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2018 K리그1(1부리그) 전반기가 20일로 끝났다. 총 38라운드 중 14라운드밖에 하지 않았지만 21일부터 소집된 2018 러시아 월드컵축구대회 준비로 인한 휴식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K리그1은 오는 7월 7일 15라운드 경기를 시작으로 후반기가 재개된다. 무려 47일간의 이례적인 휴식동안 어떤 준비를 했느냐가 남은 24라운드 후반기 성적과 시즌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전반기에 K리그1은 어땠을까. 역시 전북 현대의 독주가 지속됐고 의외의 경남FC의 선전, 명가 FC서울의 몰락이 눈에 띄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2위 수원과 승점 9점차…압도적 전북, 실망스러웠던 서울

기업구단의 경우 호불호가 명확히 갈렸다. 전북의 경우 시즌 예상에서 모두가 압도적 ‘1강’으로 꼽았고 그 기대를 져버리기는커녕 도리어 최강희 감독의 말처럼 “목표 초과 달성”에 성공했다.

11승1무2패로 무려 승점 34점을 따냈는데 2위 수원의 승점 25점에 비해 9점차다. 고작 14라운드만 했음에도 2위와 승점 9점차는 산술적으로 남은 24라운드 이후에는 승점 20점차까지도 벌어질 수 있음을 뜻한다.

그만큼 전북은 압도적인 전력을 지니고 있다. 월드컵 대표팀 명단에서 전북 선수는 4명이며 단일팀 최다다. 2위 수원은 0명, 3위 제주 유나이티드는 1명인 것에 비해 극명히 비교된다.

국가대표 4명에 이동국, 부상으로 대표팀에 못 뽑힌 김민재, K리그 최고의 외국인 선수인 로페즈, 아드리아노, 티아고까지 보유했으니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8강과 압도적 리그 1위는 당연했다. 투자한 만큼 성적을 낸 셈이다.

2위 수원과 3위 제주는 선방했다. 지난해에는 바뀐 순위(제주 2위, 수원 3위)였기에 제 자리는 지킨 셈이다.

수원은 챔피언스리그에도 8강에 진출해 두 마리 토끼는 잡은 셈이지만 제주는 시즌 초반 부진으로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탈락이 뼈아프며 4,5위권인 경남FC, 상주 상무에 비해 고작 승점 2,3점 앞선 순위이기에 마냥 기뻐하기엔 이르다.

반면 또 다른 기업구단인 울산, 포항, 서울, 전남은 나란히 7위부터 10위까지 차지하고 있어 실망스럽다.

울산은 챔피언스리그 16강까지 나갔다는 면죄부라도 줄 수 있고 포항, 전남은 지난 시즌에도 7위권 밑에 있었기에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서울의 경우 끝내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다 2018 K리그 첫 감독 사임인 황선홍 사임까지 겪을 정도로 최악의 전반기를 보냈다.

박주영을 중심으로 한 선수단과의 불화설, 시즌 초반 데얀, 오스마르 등 팀내 핵심 선수를 보내면서 팬들의 신망을 잃었다는 점이 황선홍 전 감독에게 치명적이었다. 곧바로 이을용 2군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자리해 2승1무1패로 마쳤다는 점은 그나마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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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이 보여준 시민구단의 기적, 대구-인천이 보여준 한계

전반기 최고 히트팀은 역시 경남이다. 3년전에는 강등, 2년전에는 심판매수 사건으로 사상 초유의 승점 10점 삭감 등을 겪은 경남은 지난해 K리그2(2부리그) 우승을 통해 승격했고 별다른 보강도 없이 승격하자마자 돌풍을 일으켰다.

경남은 첫 5경기에서 4승1무를 기록하며 4월 8일까지 리그 1위를 내달릴 정도로 놀라웠다.

물론 이후 9경기에서 2승에 그치며 초반 동력을 잃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비운의 축구 유망주’ 김종부 감독 특유의 세심하면서도 간격 좁은 4-4-2 전술은 K리그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시민구단, 그것도 몇 년 전만 해도 강등에 승점 삭감까지 당했던 경남임을 생각하면 짜릿한 반전을 쓴 전반기였다.

반면 인천 유나이티드와 대구FC는 한계가 명확한 전반기를 보냈다. 인천과 대구 모두 14경기에서 1승에 그칠 정도로 부진했고 두 자리 숫자 승점도 도달하지 못했다.

이대로라면 12위에게 주어지는 자동 강등, 11위가 해야 할 강등 플레이오프에 두 팀이 자리할 것은 자명해보일 정도. 특히 인천은 12경기 연속 무승에 그치고 있고 그와중에 이기형 감독까지 경질됐다.

대구 역시 국가대표 조현우 골키퍼의 선방쇼가 아니었다면 인천과 공동 최다실점 1위(26실점)가 단독 최다실점팀이었을지도 모른다.

결국 좀처럼 투자가 되지 않고,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 입김을 받을 수밖에 없는 시민구단의 특성상 경남의 리그 4위 성적이 기적이고 인천과 대구의 하위권 성적이 당연할 수밖에 없을지도 모르기에 씁쓸하다.

제리치. 프로축구연맹 제공
▶제리치-말컹 외인 공격수의 득세 속 이동국, 문선민이 지킨 자존심

강원FC 역시 우려와는 달리 6위라는 성적으로 일단 중상위권에 위치하고 있고 그 중심에는 역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출신의 제리치가 있다. 제리치는 무려 11골을 넣어 득점 1위에 올라있는데 강원이 넣은 22골의 절반일 정도로 팀 내 비중이 크다.

제리치와 득점왕을 놓고 다투고 있는 선수는 바로 지난해 K리그2에서 3관왕(MVP-득점왕-베스트11)을 하며 휩쓴 경남의 말컹(10골)이다.

시즌 초반 경남의 질주 속에 해트트릭 등을 기록하며 K리그2에서 통한 외인 공격수는 K리그1에서도 통한다는 전통(아드리아노-조나탄)을 이어간 말컹은 특유의 유연함과 결정력으로 K리그를 대표하는 외인으로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득점 10위권내에 외국인 선수가 무려 8명일 정도로 외인이 득세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나마 한국의 자존심을 지켜내고 있는 선수는 ‘역시’ 이동국과 K리그 활약으로 대표팀 발탁까지 된 문선민이다.

한국나이 마흔의 이동국은 전북에서 조커로 많이 나옴에도 최다득점자로 자리할 정도로 좋은 몸상태를 유지 중이며 문선민은 6골 3도움으로 국내 선수 공격포인트 1위에 올라있을 정도로 뛰어나다.

이외에도 전북의 수비수 김민재는 K리그 라운드별 베스트11에 무려 6번이나 뽑혀 최다 1위에 올랐고 포항의 김광석, 제주의 이창민, 상주 상무의 주민규 등이 각팀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였다.

또한 1999년생 동갑내기인 전세진(5경기 2골)과 조영욱(11경기 1골 1도움)이 수원 삼성과 FC서울이라는 라이벌팀간의 구도 속에서 맹활약하며 10대 돌풍을 주도해 K리그의 미래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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