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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을 내준 현대모비스가 2차전에서는 시리즈를 원점으로 되돌릴 수 있을까.

현대모비스는 19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리는 KGC인삼공사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17일 73-84로 패하며 기선을 제압당한 상태다. 경기 종료 4분 여를 남기고 1점 차까지 추격하며 분명 흐름을 가져올 기회가 있었지만 이후 전성현에게 연속 3점슛을 얻어맞으면서 그대로 무너지고 말았다. 이날 전성현은 3점슛 5방을 포함해 19점 3리바운드를 기록하며 KGC인삼공사의 승리 중심에 섰다.

외곽슛 대결에서 크게 밀린 것이 현대모비스에게는 가장 큰 패인이었다. 1차전에서 KGC인삼공사는 전성현 뿐 아니라 양희종, 큐제이 피터슨이 2개의 3점슛을 각각 지원하는 등 총 10개의 3점슛을 46.5%의 성공률로 기록했다. 반면 현대모비스는 총 5개의 3점슛을 적중시켰을 뿐이며, 성공률은 17.2%로 처참했다.

사실 정규시즌에서는 반대의 양상이 나왔다. 현대모비스는 총 6차례 맞대결에서 KGC인삼공사의 3점슛 성공률을 28%(30/107)로 틀어막았다. 4승2패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요소 중 하나였다. 현대모비스는 시즌 전체로 놓고 봤을 때에도 상대의 3점슛 성공률(31.3%)을 가장 낮춘 팀이기도 했다.

이같은 강점이 살아나야 반격을 꾀할 수 있다. 특히 1차전에서 비수를 꽂은 전성현에 대한 수비를 좀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

전성현은 정규시즌에도 현대모비스전에 강한 면모를 드러냈다. 6경기에서 평균 득점이 11점으로 국내 선수 중에는 오세근(16.2점) 다음으로 높았다. 특히 3점슛은 총 16방이나 명중시켰고, 확률 역시 55.2%로 믿기 힘든 수치를 남겼다.

기복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폭발할 때는 누구도 막을 수 없었다. 3라운드에서는 3점슛 4방과 함께 22점을 기록하며 승리의 중심에 섰고, 6라운드에서는 비록 팀이 패했지만 득점(28점)과 3점슛(8개) 모두 최다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현대모비스가 6라운드에서 전성현에게 수많은 3점슛을 내주고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현대모비스 역시 박경상과 전준범이 도합 10개의 외곽포를 쏘아 올리는 등 화력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맞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전성현의 움직임을 확실히 틀어막아야 승산을 높일 수 있다.

‘만수’ 유재학 감독이 그 해답을 찾았을지를 지켜보는 것도 2차전의 관전 포인트다.

과거 유재학 감독은 2012~13시즌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에서 정규시즌 우승팀 SK의 ‘1가드-4포워드’ 체제 및 ‘3-2 드롭존’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낸 적이 있다. 정규시즌 맞대결에서는 SK에게 2승4패로 열세에 놓였지만 유 감독은 “사실 1가드-4포워드 체제가 무섭지는 않다. 드롭존도 그렇게까지 정교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나도 가드 출신이지만 선수로 뛴다면 10초 내로 다 깰 수 있다”며 상대를 도발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근거가 있는 자신감이었다. 유 감독은 양동근과 김시래의 투 가드 체제를 앞세워 SK의 드롭존을 무력화시켰고, 결국 SK에게 4전 전승을 따내며 손쉽게 챔피언 반지를 손에 넣었다. 플레이오프와 같은 단기전에서 유 감독과 현대모비스가 매번 강력한 우승 후보로 자주 꼽힐 수밖에 없는 이유도 바로 이런 점 때문이다.

전성현의 경우 사실 가장 경계해야 할 옵션은 아니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처가 다소 미흡했던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1차전에서 뼈아픈 경험을 한 만큼 이번에는 현대모비스가 해결책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높다.

KGC인삼공사 입장에서는 이를 역으로 이용할 필요가 있다. 1차전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전성현이지만 정규시즌에서도 그랬듯 슈터들에게는 기복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필요한 순간 한두 방만 해결해줘도 사실 전성현은 충분히 제 몫을 다하는 셈이다.

정규시즌부터 데이비드 사이먼과 오세근이 책임지는 골밑에서 줄곧 우위를 점해왔기 때문에 지나친 외곽 집착은 자칫 독이 될 수가 있다. 김승기 감독도 전성현이 2차전에서는 상대 수비에 충분히 잡힐 수 있음을 예상하면서 리바운드와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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