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경기 연속 110득점을 넘겨도 토론토 랩터스에게 승리의 여신은 미소를 짓지 않았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그보다 높은 점수들을 올렸기 때문이다.

1번 시드 토론토는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각) 플레이오프 2라운드 2차전에서 4번 시드 클리블랜드에게 110-128로 패했다. 이로써 홈에서 치러진 첫 두 경기 모두 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지난 두 시즌과는 달리 홈코트 우위를 등에 업고 클리블랜드를 상대했지만 결과는 또 2연패로 시작하게 됐다.

토론토의 신인이 막기에는 여전히 르브론 제임스란 존재는 너무나 큰 모양이다. ⓒAFPBBNews = News1
2승4패로 끝났던 2015~16시즌 컨퍼런스 파이널 때에도, 0승4패로 끝났던 2016~17시즌 2라운드 때에도 토론토는 클리블랜드 홈에서 승리해본 적이 없다. 상위 시드 팀이라면 누구라도 첫 홈경기 두 번이 중요하지만 지난 플레이오프 전적을 놓고 봤을 때 토론토에겐 정말 명운이 컸다.

그럼에도 토론토가 모두 패한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의 0승2패 궁지에서 벗어날 돌파구는 있을까.

▶막판 승부처에서 모자랐던 1차전

연장까지 간 1차전에서 토론토는 경기 시작 14초 후부터 4쿼터 종료 30초 전까지 줄곧 리드를 갖고 있었다. 즉 47분 넘게 앞서고 있던 경기를 따라잡히며 연장전에서 패했다.

3쿼터에서 4개의 야투 성공과 자유투 5구 성공으로 13득점 맹활약했던 요나스 발란츄나스가 4쿼터에서는 6개의 야투 실패를 기록하며 2득점에 그친 것이 크게 다가왔다. 스타 선수들인 더마 드로잔과 카일 라우리는 둘이 합쳐 4쿼터 동안 5회의 야투 시도에 그쳤고 그 중 드로잔이 하나만 성공시켰다.

그리고 연장전에서 드로잔과 라우리가 뒷수습하기에는 클리블랜드 선수들의 사기가 한껏 올랐다. 르브론 제임스가 야투 다섯 개 모두 실패해도 나머지 동료들이 3점슛 등을 꽂아 넣으며 1점차 승리를 가져갔다.

연장전 토론토의 7득점 모두를 라우리와 드로잔이 올렸지만 결국 잠잠했던 4쿼터까지 합쳐지면서 스타 위력이 부족하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밖에 없었다.

반면 클리블랜드에서는 시즌 동안 굴곡이 컸던 JR 스미스가 연장전 소중한 코너 3점슛 한 방을 포함 20득점을 올리는 활약을 했다. 1라운드에서 32.3% 야투율로 평균 8.6득점을 기록했던 스미스는 2라운드 두 경기 동안 57.9% 야투율로 17.5득점을 기록 중이다.

▶다시 등장한 괴물 르브론

인디애나 페이서스를 상대했던 1라운드에서 제임스는 40득점 이상 경기를 세 번 가졌다. 제임스가 40득점 이상 올릴 때마다 클리블랜드는 승리했고 이 행진은 이번 2라운드 2차전에도 이어졌다. 이번의 제임스는 67.9% 야투율로 43득점을 올렸다.

사실 1차전 때의 제임스는 팀의 공격 전개에 큰 영향력을 발휘했지만 본인 득점에 있어서는 위력이 크지 않았다. 앞서 언급했듯 연장전 야투 5회 모두 실패했고 3점슛 8회 시도 중 1개만 성공시켰다. 40% 야투율 및 26득점이 나쁘지만은 않지만 무서운 정도까진 아니었다.

하지만 2차전의 제임스는 정말 무서운 괴물이 됐다. 수비수를 앞에 두고 던지는 턴어라운드 페이드어웨이 점프슛들이 연속으로 꽂혀 들어가며 토론토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제한 구역에서 12회 시도 중 9개(75.0%) 성공도 평소 제임스의 위력을 말해주지만 미드레인지에서 13회 시도 중 9개(69.2%) 성공은 2차전 제임스가 빛났던 부분을 요약해주는 숫자다.

토론토가 신인 OG 아누노비를 주로 제임스 담당 수비수로 기용하고 있는데 제임스가 한껏 재미를 보고 있다. 그렇다고 나머지 선수들 중 딱히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라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플레이오프 통산 6473득점으로 NBA 역사 1위에 올라 있는 제임스는 플레이오프 커리어 13시즌에 걸쳐 40득점 이상 경기를 23회 가졌다. 그리고 이번 시즌 외에 한 시즌 플레이오프 동안 40득점 이상 경기를 네 번 이상 가졌던 적은 2008~09시즌에 4경기가 있었다. 다만 당시에는 1승3패였다.

▶살아나고 있는 제임스의 조력자들

시리즈 전에 토론토의 우세를 점칠 수 있던 근거라면 1라운드 동안 클리블랜드에서 제임스 말고 딱히 활약을 보인 선수가 없었던 사실이다. 하지만 2라운드는 다르다.

우선 1차전 23.1% 야투율로 7득점에 그쳤던 케빈 러브가 2차전 52.4% 야투율로 31득점을 올리며 큰 기여를 했다. 그리고 제임스와 러브 외에 두 자릿수 평균 득점을 올렸던 선수가 없던 1라운드와는 달리 2라운드에서는 스미스(17.5득점), 제프 그린(15득점), 카일 코버(12득점)가 토론토에게 무시 못 할 타격을 주고 있다.

결국 베테랑 스타들인 라우리와 드로잔이 년차가 적은 선수들 위주의 조력자들을 이끌어줘야 한다. ⓒAFPBBNews = News1
▶후반전 약해지는 토론토

앞선 두 경기 모두 2쿼터까지 본다면 토론토의 우세가 보였다. 움직임도 활발하고 인상 깊은 득점 장면들도 토론토 쪽에서 나왔다. 반면 클리블랜드는 뭔가 부족해 보여도 크게 벌어지지는 않는 묘한 힘을 보여줬다.

이런 가운데 결국 후반전에 가서 점수 차가 좁혀지고 역전되는 일들이 반복되고 있다. 물론 2차전은 3쿼터에 제임스가 어마어마한 슈팅 정확도를 보이면서 열세를 보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두 경기 연속 라우리와 드로잔이 후반전에 다소 덜 나서고 있는 모습이 아쉬울 수 있다. 2라운드 동안 둘이 합쳐 평균 42.5득점을 올리고 있는 라우리와 드로잔은 하프타임 뒤로 반에 훨씬 못 미치는 평균 15.5득점을 올렸다.

▶실수가 거의 없어진 클리블랜드

정규 시즌 동안 평균 13.7턴오버를 기록했던 클리블랜드의 경기들 중 가장 적은 턴오버 기록이 6턴오버였다. 그리고 이번 2라운드 동안에는 1차전에서 6턴오버, 2차전에서 3턴오버를 기록했다.

반대로 토론토는 2경기 연속 2스틸에 그치고 있는데 정규 시즌 동안 이들의 2스틸 이하 경기는 1스틸을 기록했던 3월 보스턴 셀틱스전 한 번뿐이었다.

즉 턴오버 양상에서 두 팀 사이에 큰 차이가 나고 있다. 토론토는 1차전 10턴오버, 2차전 15턴오버를 범했다. 여기에서 발생하는 득점 차이뿐만 아니라 클리블랜드가 평소보다 편하게 공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인식까지 넓혀볼 수 있다. 전반전에 토론토가 신나는 득점 장면들을 가져도 결국 클리블랜드가 따라잡은 이유가 여기에 있을지도 모른다.

구단 플레이오프 역사 중 클리블랜드 원정 경기를 이겨본 적이 없는 토론토 입장에서 이제 원정 승리는 생존을 위한 절대 과제가 됐다. 가장 큰 과제는 제임스는 힘들더라도 클리블랜드 나머지 선수들의 공격 기세를 꺾는 데에 있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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