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플레이오프가 시작된 지 1주일도 되지 않았고 각 팀들은 한두 경기만 치른 시점이다. 하지만 벌써 큰 조명을 받으며 떠오른 스타가 있다.

33득점 9어시스트를 기록함과 동시에 상대 에이스 가드를 부진에 빠트린 즈루 할러데이(28·뉴올리언스 펠리컨스)다. 1차전에서도 50% 야투율로 21득점을 기록했던 할러데이는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각) 2차전에서 58.3%의 높은 야투율을 기록하며 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더욱이 상대방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의 스타 대미안 릴라드를 평소답지 않은 부진에 몰아넣고 있기도 하다. 이런 양상이 맞물리며 홈에서 2경기 모두 패배한 3번 시드 포틀랜드는 위기감을 갖고 6번 시드 뉴올리언스 홈에서 두 경기를 치르게 됐다.

상대방 에이스 가드 릴라드의 부진은 할러데이의 활약을 더욱 빛나게 해주고 있다. ⓒAFPBBNews = News1
사실 할러데이에 대한 기대는 그동안 크지 않았다. 전 시즌까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장세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번 정규 시즌 동안에 펼친 좋은 활약도 가려지는 측면이 있었다. 동료 스타 앤써니 데이비스의 존재가 워낙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NBA 플레이오프 전체 경기들 중 가장 공수 양면에서 돋보이는 활약을 한 선수가 할러데이다. 물론 다른 뉴올리언스 선수들도 기대 이상의 높은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결정적인 승부의 열쇠가 할러데이였다.

▶올스타에서 비난의 대상으로

경력 첫 네 시즌을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에서 보낸 할러데이는 4년차인 2012~13시즌 올스타에 선정됐었다. 당시 평균 17.7득점 8어시스트 4.2리바운드 1.6스틸을 기록했던 할러데이는 큰 기대를 받았다.

193cm의 포인트 가드로서 큰 신장과 덩치를 통해 상대 가드와의 대결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점이 특히 강점으로 꼽혔다. 하지만 올스타 시즌이 끝나고 뉴올리언스로 트레이드된 후의 할러데이는 실망만 안겨줬다.

2013~14시즌과 2014~15시즌에 부상으로 인해 각각 48경기와 42경기를 결장하기도 했고 경기력도 기복이 큰 모습을 보였다. 때때로 시야가 좁고 이기적인 플레이 성향도 보였다. 때문에 데이비스의 파트너 스타를 찾고 있던 뉴올리언스에게 난감한 대상으로 보였다.

이런 우려와 별개로 지난 시즌이 끝나고 뉴올리언스는 프리 에이전트가 된 할러데이에게 5년 1억2600만 달러(약 1344억원)의 대형 계약을 건네 놀라움을 줬다. 이에 대해 부정적 시선도 많았다. 하지만 현재 두 경기 동안의 할러데이는 데이비스의 파트너로서 더할 나위 없는 플레이오프 활약을 펼치고 있다.

▶골밑 침투를 통한 고득점

드리블을 치며 단독 또는 동료의 스크린 도움을 받아 골밑으로 돌파하는 할러데이의 움직임이 포틀랜드를 괴롭히고 있다. 이와 함께 동료 포인트 가드 라존 론도가 볼을 다루며 상대 수비의 시선을 뺏는 동안 재빠르게 잘라 들어가 쉬운 기회를 얻고 있기도 하다.

이런 과정의 효과가 숫자에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1차전에서 할러데이는 제한 구역에서 8회의 슈팅 기회를 가지며 6개를 성공시켰다. 2차전에서는 14회 시도를 가지며 10개를 성공시켰다. 즉 2차전 33득점 중 20득점이 골밑 야투를 통해 나왔다.

미국 스포츠 매체 ESPN의 집계 자료에 따르면 할러데이는 19회 돌파를 통해 본인의 14득점을 뽑아낸 동시에 팀 동료들의 7득점도 연결시켜줬다. 정규 시즌 동안 할러데이는 레이업 성공률에서 59.8%라는 가드치고 매우 높은 숫자를 자랑했고 현재 플레이오프 동안엔 68.8%를 기록 중이다.

여기에다 이번 2차전에서는 3점슛 두 방도 가미하며 득점 활약의 방점을 찍었다. 특히 종료 1분35초를 남겨놓고 상대방 센터의 스위치 수비를 끌어낸 다음 던진 3점슛은 2점차에서 5점차로 달아나는 계기가 됐다.

가드치고 좋은 할러데이의 신체조건이 림 근처에서의 결정력에 큰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보인다. ⓒAFPBBNews = News1
▶릴라드 언제까지 고전할까

현재까지 할러데이 활약의 진가는 수비에서 더욱 나온다고 볼 수도 있다. 왜냐하면 할러데이가 막을 때 릴라드가 큰 고전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ESPN의 집계에 따르면 이번 1라운드 시리즈 동안 릴라드는 할러데이가 제1수비수로 붙어 있을 때 8회 야투 시도를 모두 실패했다. 1,2차전 각각 4개씩이다. 이것이 신체적 우위를 가진 할러데이의 위력 때문일까.

일단 릴라드는 두 경기 연속 홈 관중의 응원 앞에서 부진을 보이고 있다. 1차전에서는 야투율 26.1%로 18득점, 2차전에서는 야투율 38.9%로 17득점에 그쳤다. 각각 17개와 11개의 야투 실패가 나왔다. 자유투는 각각 2구씩만 챙겼다.

정규 시즌 동안 릴라드는 43.9% 야투율과 36.1% 3점슛 성공률로 평균 26.9득점을 기록했고 특히 시즌 후반기 때 큰 활약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를 통해 올NBA 퍼스트 팀에도 선정되리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현재는 체면을 구기고 있다.

특히 현재 포틀랜드는 다른 조력자 선수들의 활약이 빛나고 있기에 더더욱 릴라드의 부진이 아쉽다. 물론 동료들의 득점 활약이 릴라드의 코트 위 존재 덕분에 나오는 부분도 있지만 릴라드의 직접적인 견인력이 필요한 때다.

▶뉴올리언스의 업셋 가능성

원정에서 2승을 챙긴 후 홈으로 돌아온 뉴올리언스는 매우 유리한 고지에 올라서있다. 다만 재미있게도 정규 시즌 동안 리그 안에서 뉴올리언스는 원정에서 강한 팀이긴 했다.

뉴올리언스는 정규 시즌을 48승35패(승률 58.5%)를 통해 공동 8위로 마감했다. 그리고 원정 전적은 24승17패(승률 58.5%)로 리그 5위다. 이에 비해 홈에서는 동일하게 24승17패지만 리그 17위의 홈 전적이다. 즉 포틀랜드에게 원정 2연전이라고 마냥 비관적으로 볼 수만도 없다. 포틀랜드 역시 괜찮은 원정 성적을 가졌다.

그렇다면 관건은 뉴올리언스의 현재 경기력 유지 여부다. 플레이오프뿐만 아니라 시즌 마지막 경기들에서도 뉴올리언스는 높은 화력을 통해 5연승을 거둔 바 있다. 그리고 플레이오프에 들어서는 포틀랜드의 공격력을 무디게 만든 점이 결정적인 승리의 요인이다.

이때 할러데이가 진정한 스타덤에 오르기 위해서는 계속된 활약으로 하위 시드로서 업셋을 이루는 결과가 필요하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올시즌부터 받고 있는 거액 샐러리의 값어치를 증명할 수 있게 되고 매체와 팬들 사이의 평판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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