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안토니오 스퍼스의 시즌은 플레이오프 1라운드 5차전을 통해 끝을 맞이하게 됐다.

7번 시드 샌안토니오는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각) 경기에서 2번 시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게 91-99로 패하며 1승4패로 물러나게 됐다. 여러모로 힘든 조건에서 나름의 분전을 기했지만 역부족의 결말이 나왔다.

1997~98시즌부터 21시즌 연속 지속된 샌안토니오의 플레이오프 년도들 중에서 이번 시즌은 꽤 큰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팀의 중심축에 큰 변화가 생길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런 이야기 거리들과 관련해 현재까지의 샌안토니오를 돌아보는 한편 앞도 전망해보고자 한다.

특유의 투쟁심으로 최고령자 마누 지노빌리가 팀을 이끄는 시간도 있었지만 결국 샌안토니오 팀의 한계는 있었다. ⓒAFPBBNews = News1
▶겹겹이 쌓였던 안 좋은 소식들

샌안토니오의 에이스로 명실상부 자리 잡았던 카와이 레너드(27)는 이번 시즌 샌안토니오에서 거의 없던 선수가 됐다. 시즌 9경기 출전에 그쳤고 그 후 재활 기간 동안 팀과의 연결 관계에서도 나오는 소식이 없었다. 때문에 외부의 시선들이 만든 뉴스들만 범람했고 정확한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레너드와 샌안토니오의 관계가 틀어졌기에, 또는 레너드의 상태가 매우 심각하기에 이런 상황이 나오고 있다는 견해들이다. 어쨌든 레너드 측에서 명확한 입장 발표가 없기 때문에 샌안토니오를 두고 어떤 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결국 샌안토니오는 레너드가 아예 경기장 출입도 하지 않은 가운데 플레이오프 경기들을 치렀다. 뉴욕에서 재활 중에 있는 레너드는 어떤 매체에서도 나타나지 않았다.

여기에다 2패 후 홈으로 돌아온 3차전 직전 그렉 포포비치 감독 부인의 부고가 나왔다. 때문에 포포비치 감독은 3차전부터 팀의 일정에 참여하지 않았고 샌안토니오는 결국 포포비치 감독 없이 시즌의 끝을 맞이하게 됐다.

▶재능 차이라는 현실

스테픈 커리라는 슈퍼스타가 빠진 골든스테이트 입장에서 서부 컨퍼런스 하위 시드 팀들 중 가장 상대할 만한 팀이 샌안토니오였을 것이다. 우선 레너드라는 스타 에이스가 없는 팀이다. 그리고 시즌 동안 샌안토니오의 원정 경기력은 매우 좋지 못했다.

홈에서는 리그 3위의 33승8패(승률 80.5%)를 기록했던 샌안토니오지만 원정에서는 리그 20위의 14승27패(승률 34.1%)를 남겼다. 마침 샌안토니오가 건진 유일한 플레이오프 1승도 4차전 홈에서 나왔다.

이런 상황과 별개로 골든스테이트의 클레이 탐슨과 케빈 듀란트의 위력을 감당하기 힘든 면도 있었다. 때마다 수비의 저항을 받으면서도 탐슨은 52.9% 야투율로 평균 22.6득점을, 듀란트는 48.0% 야투율로 28.2득점을 올리는 괴력을 보였다.

반면 샌안토니오에서는 라마커스 알드리지(33)만이 꾸준히 제 역할을 해냈다. 46.3% 야투율로 평균 23.6득점을 올린 알드리지는 특히 전반전 동안 골든스테이트의 집중 견제에 시달려야 했다. 이때 물꼬를 튼 다른 선수가 딱히 없었다는 점이 샌안토니오 입장에서 아쉬웠다.

골든스테이트는 알드리지가 공을 잡을 때마다 에워싸는 전략을 들고 나왔다. ⓒAFPBBNews = News1
토니 파커(36)마저 눈에 띄게 기량 하락이 보이는 가운데 샌안토니오는 볼 핸들러 부족 문제를 크게 드러냈다. 쉬운 기회는 드물었고 대부분 외곽 점프슛으로 해결을 봐야 했다.

경기 당 패스 횟수에서 샌안토니오(300.8회)와 골든스테이트(299.6회) 사이에는 차이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어시스트에서는 각자 평균 19어시스트와 26.8어시스트로 제법 차이가 났다. 컷인한 선수에게 건네는 패스 등 쉬운 기회의 창출에서 두 팀은 큰 차이를 보여줬다.

▶안개 속의 오프시즌

일단 샐러리캡은 훌쩍 넘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샌안토니오에게 유동성은 크지 않다. 하지만 당면하고 있는 레너드의 상황에 따라 샌안토니오는 매우 큰 변동 가능성을 갖고 있다.

레너드가 현재 모습을 나타내고 있지 않은 이유가 정말 팀과의 단절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트레이드가 나올 수 있다. 아니면 레너드가 겪고 있는 대퇴사두근 문제가 정말 회복하기 어려운 정도로 악화됐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큰 문제가 된다.

아무 문제가 없었더라면 레너드는 다음 시즌을 보내면서 계약 연장을 논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현재 낮은 가능성의 선택지로 보인다. 어쨌든 샌안토니오의 다음 시즌은 레너드의 의중 또는 건강 상태에 따라 크게 갈리는 국면이 될 것이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놀랍도록 분전한 노장 가드 마누 지노빌리(41)의 은퇴 여부도 나름 큰 갈림길이다. 현재로써는 계속 같이 갈 가능성을 볼 수 있지만 믿음직한 볼 핸들러가 없다는 점은 계속 고민할 문제다.

여기에 아킬레스 부상에서 성공적으로 돌아와 활약한 루디 게이(32)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큰 기량 하락을 보여준 대니 그린(31)이 플레이어 옵션을 갖고 있다는 점도 갈림길을 제시한다. 때문에 다가오는 여름 샌안토니오에는 여러 고민들이 동시에 몰려들 가능성이 크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