 때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부상도 없었던 뎅은 지난 시즌 1경기 13분 출전이 전부였다. 주력 라인업에서 밀려난 뎅은 의미 없는 시간에 뛰느니 아예 플레이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판단해 나오지 않았다.

이렇다 보니 뎅에 대한 전망은 매우 불투명하다. 또한 미네소타의 이번 시즌과 그 이후의 전망도 꽤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에 현재 미네소타의 상황과 뎅의 상황을 돌아보고자 한다.

▶버틀러의 존재 유무로 출렁거렸던 성적

지난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미네소타는 동률을 이루던 덴버 너겟츠와의 단두대매치 끝에 간신히 8번 시드로서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13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에서 벗어나는 기쁨의 순간이기도 했지만 시즌 동안 출렁이던 성적을 반영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그 출렁거림은 팀에서 가장 많은 평균 36.7분을 받아쓰던 버틀러의 유무와 맥을 같이 했다. 버틀러가 출전했을 때 37승22패(승률 62.7%)를 거두던 미네소타는 버틀러가 결장했을 때 10승13패(승률 43.5%)에 그쳤다. 특히 17경기 연속 결장하다가 시즌 마지막 3경기에 버틀러가 복귀하며 거둔 3연승은 기사회생 그 자체였다.

팀에서 가장 많은 경기 당 시간을 뛰고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리는 선수가 빠졌을 때 성적 하락이 생기는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팀의 큰 기둥들로 전망됐던 1995년생 듀오 칼 앤써니 타운스 및 앤드류 위긴스의 성장은 답보 상태의 우려를 가지게 했다.

버틀러는 2019~20시즌에 대해 플레이어 옵션을 가진다. 때문에 큰 부상 등의 특별사유가 없다면 2019년 여름 프리 에이전트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점에서 2019년 여름 미네소타는 짙은 안개 속에 들어갈 수 있다.

버틀러와 팀 사이의 관계에 대해 안 좋은 소문들이 나오고 있는 현재 버틀러의 거취는 매우 불투명하다. ⓒAFPBBNews = News1
▶위긴스와 타운스는 더 기다려야 하나

위긴스와 타운스 두 선수 모두 베테랑 스타 버틀러의 합류로 인해 2016~17시즌보다 득점 기록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럼에도 코트 위에 뛸 때의 영향력만큼은 전과 다른 진전을 보여줬어야 하진 않았는지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4시즌을 보낸 위긴스에게서 이런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규 시즌에서든 플레이오프에서든 위긴스의 존재는 팀의 득점력에 큰 플러스로 작용하지 못했다.

NBA닷컴에 따르면 정규 시즌 동안 100포제션 당 110.8득점을 올린 미네소타는 위긴스가 뛰는 동안 111.0득점을 올렸다. 이는 미네소타 정규 주전들 중 가장 적다.

플레이오프에서는 100포제션 당 105.1득점을 올린 미네소타가 위긴스가 뛰는 동안엔 102.1득점을 올렸다. 주전 중 유일한 마이너스 영향력이었다.

타운스의 경우 56득점에 달하는 시즌 경기를 남기기도 했지만 센터로서 수비 진영에서의 영향력이 여전히 아쉽다. 특히 플레이오프에서 단 5경기의 표본이지만 미네소타는 타운스가 뛰는 동안 100포제션 당 120.5실점을 기록했다. 팀 선수들 중 최악의 개인 수비지표였다.

플레이오프에 첫 진출해본 젊은 선수들의 신고식이라 생각해도 되겠지만 미네소타 경영진이 두 선수에게 거는 기대를 감안하면 썩 밝은 미래는 보이지 않는다. 이미 위긴스는 2017년 여름에 최대 액수 연장 계약을 맺어 이번 시즌을 시작으로 5시즌 동안 총 1억4645만 달러(약 1648억원)를 받는다.

타운스도 이번 시즌이 시작하기 전에 최대 액수의 연장 계약을 맺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그렇게 될 경우 2019~20시즌부터 위긴스와 타운스의 샐러리를 합치면 팀 샐러리캡의 절반을 차지하게 된다.

▶뎅은 얼마나 뛸 수 있을까

이번 계약에서 티보도 농구단장은 뎅에게 얼마나 시간을 줄 수 있을지 장담을 해주지 못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2016~17시즌부터 뎅은 평소에 크게 못 미치는 성과를 냈다. 때문에 현재 몸 상태를 장담할 수 없다.

시카고 시절 뎅은 티보도 감독 휘하에서 리그 최다의 평균 출전시간을 기록했던 적이 있다. 2011~12시즌(39.4분)과 2012~13시즌(38.7분) 때였다. 2010~11시즌 이후 티보도 감독 휘하에서 뎅에 이어 버틀러도 리그 평균 출전시간 탑5 안에 계속 들곤 했다.

2016년 여름 레이커스와 4년 7200만 달러(약 810억원)의 대형 계약을 맺었음에도 뎅은 썩 좋지 못한 성과를 냈다. 평균 26.5분으로 출전시간도 줄었을 뿐만 아니라 야투율 38.7% 등 경기 내용도 좋지 못했다. 커리어 평균 15득점을 기록한 선수가 평균 7.6득점으로 떨어졌다.

뎅이 슈팅 기량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일단 자신의 가장 주력 분야인 살림꾼 역할을 제대로 해줄 수 있다면 희망대로 의미 있는 출전시간을 벌 수 있을 것이다. 공식기재 신장 206cm로 평소엔 스몰 포워드였지만 스몰 라인업에선 충분히 파워 포워드로서 임할 수 있다. 2015~16시즌에는 마이애미 히트에서 주로 파워 포워드로 나서기도 했다.

한때 시카고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받던 듀오였지만 현재는 출전하는 것 자체도 다행인 상황까지 온 로즈와 뎅이다. ⓒAFPBBNews = News1
▶향후 미네소타 전망

뎅의 영입을 통해 현재 미네소타에는 2011~12시즌부터 2013~14시즌 1월까지 시카고에서 함께 했던 선수 4명과 감독이 있게 됐다. 다만 2011~12시즌에는 버틀러가 신인 때라 정말 적은 출전시간(8.5분)을 받았고 2012~13시즌 때는 로즈가 부상으로 일정 전체를 빠졌다.

그 중 버틀러와 깁슨은 현재에도 미네소타의 정규 주전이다. 반면 로즈와 뎅은 출전시간에 있어 매우 불투명하다. 로즈의 경우 지난 정규 시즌 동안 9경기 평균 12.4분 출전에 그쳤지만 플레이오프 5경기 동안엔 팀에서 7번째로 많은 23.8분을 뛰며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경기 당 주전 출전시간에서 미네소타는 2016~17시즌(34.4분)에 이어 2017~18시즌(34.8분)에도 리그 첫 번째를 기록했다. 이만큼 주전의 활용도가 높은 팀이다. 즉 결국 이런 팀에서 뎅이 유의미한 활약을 하리라 전망하기란 쉽지 않다.

대신 긴 정규 시즌보다는 로즈처럼 플레이오프 동안 베테랑으로서 활약할 여지는 있다. 경쟁률이 센 서부 컨퍼런스에서 플레이오프 진출 자체도 장담하기 어려운 목표지만 뎅에게는 시간을 두고 움직임을 취할 필요가 있다.

그래도 결국 이번 시즌 미네소타에 대한 초점은 버틀러-위긴스-타운스 핵심 3인조에 있다. 때문에 2019년 여름 버틀러가 남든 떠나든 미네소타가 팀으로서 성장하는 모습이 절실히 필요한 시즌이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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