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의 시즌 성과는 아주 좋아졌지만 결과는 매한가지였다. 전 시즌 41승 팀에서 49승 팀으로, 플레이오프 8번 시드에서 3번 시드로 올라갔지만 똑같이 4연패로 1라운드에서 물러나게 됐다.

지난 22일(이하 한국시각) 1라운드 4차전에서 포틀랜드는 접전을 이뤄보기도 했지만 결국 6번 시드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에게 123-131로 패했다. 이로써 0승4패의 포틀랜드는 가장 빠르게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내려온 팀이 됐다.

이는 포틀랜드 입장에서도 뉴올리언스 입장에서도 놀라운 결과다. 시즌 후반기 큰 약진을 이뤘던 팀 포틀랜드와 올스타 센터를 잃은 팀 뉴올리언스였기 때문이다. 두 팀 사이엔 시즌 49승과 48승, 불과 1승 차이뿐이었지만 스윕으로 끝난 업셋은 전망에 넣기 힘들었다.

그렇다면 포틀랜드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그리고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까.

스타 가드 대미안 릴라드가 계속된 고전을 회복하기도 전에 시리즈가 끝나 버렸다. ⓒAFPBBNews = News1
▶시즌 막판 불길했던 신호

포틀랜드는 2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13연승을 이루며 서부 컨퍼런스 6위에서 3위까지 솟아올랐었다. 그리고 그 뒤로 줄곧 3위를 유지하며 치열했던 컨퍼런스 중위권 다툼에서 나름 여유를 가지기도 했다.

그런데 그 뒤로 불안한 기운이 돌기 시작했다. 13연승 뒤 2연패를 당했다. 당시 상대방이 리그 1위 휴스턴 로켓츠와 동부 컨퍼런스 2위 보스턴 셀틱스였기에 충분히 넘어갈 만했다. 하지만 그 뒤에 리그 최하위권 멤피스 그리즐리스에게 당한 1패와 4월초부터 시작된 4연패는 충분히 불길한 느낌을 줬다.

무엇보다 정예 전력이 대부분 참여했음에도 나왔던 결과였다. 시즌 막판 순위가 정해졌을 때 일부러 주력 선수를 빼는 과정이 아니었다. 특히 시즌 81번째 경기에서는 덴버 너겟츠 상대로 82득점에 묶이기까지 했다.

그래도 마지막 경기에서는 순위에 큰 동기가 있던 유타 재즈를 상대로 승리하며 우려를 잠식시키는 듯했다. 게다가 패배들을 당하는 와중에도 화력은 꺼졌지만 실점 양상은 나쁘지 않았다.

▶릴라드 커리어 최악의 플레이오프

사실 팀이 시즌 막판 불안한 와중에도 에이스 대미안 릴라드(28)는 괜찮은 모습이었다. 4연패 중 3경기에 참여했던 릴라드는 39.1% 야투율로 평균 29득점을 올렸다. 마지막 달 4월 5경기 동안 릴라드의 기록은 시즌 평균 26.9득점보다 높은 30득점이었다.

하지만 릴라드는 5시즌 플레이오프 커리어 중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가장 나쁜 플레이오프를 보내게 됐다. 야투율 35.2%도 최저, 평균 18.5득점도 최저다. 특히 지난 두 시즌 플레이오프에 걸쳐 평균 26.5득점과 27.8득점을 올렸던 선수로서 매우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는 시즌이다.

상대방 대진이 나빴던 것일까. 릴라드는 상대방 가드 즈루 할러데이 앞에서 특히 고전을 치렀다. 첫 두 경기에서는 할러데이 앞에서 던진 야투 모두 실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반면 시즌 막판 쳐져있던 동료 선수들이 오히려 분전하며 팀의 득점에 보탬이 됐다.

▶물거품이 된 시즌 수비 성과

릴라드가 큰 고전을 치렀지만 포틀랜드의 문제는 자신들의 득점보다 상대방의 득점이었다. NBA닷컴에 따르면 뉴올리언스는 100포제션 당 114.7득점으로 22일 현재 플레이오프 참가 16개 팀들 중 2위에 올랐다.

정규 시즌 동안 100포제션 당 104.2실점으로 리그 8위 수비지표를 남겼던 팀으로서 아쉬운 결과다. 경기별로 포틀랜드는 1차전 100포제션 당 98.6실점만 허용했지만 2차전부터 115.2실점, 116.3실점을 거쳐 급기야 마지막 4차전에서 128.2실점을 허용했다.

특히 4차전에서 포틀랜드는 123득점까지 올렸고 종료 3분44초 전에는 2점차까지 좁히기도 했다. 하지만 그 뒤로 뉴올리언스의 원투 펀치 앤써니 데이비스-할러데이에게만 12득점을 내주며 8점차 패배를 당했다.

포틀랜드 수비 입장에서 시즌 성과와 플레이오프 성과가 가장 대치되는 부문이 골밑 제한 구역 야투율 허용이다. 정규 시즌 포틀랜드는 제한 구역에서 상대방들에게 가장 낮은 54.2% 성공률을 허용했다. 반면 플레이오프 현재까지는 3번째로 가장 높은 71.7% 성공률을 뉴올리언스에게 내줬다.

즉 포틀랜드는 에이스의 득점 활약, 그리고 튼튼한 골밑 수비라는 두 가지 큰 축이 무너지면서 허망하게 시리즈를 끝낼 수밖에 없었다.

시즌 동안 포틀랜드의 수비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겐 당혹스런 포스트시즌이었다. ⓒAFPBBNews = News1
▶오프시즌 가장 큰 화제는 너키치일까

플레이오프 참가 팀들 중 가장 빠르게 오프시즌을 맞이한 포틀랜드에게 주어진 숙제는 계약 관리다. 그리고 현재 주어진 조건에서는 포틀랜드가 움직일 폭이 작다.

각자 시즌 당 2000만 달러(약 214억원)가 넘는 샐러리를 받는 릴라드와 CJ 맥컬럼(27)은 둘 모두 2020~21시즌까지 계약이 이어진다. 2020~21시즌 두 명의 샐러리를 합치면 6000만 달러(약 642억원)가 넘는다. 그래도 이번의 부진이 한 번에 그친다면 릴라드도 계속 같이 갈 선수이며 맥컬럼도 기여를 기대할 수 있다.

문제는 팀에서 3번째로 많은 1800만 달러(약 193억원) 가량 샐러리를 받는 에반 터너(30)의 존재다. 팀 기여도에 있어 크게 실망스런 시즌을 보냈기에 2019~20시즌까지 지속되는 터너의 계약은 앞으로 큰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그리고 이번 오프시즌에 제한적 프리 에이전트가 되는 유수프 너키치(24)가 큰 관건이 될 것이다. 드래프트 1라운드 출신 4년차 너치키는 아직 루키 스케일 계약에 있기 때문에 295만 달러(약 32억원)만 장부에 올라가 있다. 하지만 7월이 되면 큰 계약을 제시받게 될 것이다.

일단 계약의 우선 선택권은 포틀랜드에게 있지만 이번 포스트시즌 수비에서 시즌에 비해 크게 고전한 너키치를 두고 고민이 생길 수도 있다. 뉴올리언스 빅맨들이 너키치를 외곽으로 끌어내 괴롭혔던 모습은 쉽게 지우지 못할 흠집이다.

그리고 너키치를 최대 액수로 잡게 된다면 이미 높은 액수가 장부에 올라 있는 포틀랜드에게 큰 사치세 부담을 주게 된다. 빠르게 시작된 포틀랜드의 오프시즌에는 크고도 많은 고민거리들이 담겨 있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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